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공공미술로 유명한 서양화가 오경환

2014.09.22 10:40:57 호수 0호

"각박한 도시 인간적으로 담아내죠"

[일요시사 사회팀] 강현석 기자 = 공공미술로 유명한 서양화가 오경환 교수의 작품이 관객을 만났다. 지난달 22일 'KISS갤러리'의 첫 개관전으로 기획된 오 교수의 개인전은 현대 미술의 정수를 음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전시를 준비한 KISS갤러리의 설명과 그간의 평론을 종합한 자료로 오 교수의 작품 세계를 조명했다.



지난 8월22일 서울 대학로 동숭동에 있는 '갤러리192'가 강남구 신사동으로 이전하면서 'KISS 갤러리'(이하 키스캘러리)로 새 단장했다. 첫 개관전으로는 오경환 교수의 개인전이 준비됐다. 오 교수는 서울88올림픽 주경기장 벽화 등 다양한 벽화작업을 해온 한국 공공미술 1세대다. 키스갤러리의 아트컨설턴트 이유미씨는 오 교수를 소개하면서 "벽화작업에서 얻은 기법적 특성을 회화·사진·설치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로 표현하고 있다"고 했다.

프랑스 유학파

오 교수는 근작인 모노크롬 시리즈를 통해 여백과 균제의 미학, 동양적인 필선을 극대화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여기에 작가 고유의 '터키블루'색과 벽화식 마띠에르(질감)가 결합하면서 그의 작품은 형식적으로 독특한 조형미를 보여준다. 키스갤러리는 "작가가 동양적 명상성을 추구함과 동시에 추상회화와 구상회화의 새로운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의 작품을 보면 도시민의 일상생활과 연계된 친근한 기물, 이를 테면 화병 등이 정감 있게 묘사된다. 어떤 면에서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유럽풍의 세련미 넘치는 채색과 윤곽을 강조한 과감한 표현법은 현대미술의 독창적인 경향으로 손색없다. 키스갤러리는 "조형미에 기초하면서도 재치 있는 변형이 이뤄져 회화의 멋과 재미를 한껏 맛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술전문지 <BIZart>에 소개된 평론을 인용하면 터키블루와 마띠에르는 오 교수의 작품을 이해하는 중심축이다. 오 교수는 사물을 단순화하는 작업을 통해 '신형상성'을 구축했다. 도회적인 사각의 공간 안에 친숙한 기물을 배치하고, 강렬한 원색을 통해 최대한 진솔하게 그려내는 것이다.


'한국 공공미술 1세대' 도시벽화 거장
'추상화+구상화' 세련된 유럽미술 반영

이씨는 오 교수가 "각박하고 비인간적인 도시 환경을 인간적이며 감성적인 예술의 공간으로 바꾸려 해왔다"고 강조했다. 과거 파리 유학시절 오 교수는 파리 19구에 위치한 예술가 공동체건물(Entrepot Napoleon)에 입주했다.

당시 오 교수는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예술가집단과 자유로이 교류하며 도시벽화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선택된' 관객이 아닌 '배제된' 도시민들과 함께 미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그의 열정은 훗날 제작한 거대 벽화에 응축됐다.

오 교수는 자신의 벽화에서 모자이크 타일이라는 기법을 활용해 사물의 운동감과 공간의 생동감을 극대화했다. 서울88올림픽 주경기장 벽화, 삼성전자 부산사옥 벽화 등에서 보인 에너지는 그의 탁월한 공간해석 능력을 반증했다. 여러 미술평론가가 언급했듯 오 교수의 작업은 캔버스 밖에서 더 큰 힘을 발휘했다.

점토를 직접 구워 만든 소재인 테라코타는 인간의 온기를 발산하는 매개가 됐다. 평소 그의 작업에 화려한 색채가 쓰이는 것을 고려하면 소박한 질감의 테라코타는 한 공간 안에 대조적인 이미지로 배열된 셈이다.

다양한 표현법

끝으로 오 교수가 1970년대에 그린 다색목판화에서 그의 놀라운 감각을 확인했다. 청년 예술가 시절 파리의 색채를 담은 그의 'Street'시리즈는 데꾸파주(과장기법)로 풍부한 감성을 관객에게 전달했다. 분야는 다르지만 최근 유행 중인 인터넷 만화 <마음의 소리>와 유사한 듯한 캐릭터들은 미술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도 흥미를 일으킨다.

 

<angeli@ilyosisa.co.kr>

 

[오경환 교수는?]

▲서울대 미술대학 및 Paris 국립미술대학 졸업
▲ParisⅠ대학(Pantheon-Sorbonne) 대학원 졸업
▲선화랑(1977), Q화랑(1990), 가나화랑(1991), 웅 갤러리(1994), 인데코 갤러리(1997), 갤러리 팔레드(2012), 키스갤러리(2014) 등 개인전 20여회
▲Korean Contemporary Art(Covalenco·2006), 한·중 교류展(동덕아트갤러리·2010), 아세아 국제미술전(한가람미술관·2011), 신 소장 작품전 ‘선물’(서울시립미술관·2014) 등 단체전 다수
▲한국 야쿠르트유업 사옥 벽화(1996), 서울 88올림픽 주경기장 벽화(1998), 지하철 6호선 수색역 모자이크 벽화(2000) 등 공공미술 제작 다수
▲서울시립미술관, 한솔미술관, Covalenco(네덜란드), 가나화랑 외 작품소장 다수
▲동덕여대 예술대학 회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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