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권은희 카드로 내우외환

2014.07.11 16:02:56 호수 0호

조경태, 사직서 제출 전부터 지도부와 교감설 제기…새누리당도 십자포화

[일요시사=정치팀] 박 일 기자 = "복학한다"던 권은희, 7·14재보선서 광주을 출마



지난 4월, 당시 문희상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권은희 전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을 빗대어 '광주의 딸'이라는 발언으로 한때 논란이 일었다.

광주 출신인 권 전 과장을 '광주의 딸'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상하다거나 어색하지 않지만 7·30재보선을 보름여 앞둔 상황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더구나 그가 '민주화의 성지'라는 광주에 국회의원 후보로 전략공천됐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고개가 주억거려질 수밖에 없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는 전날(10일), 권 전 과장을 7·30재보선 광주을에 전략공천했다.

해당 지역에는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은 물론, 서울 동작을로 전략공천된 바 있는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공천을 신청했었으나 연세대 법과대학 대학원 박사과정에 복학하겠다며 재보선 불출마를 시사했던 권 전 과장을 낙점시켰다.

권 전 과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장 수여식 직후 "진실은 반드시 진실로써 보상 받아야 하는 것이고 그 길이 정의의 길이라는 저의 뜻을 분명히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누리당의 보상공천 주장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화가 난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천 전 법무부장관을 설득시켰고, 기 전 부시장을 동작을로 돌리긴 했지만 당 내부적으로도 잡음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 중에서도 조경태 최고위원의 "소가 웃을 공천"이라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 발언은 새정치민주연합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말해주는 듯 하다.

조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을 두고 "권은희씨가 사직할 당시 재보선에 안 나온다고 했는데 결국 나왔다. 당초 지도부와 권씨 사이에서 교감이 있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권씨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폭로의 순수성도 왜곡됐다"며 "권씨를 보호해 주기 위해서라도 이번 타미밍은 아니었다. 두 대표가 원칙도 없는 무리한 공천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 최고위원은 "광주 광산을을 전략공천 카드로 쓰려고 했으면 처음부터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했었어야 한다. 공모를 신청한 분들이 특별한 하자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전략공청늘 했다. 소가 웃을 공천"이라고 일갈했다.

전병헌 전 원내대표도 "정의로운 증언의 가치를 반감시킨 공천"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황상으로만 보면 권 전 과장이 7·30재보선을 염두해 사직서를 낸 것이고, 한 석이라도 아쉬운 여대야소 상황에서 당 지도부도 그의 공천을 미리 계산하고 있었다는 얘기도 설득력있게 들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당 지도부가 천 전 장관을 공천하지 않은 배경을 두고 구 민주당계와의 계파 경쟁을 감안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새누리당도 권 전 과장의 광주을 전략공천을 두고 십자포화를 날리고 있다.

이완구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또 다시 정치권이 못할 짓을 한 것 아니냐"며 "그 동안 공직사회가 아무리 정치권이 소란스럽고 요동쳐도 우리 국민들이 주인이라는 명제 속에서 일해왔는데 이런 행태가 앞으로 공무원 조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말로 걱정이다. 그래도 이 나라가 발전한 것은 공무원들이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맡은 바 소임을 해온 덕분이었는데 이것(이번 공천)이 앞으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측면에서 당리당략에 의해 이 문제를 바라보기보단 본질적 문제에서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원내대표는 "타당의 공천권 행사 문제에 대해 제가 비대위원장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조심스럽긴 하다"면서도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나라의 앞날을 생각할 때 과연 이것이 어떤 의미일까 하는 본질적 고민을 한다"고 우려했다.

윤상현 사무총장도 "권은희씨 공천은 국민 기만 공천의 전형"이라며 "호남 국회의원 자리가 김한길, 안철수에게는 주머니 속의 공깃돌"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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