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도 넘은 자책골 남발 백태

2014.10.06 13:19:00 호수 0호

그 나물에 그 밥? 의원님 따라 보좌관도 ‘갑질’

[일요시사 정치팀] 허주렬 기자 =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자책골까지 남발하며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소속 의원, 보좌관의 ‘갑질 논란’이 잇달아 불거지며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난파 직전의 당을 수습하기 위해 출범한 ‘문희상 비대위 체제’는 시작부터 빨간불이 켜졌다. 추락하는 새정치연합에 가속도를 더하고 있는 악재들을 살펴봤다. 



새정치연합 국회의원, 보좌관들이 잇달아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들이 폭행사건 연루, 음주운전 및 경찰관 욕설 파문 등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행태를 번갈아 선보이며 구설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던 상황에서 내부 구성원들이 자책골을 남발하며 위기를 더 키우고 있는 모양새다. 

위기 키우는 자책골

새정치연합 중진의원의 A보좌관이 지난달 27일 오후 11시께 경기도 부천 상2동 주민센터 앞에 주차돼 있던 오토바이를 자신의 승용차로 들이받은 후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음주측정까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보좌관에게 술 냄새가 나 음주측정을 하려했지만 욕설을 퍼부으며 거부했다”고 전했다. 결국 모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그는 의원실에 사표를 냈지만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장 새누리당 최정우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을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던 새정치연합 소속 보좌관이 음주 후 국회의원 보좌관 신분을 이용해 ‘갑의 행세’를 했다”며 “보좌관의 인성문제일 뿐만 아니라 그 보좌관을 채용한 의원까지도 책임을 지고 사과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같은 당 김현 의원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지난달 17일 0시40분께 국회 인근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대표단 소속 5명과 함께 술을 마신 후 대리기사, 행인 2명과 시비를 벌인 끝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게다가 김 의원이 폭행 사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민심을 더 자극하고 있다. 김 의원이 희생자 유가족의 대리기사 폭행에 단초를 제공했다는 CCTV 증거, 증인들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것도 모른다’ ‘폭행 장면을 못봤다’ ‘기억나지 않는다’ 등으로 일관하는 것은 정치인의 전형적인 책임회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의원, 보좌관 가리지 않고 갑질 구설
잇단 악재에 당 혁신·재건 작업도 찬물

특히 사건 당일 경찰이 폭행을 당한 대리기사와 행인들은 밤새 조사했지만, 가해자격인 김 의원과 유가족들은 순순히 귀가시켜 ‘갑질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트위터를 통해 “김현 의원의 행동은 명백한 ‘갑질 패악’”이라며 “김 의원이 국가와 사회 전체의 가장 중요하고 첨예한 이슈인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정치적 윤리성과 도덕성에 대한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야당을 압박할 카드를 거저 쥐게 된 새누리당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새누리당 핵심관계자는 “김 의원이 사회적 약자인 대리기사에게 반말과 폭언을 함으로써 집단폭행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비록 김 의원이 직접적인 폭행을 하지 않았더라도 폭언을 수차례 반복해 최소한 형법상 방조범의 죄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구성원들의 잇단 자살골은 당 내분을 키우는 역할도 하고 있다. 당내 중도·온건파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은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유가족 대표들과 술을 마시고 선량한 시민들과 폭행사건에 휘말린 것만으로도 국회의원 신분인 김 의원은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 지도부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김 의원의 안전행정위원회 위원 사퇴와 출당조치를 취해 당 위상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조 의원과 앙숙인 정청래 의원이 트위터를 통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요구한다. 사사건건 새누리당의 정신적 당원처럼 활동하면서 탈당, 분당을 운운하는 조경태 최저의원(?)을 당 지도부는 출당·제명시켜 달라”고 맞받으며 내부 충돌이 발생했다.
 

잇단 악재에 자중지란까지 겹치며 당 재건과 혁신을 위해 선출된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곤혹스러운 모양새다. 이와 관련한 문 위원장의 언급은 물론 대변인 논평조차 없다는 것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혼란에 빠진 새정치연합의 처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악재 이은 자중지란


일각에서는 문 위원장의 당 재건·혁신 작업이 벌써부터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당직자는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나락으로 당이 추락하고 있는 것 같다”며 “문 위원장 체제로는 이러한 흐름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carpediem@ilyosis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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