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롤’ 예고한 이천수 ‘북한벽 뚫는다’

2008.09.16 13:16:39 호수 0호

이천수(27·수원 삼성)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인 북한전(10일)을 앞두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승부의 향방을 가늠하는 세트 피스 역할을 충분히 소화하겠다며 구슬땀 흘리기에 여념이 없다. 한국 축구대표팀 허정무 감독도 이천수에게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마음 놓고 뛰어보라’는 주문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자신감이 넘쳐나는 이천수의 활약상을 기대해봄직한 대목이다.

공은 이천수에게…“마음 놓고 뛰어봐!”

이천수는 의욕과 패기가 넘친다. 기존 포지션의 주인과는 피할 수 없는 싸움을 벌여야 하는 입장에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국가대표팀 입장에선 새로운 피가 활력과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야 하는 부담이 존재하고 있는 탓이다. 그런면에서 변화는 불안정성을 높이지만 모험 없이 소득을 기대할 수는 없는 법. 축구대표팀에도 이천수의 가세에 긴장감이 팽배하다.
사실 이천수의 트레이드마크는 예리한 킥이다. 허정무 감독은 이번 북한전에 그를 적극 활용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스리톱의 꼭짓점으로 나설 조재진에게 2선 침투를 위한 공간 창출의 임무를 맡기면서 돌파력과 결정력이 뛰어난 이천수에게는 위치에 구애받지 말고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상대를 흔들라는 주문을 내린 것이다.
실제 이천수는 2선에서 공간을 침투할 수 있는 개인기와 재치를 겸비하고 있다. 때문에 미드필드로 나서 2선에서 돌파력을 통한 공격조율을 담당하고 만일 김두현이 투입될 경우 측면 공격수로 활약을 기대할 수도 있다.
이 같은 경우 이천수를 통해 얻는 효과는 두 가지다. 하나는 대표팀의 전력 극대화에 일조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술과 공격력이 좋은 그를 통해 북한과의 경기에서 다득점을 기록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천수라면 충분히 소화해낼 것이라는 게 허 감독의 판단이다.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도 잘 소화하는 선수라는 이유에서다. 물론 측면 공격수로서 김두현과의 연결고리 역할 등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 관건이 될 수 있다.
실제 허 감독은 지난 2일 훈련에서 이천수에게 프리롤에 가까운 임무를 부여하며 조재진과 기성용-김남일 라인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겼다. 또 3일에는 이천수를 측면 공격수로 올리고 김두현을 중앙 미드필더로 사용하는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김두현과의 공존 가능성을 시험한 셈이다.
물론 아직 이천수의 몸 상태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3일 미니게임전에서 이천수는 좌우 측면 공격수의 역할을 수행하며 게임을 치렀는데 아직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닌 듯 조금은 지친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오른 발목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않아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데다 K리그 복귀 후 45분 이상 출전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천수의 활약이 기대되는 것은 그의 풍부한 국제무대 경험과 날카로운 프리킥 그리고 탁월한 득점력이 있기 때문이다. 허 감독도 이 같은 실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천수를 쉽게 포기하기는 힘든 입장이다.
대표팀이 이천수가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주며 측면 공격수 자리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 기인한다. 넓은 시야를 갖고 있는 그가 대표팀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비로소 안정적인 팀 구상을  마무리할 수 있는 까닭이다.
현재 허 감독은 이천수의 출격을 생각하고 여러 가지 시험을 거치고 있다. 11대 11의 미니게임 실시 당시 조끼를 입지 않은 비조끼팀에 속한 이천수는 전반전에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들어와 좌·우 양 사이드를 오가며, 종횡무진 뛰어다녔다. 기회가 날 때마다 슈팅을 때리며 공격적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천수의 이 같은 훈련은 이번 대표팀의 주문과 무관하지만은 않다. 대표팀은 그에게 프리롤의 임무를 맡겼다. 특별한 위치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게 함으로써 그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함이다.
이천수는 실제 훈련에서도 플레이메이커보다 처진 공격수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여러 차례 중거리슛을 시도하며 공격의 활로를 찾기도 했다. 때론 스리톱 밑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좌우 측면과 최전방에 이르기까지 폭 넓게 움직이며 슈팅 찬스를 만들어주는 ‘도우미’와 문전에서 만드는 찬스를 직접 마무리하는 ‘해결사’ 노릇을 했다.
이천수가 이번 경기에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며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은 최종예선의 첫 경기인 만큼 너무나 중요한 경기라는 판단에서다. 올림픽축구의 부진으로 축구에 대한 원성이 자자할 때 펼쳐지는 월드컵 예선인 것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북한전의 경기 결과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스피드와 슈팅력을 겸비한 이천수가 북한의 밀집 수비벽을 돌파한다는 전략은 허 감독 입장에선 매우 유용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발군의 순간 스피드를 가진 그가 북한 수비를 무너뜨리는 데 위력을 발휘할 전망되고 있어서다.
‘죽기 살기로 뛰겠다’고 투지를 다진 이천수. 그가 북한전에서 어떻게 활용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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