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전대 출마 문재인-박지원 아킬레스건 해부

2015.01.05 11:28:03 호수 0호

누가 당권 잡아도 치명적 약점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의 2·8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른바 빅2로 불리는 문재인-박지원 의원 간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레이스가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두 후보에 대한 검증의 강도 역시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두 후보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미리 살펴봤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의 2·8 전당대회(이하 전대)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달 30일까지 후보 등록을 진행한 결과 문재인, 박지원, 조경태, 이인영, 박주선 의원 등 5명의 현역의원이 당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아킬레스건
먼저 찔러야



전대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이른바 빅2로 분류되는 문재인-박지원 의원 간의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양측은 지난 1월1일 진행된 광주 무등산 등반 일정을 두고 새해 첫날부터 옥신각신했다.

박 의원 측은 자신들이 먼저 잡아놓은 일정을 문 의원 측이 따라했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문 의원 측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이처럼 전대가 초반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후반으로 갈수록 양 후보에 대한 검증 강도도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그렇다면 두 후보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은 무엇일까? 우선 문 의원의 경우는 각종 선거 때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문 의원에게 노 전 대통령은 가장 큰 자산이자 가장 큰 부채다. 노무현정부에서의 양극화 심화, 비정규직 양산, 부동산 가격 폭등 등 이른바 ‘실정 책임론’은 지난 대선에서도 문 의원을 끈질기게 괴롭혔다. 아직까지도 노무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문 의원이 노무현정부의 과오를 극복하기는커녕 반복할 것이란 논리였다.

문재인, 등 돌린 호남민심이 문제
박지원, 노회한 강경이미지 걸림돌

특히 문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하면서 대북송금 특검을 막지 못했던 것은 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호남의 표심을 얻는데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전대 과정에서 상대 후보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되짚으며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 박지원 의원은 대북송금 특검으로 감옥까지 갔다 온 당사자이기도 하다. 


노무현정부가 각종 인사에서 호남인사들을 소외시켰다는 호남홀대론 또한 문 의원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다. 심지어 문 의원은 지난 2006년 부산지역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부산 출신인데 부산시민들이 왜 부산정권으로 안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이른바 부산정권론을 주장해 호남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도 했다.
 

친노(친노무현)계의 강경파 이미지도 문 의원에겐 부담이다. 그동안 친노계 인사들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세월호 진상규명 요구 과정 등에서 새정치연합의 강경 투쟁을 주도해왔다. 따라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친노계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친노계의 수장격인 문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표 확장성의 한계가 드러나 결코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새정치연합이 승리할 수 없을 것이란 주장이다.

친노패권주의
호남패권주의

이미 친노계는 새정치연합의 주요 당직을 대부분 장악해 친노 패권주의 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비노진영에서는 당 대표까지 친노계가 차지할 경우 당을 깨야 한다는 발언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해산으로 불거진 종북 논란에서도 문 의원은 자유롭지 못하다.

문 의원은 이번 통진당 해산의 단초가 된 이석기 의원의 사면에 상당부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지난 2013년 “이석기 의원에 대한 사면에 대해 법무부가 반대하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특별가석방을 밀어붙였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문 의원이었다.

하지만 문 의원 측은 “가석방은 법무부에 설치된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결정 하는 것”이라며 “민정수석이 개개인을 넣는다든지 뺀다든지 이렇게 관여할 여지는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문 의원은 통진당 해산 재판 과정에서도 통진당 해산을 공개적으로 반대해 종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문 의원의 좌충우돌 리더십도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문 의원은 지난 2013년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의혹이 불거지자 아예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자고 주장했다.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는 외교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국익에 해를 끼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문 의원은 이를 밀어붙였다.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은 “두고두고 국익을 해칠 것”이라며 대화록 공개를 주도한 문 의원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게다가 대화록 공개는 곧 사초실종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고 새정치연합은 역풍을 맞아야했다.

이외에도 문 의원은 세월호 정국에선 돌연 유가족들과 동조단식을 시작해 정국을 더 꼬이게 만들었고, 이상돈 교수 영입 파문 과정에서는 거짓말 논란으로 상처를 입었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문 의원이 손대는 일마다 상황이 악화된다며 문재인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문 의원 개인 차원의 비리 의혹도 있다. 대표적인 의혹은 문 의원이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금융감독원 담당 국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부산저축은행의 금감원 검사를 완화할 것을 청탁했다는 의혹이다. 이 같은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새누리당 이종혁 전 의원은 “문 의원의 청탁전화 이후 문 의원이 대표변호사로 있던 법무법인 부산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59억원의 사건을 수임했는데 이는 청탁 전화의 대가”라고 주장했다.


양 후보 모두 괴롭히는 종북 숙주론
상처뿐인 영광될까? 비주류의 반발

법무법인 부산은 곧바로 이 전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청탁 전화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문 의원이 실제로 담당 국장에서 전화를 했던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기간 의혹이 제기됐었던 문 의원의 아들 특혜 채용 의혹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문 의원의 아들은 지난 2006년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 일반직 5급 공채에 합격했는데 서류제출 기한을 5일이나 넘겨서 서류를 제출했음에도 서류전형을 통과했다.
 

공기업 5급 공채였지만 지원자는 문 의원의 아들 단 한 명뿐이었다. 이에 대해 권재철 당시 고용정보원장은 “신생기관이다 보니까 직원들이 인사행정을 잘 몰랐다. 특혜는 아니었지만 행정상의 미묘한 실수로 인해서 오해를 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권 원장은 민정수석실 행정관과 노동비서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인물로 문 의원의 직속 부하 직원이었던 인물이다.

박지원 의원 역시 여러 가지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을 가지고 있다. 일단 박 의원은 현재 각종 송사에 휘말려 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기는 했지만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치명적이다. 정치개혁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하필 비리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인물이 당권을 잡는다면 새정치연합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이미 불법대북송금사건으로 한 차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당시 박 의원은 현대 비자금 150억 수수혐의를 받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고 대북 불법송금과 대기업 자금 1억원 수수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외에도 박 의원은 유독 비리혐의로 자주 구설에 올랐었다.

각종 비리 구설
구태정치 우려

지난 2010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박 의원과 우윤근 당시 국회 법사위원장(현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이 있었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 중수부장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면서 법적 대응까지 나서겠다고 강력히 반발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사건이 종결되면서 수사가 더이상 진행되지 않아 진실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박 의원의 <중앙일보> 협박 사건도 다시 회자된다. 지난 1998년 당시 청와대 공보수석을 맡고 있던 박 의원은 다짜고짜 <중앙일보> 사장실에 찾아가 ‘<중앙일보>가 김대중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한다’며 물컵을 바닥에 집어던지고 ‘이제 우리가 집권했는데 두고 보자’며 협박을 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중앙일보>는 ‘국민의 정부 언론탄압 진상을 밝힌다’는 제목으로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중앙일보> 사장이 먼저 면담을 요청했으며 당시 분위기가 좋았다”면서 “물컵은 놓쳐서 탁자에 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의원의 노회한 이미지도 걸림돌이다. 박 의원은 1942년생으로 올해 만72세다. 새정치연합의 개혁을 이끌기에는 신선함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문 의원에겐 호남의 친노 비토정서가 아킬레스건이라면 박 의원은 너무 호남색이 강한 것이 문제다.

호남에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얻을 수 있겠지만 반대로 다른 지역에선 그런 박 의원에 대해 반감을 가질 수도 있다. 이미 우윤근 원내대표가 호남에 지역구(전남 광양시구례군)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당 대표까지 호남에 지역구(전남 목포시)를 두고 있는 박 의원이 맡게 된다면 새정치연합의 ‘호남당’ 이미지가 고착화돼 차기 총선과 대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선거 악영향
대안이 없다

통진당 해산으로 보수진영의 종북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박 의원 역시 종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결정적인 약점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최근 박 의원을 북한 정권의 대변인 수준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그동안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현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 때문”이라거나 “북한인권법을 저지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북한의 3대 권력세습에 대해)북한에서는 그게 상식”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었다.

한편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전대가 양강구도로 치러지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이미 많은 언론들이 이번 전대를 영남 대 호남, 노무현 대 김대중 등의 프레임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누가 승리를 하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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