“네가 감히 나 몰래 한 눈을 팔아?”

2010.05.04 09:25:53 호수 0호

‘아내 불륜’ 의심한 남편 인질극 사건 전모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는 남편들의 행각이 날로 치졸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아내의 불륜을 의심해 아내가 다니던 회사에 들어가 인질극을 벌인 40대 남성의 사건이 알려졌다. 이 남성은 무단으로 회사에 침입해 직원들을 흉기로 위협하고 감금했다. 회사 직원과 부인이 외도를 저지른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불륜의심을 이유로 각종 횡포를 저지르는 남편들. 심지어 아내나 불륜의심 상대남성을 폭행하거나 살해하는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불륜공화국의 참극을 들여다봤다.

아내 외도 의심하던 남편, 회사 침입해 흉기 난동 인질극
불륜 의심에 폭행, 살인 등 각종 횡포 부리는 남편들 기승


지난달 27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원시동 반월공단내의 한 식품회사. 출근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각, 불청객이 회사에 침입했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다 아내가 다니는 회사에 몰래 들어온 이모(45)씨가 주인공.

이날 오전 9시55분쯤 이씨는 회사 공장 3층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근 뒤, 다짜고짜 직원 3명을 폭행하고 무릎을 꿇게 해 엎드리게 했다. 흉기까지 들고 위협하는 이씨에게 당해낼 재간이 없었던 직원들은 속수무책 사무실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출근시간 몰래 잠입



잠시 뒤 이씨는 자신이 이 같은 행각을 벌이는 이유를 말했다. 이씨는 “아내가 이 회사 직원과 바람을 피웠다. 회사 관계자를 데려오라”고 요구했다. 이씨는 약 2시간 동안 직원들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인 뒤 낮 12시 쯤 직원 한명을 풀어줬다.

하지만 그 후에도 이씨의 협박은 계속됐다. 이씨는 나머지 직원 두 명을 붙잡아놓고 관계자를 데려오라는 요구를 반복했다. 그러는 사이 출동한 경찰은 직원 50명과 안산소방서 119 구조대 20여 명을 공장 주변에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 가족을 들여보내 인질을 풀어줄 것을 설득했다.

이씨의 인질극이 막을 내린 것은 이날 오후 2시 55분. 이씨는 자포자기한 듯 인질을 풀어준 뒤 흉기를 버리고 사무실을 빠져나왔고 문밖에서 대기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서 이씨는 1주일 전 퇴사한 부인이 회사 직원과 바람을 피웠다고 의심해 이 같은 인질극을 벌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처럼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각종 횡포를 저지르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이런 현상에는 불륜이 유행처럼 번지는 세태가 자리한다. “혹시 내 아내도?”라는 의심이 꼬리를 물다보면 어느 순간 복수극을 생각하게 되고 실제로 아내나 불륜의심 남성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던 30대 가장이 아내와 두 자녀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변이 벌여졌다. 일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은 광주에 살던 A씨.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사건 발생 당일 A씨와 아내(38), 아들(15), 딸(11) 등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A씨의 처남이 발견했다.

처남이 이들을 발견했을 당시 A씨는 다용도실 가스 배관에 목을 매 숨져 있었고 아내는 거실에서 숨진 채로 누워있었고 자녀는 각자의 방에서 목이 졸린 채 숨져있었다. 참극의 원인은 A씨가 죽기 전 쓴 유서 한 장이 말해주고 있다.

A씨의 차량에서 “영화에서나 나오는 일(불륜)이 나에게도 있을 줄이야. 사랑하는 내 여자를 유혹하지 말라. 가족과 동반자살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된 것. 유서에는 또 자신이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게 된 연유에 대해서도 적혀있었다.

A씨는 건설현장 식당에서 일하다 4년 전부터 유흥주점 실장으로 일했던 아내가 식당에서 일할 때 알게 된 남자와 불륜을 저지른다고 의심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에 대한 의심이 자신과 가족들을 모두 죽음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아내와 10년 전 사귀었던 남자에게 몹쓸 짓을 한 남편도 덜미를 잡혔다.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이모(45)씨는 아내가 결혼 전 교제했던 김모(36)씨와 지금도 내연관계를 유지한다고 의심했다. 화근이 된 것은 문자메시지 한 통. 김씨가 아내에게 보낸 단체 문자메시지를 보고 아직도 두 사람이 만나고 있다고 의심하게 된 것이다. 이에 화가 난 이씨는 김씨를 자신의 사무실로 유인해 감금했다.

이후 흉기로 김씨를 수차례 폭행한 뒤 옷을 벗겨 수치스러운 행동을 하게 했고 이를 휴대전화 동영상으로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담뱃불로 김씨의 몸을 지지는 등 엽기적인 방식의 폭행도 이어졌다. 이씨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금 140만원과 480만원의 신용카드 결제비용 등 모두 600만원을 뜯어낸 것이다.

아내와의 관계를 의심해 아내의 직장상사에게 염산을 뿌린 엽기 범행도 일어났다. 서울 금천경찰서에 따르면 이모(40)씨는 아내의 직장상사를 서울 모처 사무실로 유인해 감금한 뒤 얼굴에 염산을 뿌리고 흉기를 이용해 얼굴에 상처를 입히는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가했다. 또 “내 아내와 불륜관계란 것을 안다. 위자료로 1억2720만원을 내 놔라”라고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갑작스러운 범행에 위험을 느낀 직장상사는 풀어주면 돈을 보내겠다고 회유했다. 이에 이씨는 그를 풀어준 후 수차례에 걸쳐 ‘돈을 송금해라’라는 협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끝내 살인까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내연남을 살해한 사건도 종종 발생했다. 지난해 9월 경남 밀양경찰서는 아내와 함께 승용차에 타고 있던 남성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이모(27)씨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9월21일 오후 10시45분쯤 밀양시 부북면 마암터널 입구 도로에서 아내(27)가 B(26)씨와 함께 승용차에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1톤 화물차로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B씨를 끌어내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평소 아내의 불륜을 의심하던 이씨가 B씨와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한 뒤 화를 참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한 가정문제 전문가는 “주변에서 불륜관계를 쉽게 접하다보니 ‘혹시 내 아내, 남편도 바람을 피우는 것 아닐까’란 의심을 쉽게 하는 경우가 있다”며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 의심을 키우다 보면 화를 부를 수 있으니 배우자와 충분한 대화를 나눠 의심과 오해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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