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대세 “투자자가 젊어진다”

2014.05.26 10:35:15 호수 0호

계약자 연령 분석해보니…

30대 후반의 공인회계사인 이진희씨는 얼마 전 강남역 인근에 분양 중인 오피스텔 한 채를 분양받았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전문직에 종사하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안정적인 수익이 나오는 상품에 투자를 결심했다. 2억원대의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데다 역세권에 있어 임대수요가 풍부해 이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한 일일까.



장년·노년층 대신 젊은층 부쩍 늘어
경기불황 등 수익형부동산 선호 높여

임대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과거 50·60대에서 30·40대 젊은층이 주도하는 게 최근의 현상이다.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강서구 마곡지구의 계약자를 분석한 결과 40대 이하가 60%를 넘었다. 장년층과 노년층이 주를 이루던 임대상품 시장에 30·40대와 주부층이 부쩍 늘었다는 것은 가격이 약세라 해도 투자금액이 많이 소요되는 주택을 사는 것을 보류하고 임대 투자로 눈길을 돌리는 젊은층이 많은 것을 방증한다.

집에 대한 인식
사는 것→사는 곳

위에 사례를 든 이씨뿐만 아니라 과거 50·60대가 주류를 이루던 부동산 임대시장에 최근 30·40대의 약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30·40대의 젊은층들이 꼭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아니다. 불안한 주식, 불확실한 집값, 불투명한 경기, 뛰는 물가가 임대수익형 부동산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마곡지구 오피스텔에 투자한 주부 최미성(38·양천구 목동)씨는 “집을 사려고 모으던 여윳돈으로 오피스텔을 분양받아 임대를 놓고 임대료는 자녀 교육비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투자 이유에 대해 말했다.
최근 수익형 부동산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상가시장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의 연령대가 과거보다 낮아지고 있다. 실제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 중인 포스코건설의 ‘센트럴파크 Ⅱ 상업시설(센투몰)’은 40대 계약자 비율이 전체 계약자 중 4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50대가 29%, 30대가 21%, 60대와 70대가 각각 4%, 2%로 나타났다.

포스코건설이 ‘센투몰’에 앞서 분양한 ‘센트럴파크 Ⅰ 상업시설(센원몰)’도 전체 계약자 중 40대와 30대가 각각 31%, 17%로 50대(33%)에 이어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센투몰 상가는 연면적 3만6920㎡, 지상 1〜3층, 3개동, 총 200개 점포로 구성된다.
전통적으로 상가의 경우 안정된 자금 보유력이 있는 40대 이상 50대와 60대의 연령대에서 투자가 이뤄져 왔던 과거의 상황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이처럼 30·40대 젊은층의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최근 집에 대한 인식이 ‘사는 것’에서 ‘사는 곳’으로 변화하며 더 이상 집을 투자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의 집을 사려면 약 7년치 월급을, 지방의 집을 사려면 5년치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젊은층 사이에서 집을 구매하기보다는 전·월세로 돌리고 남은 여윳돈으로 상가 등 수익형 상품을 통해 임대수익을 얻고자 하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부동산 상품에 대한 적극적인 정보수집 능력을 갖춘 데다 발품을 파는 30·40대의 적극적인 투자참여 성향도 상가 투자자들의 연령대를 낮추는 데 한몫하고 있다.
소액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 분양형 호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역별로는 강남구 및 분당 거주자가 가장 많이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계약자의 40% 이상이 이 지역 거주자였다.


구매하기보다 전·월세로 돌려
여윳돈으로 상가에 투자해 수익

적극적 베팅
40대가 많아

강남구 거주자가 많은 이유로 업계 전문가들은 견본주택의 입지를 들었다. 현재 견본주택이 강남의 핵심 위치에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강남 거주자의 방문이 많았고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계약자의 50% 정도가 50대 중반 이후에서 나왔으며 60대 이상과 40대는 30% 정도를 차지했다. 나머지 20% 정도는 30대와 20대로 나타나 역시 30·40대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50대 중반에서 계약자가 가장 많았던 이유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은퇴를 앞두고 있다 보니 매월 수익이 일정하게 나오는 부동산 상품에 관심이 많았다”며 “위탁운영으로 관리 부담이 없고 제주 그랜드 호텔이 운영해 수익에 대한 안정성 등의 이유로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에서 가장 많이 계약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60대 이상의 경우는 자녀들에게 상속 목적으로, 40대는 당초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수요자들이었다. 직업별로는 크게 기업체 임원으로 보이는 계약자가 50% 정도, 의사 등 전문직 30%, 사업이나 장사를 하는 수요가 20%를 차지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기업체 임원으로 예상되는 이유에 대해 “젊은 운전기사를 동반한 수요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착해지고
수요는 젊어지고

넓은 의미의 수익형 부동산인 수도권 전원주택 또한 가격은 ‘착해지고’ 수요는 ‘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말에는 전원생활을 하면서 평일에는 렌탈용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과거 전원주택은 높은 분양가와 대형 면적 위주 공급으로 일반 수요층에겐 막연한 ‘꿈’이었다. 자녀교육, 출퇴근 및 생활기반시설 부족 등의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최근엔 수도권을 중심으로 2〜3억원대의 ‘실속형 전원주택’이 속속 공급 중이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 공급된 한 전원주택의 토지 분양가는 3.3㎡당 120만〜150만원, 건축비는 150만원, 3.3㎡당 400만〜500만원대다.
대지 430㎡ 구입에 1억3000만〜1억5000만원, 건축면적 100㎡에 1억2000만〜1억5000만원으로 집을 지을 수 있다. 3억원대 전원주택 마련이 가능해진 것. 더욱이 요즘은 건축주가 직접 짓는 DIY 방식 등 시공법도 다양해지면서 건축비 거품이 빠지는 추세다. 수요자 연령대도 낮아졌다.
한 전원주택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원주택) 가격이 낮아져 50·60세대는 물론 30·40세대와 신혼부부까지 수요층이 두터워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작년 10월 분양이 끝난 용인의 A전원주택 단지는 30〜40대 계약자가 전체 70%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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