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돈되는' 금융상품의 비밀-흥국생명 '스테이지 암보험'

2014.04.21 11:21:24 호수 0호

3개월 잘 팔리다 뚝 '반짝 인기'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국내 최초로 출시한 흥국생명의 '무배당 더 드림 스테이지 암보험'이 5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흥국생명은 이 상품으로 생명보험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해 3개월 동안 스테이지 암보험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더 드림 스테이지 암보험'의 배타적 사용권이 끝나자마자 스테이지 보험은 출혈경쟁으로 이어졌다. 다른 보험사에서 동일한 구조의 스테이지 암보험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유사상품까지 쏟아지면서 ‘더 드림 스테이지 암보험’의 특색이 흐려지고 있다.



흥국생명은 ‘무배당 더 드림 스테이지 암 보험’을 지난해 9월 출시했다. 스테이지 암보험은 진행단계에 상관없이 같은 금액을 보장해주는 기존 암보험과 달리 암의 진행 단계별로 보험금을 보장한다. 더 드림 스테이지 암보험은 암의 진행 단계를 1기, 2기, 3기, 4기 등으로 분류한다. 가입자가 4기암이나 특정암(간암·폐암·백혈병·뇌암·골수암 등)을 진단받을 경우 최대 1억원을 지급한다.

최고 1억원 보장

다만 1기에서 3기 암 진단 가입자에게는 똑같이 최대 5000만원을 지급한다. 1기에서 3기 암은 단계별로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특정암과 4기(말기) 암의 경우 최대 1억원을 보장한다. 암 진행단계가 높아질수록 치료비가 비싸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다. 치료비가 많이 드는 특정암은 기수에 상관없이 1억원을 보장한다.

더 드림 스테이지 암보험은 1종 순수보장형과 2종 무사고축하금형으로 구성됐다. 순수보장형은 가입자가 암에 걸리지 않는다면 보장 받지 못하고 지급 금액이 없어진다. 2종 무사고축하금형도 암에 걸리지 않고 살아있으면 지급금액은 사라지지만 25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 보험의 주계약은 사망보장이 아닌 암 진단비를 보장하는 조건이다. 최대 2500만원까지 가입 가능하다.

납입기간은 10년, 보장기간은 100세까지다. 예컨대 올해부터 보험을 가입했다면 2024년까지 납입하고 100세까지 보장된다는 뜻이다. 중복보장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보장하는 암의 종류보다 범위도 확대했다. 보통 암 보험은 일반암이나 특정한 암 몇 종류를 보장하고, 고액암은 선택사항으로 분류해 보험계약자가 원하면 특약으로 가입하는 형태다. 반면 흥국생명은 더 드림 스테이지 보험의 고액암 범위를 확장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암 보험에서 암의 종류는 고액암, 일반암, 소액암 3가지로 구분된다. 흥국생명은 간암, 폐암, 뇌암 등 췌장암 등 치료비가 많이 책정되고 생존률도 낮은 암을 고액암으로 분류했다. 일반암은 고액암과 소액암을 제외한 암으로, 보통 폐암, 위암, 유방암, 자궁암 등 발병률이 높은 암도 여기에 포함시켰다.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등 치료비가 비교적 적은 종류는 소액암에 해당한다. 

보장을 받기 위한 조건은 10년 만기 갱신조건으로 운영된다. 갱신할 때 연장시점의 보험료율을 적용해 나이의 증가, 위험률의 변동 등의 이유로 보험료가 조정된다.

따라서 갱신될 경우 보험료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갱신을 통해 최대 보장받을 수 있는 기간은 100세까지다. 추가 가능한 특약으로는 암 입원금 최대 5만원, 암수술급여금 최대 300만원, 암 사망금, 2대 진단비 등이 있다.

암 진행단계별로 보험금 보장 ‘돌풍’
유사 상품들 쏟아지면서 특색 사라져

그러나 암의 병기 결과는 병원마다 달라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예컨대 한 남성이 A병원에서 간암으로 1기를 판정받았는데, B병원에서는 2기 판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입자가 병원 측과 짜고 암의 단계를 높이는 식으로 악용될 수 도 있다.

스테이지 암보험이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에 흥국생명은 1기에서 4기(말기)로 넘어갈 경우에만 1억까지 보장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서 스테이지 보험의 차별성이 흐려졌다. 스테이지 보험은 질병의 중증도에 따른 보험금 지급 방식만 다를 뿐 순수 암보험과 CI보험과 보장 내용은 같다. 두 번 보장형 암보험, 계속 받는 암보험 등 유사상품들이 출시되면서 스테이지 보험의 특색이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다.
 

두 번 보장형 암보험 상품은 한번 암에 걸렸다가도 재발될 경우 다시 보험금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계속 받는 암 보험은 보험기간 중 암이 진단되더라도 직전 암 진단 후 2년이 지났다면 재진단 시 보험 진단금을 반복 지급하는 상품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더 드림 스테이지 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암 기수에 따라 보장을 해준다는 점”이라며 “타사 상품에 대해서는 잘 몰라 (차이점을) 답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지난해 스테이지 보험 출시 당시 흥국생명은 독창성을 인정받아 생명보험협회가 부여하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독창적인 신상품을 개발한 보험사가 일정 기간 그 상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하도록 인정하는 제도다. 배타적 사용권이 특정 보험에 적용되면 경쟁사들은 최소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간 모방 상품을 내놓을 수 없다.


흥국생명이 스테이지 보험 상품을 출시한 지 한 달 후 동부화재가 동일한 구조의 상품을 선보였다. 동부화재 역시 암 진행단계별로 보험금을 차등적으로 최대 1억원까지 지급하는 ‘단계별로 더 받는 암보험’을 출시했다.

당시 흥국생명과 동부화재의 갈등이 배타적 사용권을 두고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간의 신경전으로 번졌다. 이에 따라 배타적 사용권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흥국생명의 배타적 사용권 기간이 끝나자마자 지난1월 삼성생명은 ‘통합 스테이지 CI보험’을 출시했다. 이 보험 역시 비슷한 구조다.

인기 떨어져

이후 흥국생명의 더 드림 스테이지 암보험은 최근 들어 한 달에 1만건도 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상품을 출시했던 지난해 9월에는 한 달 간 가입건수만 2만4282건, 보험료는 7억5161만원에 달했다.

 

<dklo216@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