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이건희 ○○’ 열전

2010.04.20 09:20:27 호수 0호

회장님이 손만 대면 ‘베스트셀러’


이른바 ‘이건희 상품’이 잇따라 히트를 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용한 소품들이 온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재벌 중 재벌’로 일거수일투족이 화제인 만큼 이 회장이 들기만, 걸치기만 해도 금세 시중에 유행이 되면서 대박을 터뜨린다. 관련 업계에서 이 회장을 두고 ‘트렌드 제조기’란 얘기가 회자되는 이유다. 이 회장이 히트시킨 상품들을 나열해봤다.


안경, 귀마개, 양복 등 이건희 회장 애용품 대박
새 별칭 ‘트렌드 제조기’… 일부에선 뜬소문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가전박람회 ‘CES 2010’행사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가족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퇴진 선언 이후 1년9개월 만에 첫 대외 행보였다. 이 회장은 조심스런 행동을 보일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적극적인 움직임과 거침없이 말을 쏟아냈다. 행사장 곳곳을 둘러본 뒤 삼성전자 부스에 도착한 이 회장은 경영진으로부터 3D TV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서 3D 안경을 착용했다. 그리고 곧바로 지적했다.

“(안경다리를 만지며) 안경은 여기가 편해야 한다. (주머니에서 무테안경을 꺼내) 이것과 비교해 보라.” 일명 ‘이건희 안경’이 나온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특별지시에 따라 수개월간 개발을 진행해 최근 3D TV 전용 안경을 출시했다. 이 안경은 앞서 전시회에서 이 회장이 썼던 제품보다 디자인과 착용감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D영화 ‘아바타’를 제작한 3D 영화계의 거장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삼성전자의 3D 안경을 써본 뒤 “착용감이 좋고 어지럼증도 느끼지 못했다”고 극찬했을 정도다. 일본의 유력한 한 전자업체는 삼성전자에 3D 안경 공급을 요청하기도 했다.

금세 시중에 유행



자존심이 센 일본 업체가 공급요청을 한 것은 삼성전자의 제품력을 인정했다는 얘기다. ‘이건희 안경’은 개당 20만원대로 다소 비싼 편이지만 3D TV 소비자 외에도 개별 소장용으로 잘나갈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건희 상품’이 잇따라 히트를 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용한 소품들이 네티즌 등 온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이 회장이 들기만, 걸치기만 해도 금세 시중에 유행이 되면서 대박을 터뜨린다.

관련 업계에선 이 회장을 두고 ‘트렌드 제조기’란 얘기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벌 중 재벌’인 이 회장의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화제가 되는 탓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른바 ‘이건희 귀마개’가 크게 유행되기도 했다. 이 회장은 2007년 2월 2014동계올림픽 후보지 선정을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실사단이 평창을 방문했을 때 ‘럭셔리’귀마개를 착용해 시선을 모았다.

200만원대 루이비통 명품인 이 귀마개는 고급 모피용으로 쓰이는 친칠라(털실쥐) 털로 만들어졌다. 일반에 노출된 이후 각 매장에서 완판될 정도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당시 이 제품을 판매한 루이비통에 ‘이건희 귀마개’를 묻는 ‘강남 사모님’들의 전화가 빗발쳤다는 후문이다. 지난 2월 ‘호암 이병철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이 회장이 입었던 양복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건희 양복’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제품은 삼성그룹 계열사 제일모직의 남성복 브랜드 ‘란스미어’다. 란스미어는 국제표준 양모등급(975단계) 가운데 최상급 호주산 양모로 제조하는 명품 양복 브랜드다. 란스미어는 그동안 매출이 저조했지만, 이날 이 회장이 입고 나오면서 최근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가격대는 100만원 선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물론 ‘이건희 양복’은 최고급 주문생산형 슈퍼프리미엄급 정장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와인’으로 유명해진 ‘샤토라투르’는 베스트셀러 와인이다. 이 회장이 2007년 1월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 회장들에게 대접하면서 유명세를 탄 이 와인은 꾸준히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회장이 내놓은 1982년 프랑스산 샤토라투르는 최고급 와인의 대명사. 프랑스 5대 그랑크뤼 프리미에(그랑크뤼 1등급) 중 하나로 한병에 시가 200만∼300만원이다. 빈티지의 경우 1000만원을 넘기도 한다.

이 사실이 알져진 직후 ‘와인 열풍’과 맞물려 와인 애호가들의 주문이 쏟아졌고, 국내 와인 수입업체들이 샤토라투르를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 일부 와인업체들은 자사의 와인을 내세워 “이건의 회장이 즐겨 마시는 와인”, “이건희 회장이 명절 때 임원들에게 선물한 와인”등의 소문을 내는 등 ‘이건희 마케팅’을 동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건희 차’로 불리는 마이바흐 역시 품절이다. 신제품이 나오기 무섭게 팔려나간다. 한정판 모델인 이유도 있지만, 그만큼 인기가 많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월 시중에 나온 한정판 럭셔리 세단 ‘마이바흐 62 제플린’은 최근 판매가 종료됐다. 전체 100대 중 국내에 배정된 3대가 모두 팔린 것. 롤스로이스, 벤틀리와 함께 ‘세계 3대 명차’로 꼽히는 마이바흐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세단 브랜드다.

‘강남 사모님’ 인기

2004년 국내에 첫 선을 보였으며 같은해 7대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49대가 판매됐다. 대당 가격이 8억원에 달하는 ‘마이바흐 62S’를 타고 있는 이 회장은 국내 시판 전인 2003년 독일 벤츠사에 직접 주문해 차량을 공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마이바흐를 선택해 ‘애마’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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