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필요한 시간

2014.07.21 09:25:05 호수 0호

강신주 저 / 사계절 / 1만7800원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신주는 몇 년간 대중 강연에서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고 고민하면서 어려운 인문학 강좌가 아닌, 실제 현실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한 철학적 어드바이스가 어떤 것인지를 터득했다. 이 책은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장 잘 반영한 현실감 있는 인문 공감 에세이로 니체, 스피노자, 원효, 데리다 등 철학자들의 인문 고전을 통해 고민과 불안에 갇혀 있는 이들에게 솔직하게 삶에 직면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참다운 인문정신을 보여준다. 남들이 보는 ‘나’가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고, 타인과 맺은 비뚤어진 관계들을 바로잡으며, 나와 너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소통을 위해 48명의 철학자들이 보낸 유리병편지를 만나본다.
일반인들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몇 해 전부터 계속 높아져왔다. 각자 인생의 고민과 불안에 대한 답을 인문학에서 구하거나, 예전에는 개인적으로 노력하면 다 해결될 줄 알았던 고민들이 이제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의식이 생긴 것은 모두 인문학 열풍과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문학에 새롭게 호응하고 있는 일반 교양독자들은 전통적인 인문학이 가지고 있는 어렵고 무겁고 창백한 자기 과시에 호응하기보다는 자신이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문제들을 현실감 있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주는 ‘새로운’ 인문학에 호응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철학이 필요한 시간>의 저자 강신주는 일반 교양독자들의 목마름을 가장 잘 이해하는 철학자이다. 그는 대학 강단이 아니라 직접 대중들을 만나 소통하는 대중 아카데미에서 주로 강의해왔다. 대학 강단에서의 일방적인 주입식 철학 교육이 아니라, 각자 삶의 고민과 불만족을 해소하기 위해 철학 강의를 찾아 듣는 사람들과 자신의 철학적 사유를 나누고 공감하기 위해서였다. 언제부턴가 공립도서관, 구청 문화센터, 교사 모임, 서점, 대중 아카데미 등 전국에서 강신주를 찾는 손길들이 분주한데, 이유는 강신주만큼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그들 하나하나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인문학을 강의해줄 수 있는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다.
강신주는 동서양 철학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형이상학적인 철학적 사유들을 땅 위의 문제와 접목시키는 탁월한 내공을 바탕으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그러했듯이 ‘거리의 철학자’로 고민과 철학을 ‘나누고’ 있다.
이 책은 고민과 불안에 갇혀 있는 이들에게 거짓 위로가 아닌, 솔직하게 삶에 직면하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참다운 인문정신을 보여준다. 독자들은 나가르주나, 이지, 마르크스, 들뢰즈 등 솔직한 인문정신이 우리에게 가하는 고통을 견디어 내면서 자기 자신을 좀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눈치 빠른 독자들은 자신을 책 속의 상황들에 대입시켜 보면서 문제 해결에 한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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