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매일 피우는 노인 ‘황반변성 주의보’

2009.12.29 10:05:00 호수 0호

김모(남·65)씨는 “시력이 저하돼 노안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사물이 찌그러져 보여서 순간 큰일 났다 싶어 병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박모(남·73)씨는 “자고 일어났는데 시야가 그을린 듯이 검은댕이가 보이고 없어지지 않아 눈에 뭔 일이 생긴 것 같아 안과에 며느리와 함께 왔다”고 말했다.
김씨나 박씨처럼 60대 이상에서 자주 발생하는 노인성 황반변성은 흡연을 할 경우 더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노인성황반변성이란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망막 중심인 황반의 시력이 떨어지면서 크기가 달라져 보이거나 휘어져 보이고 중심부가 검게 가려져 보이는 증상이다.

지난달 19일 AMD Alliance International 연구팀에 따르면 흡연 기간이 오래되면 될수록 노인성황반변성 발병 위험이 더 높아지고 진행속도 또한 빨라졌다.
황반변성에 대해 일부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규칙적인 흡연이 이 같은 장애발병 위험을 무려 144배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배를 피는 사람이 피지 않은 사람에 비해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으로 실명을 초래할 수 있는 치명적인 장애가 발병할 위험이 2~4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황반 내에 존재하는 시세포가 죽게 되고 망막층에 산소와 영양물질을 공급하고 있는 맥락막이라고 불리는 혈관층에서 신생혈관이 자라나게 된다.
이 신생혈관은 마치 암세포의 혈관처럼 자기 영역을 벗어나 망막층까지 뻗어나가 망막세포를 파괴하고 삼출과 출혈을 일으켜서 결과적으로 시력을 앗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악성 신생혈관을 일으키지 않는 황반변성도 있다. 건성 황반변성이라 부르는데 단순히 망막층의 시세포들이 위축되는 병으로 예후가 습성 황반변성에 비해 좋은 편으로 전체 황반변성 환자 중의 85~90%를 차지한다.
습성황반변성은 전체 황반변성의 10~15%로 드문 편이나 심한 시력상실이 있는 황반변성의 대부분인 약 80%를 차지한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안과 김영균 교수는 “건성 황반변성이 생겼다면 나중에 습성 황반변성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건성 황반변성이 있는 경우 자가진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습성 황반변성은 시력이 많이 떨어질 수 있어 이를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 시 시력이 빠르게 저하돼 많은 환자들이 진단 후 6개월에서 2년 내로 실명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황반변성으로 영구적인 시력장애가 발생하면 이전의 시력을 회복할 수 없어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시야의 중심부가 손상되기 때문에 사람이나 사물을 제대로 보는 데 큰 지장을 받게 될 뿐 아니라 결국에는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정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안과 지동현 교수는 “초기에는 글자나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굽어져 보이다가 나중에는 단어를 읽을 때 글자 공백이 보이거나 그림을 볼 때 특정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고 물체가 찌그러져 변형돼 보이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노인성황반변성을 예방하려면 담배를 끊고 건강한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어 지 교수는 “시야 중심부에 검은 암점이 생기거나 직선이 굽어져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면 시급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며 흡연자라면 당장이라도 담배를 끊어 황반변성으로 인해 시력상실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확실한 치료법은 없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시력상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기검진과 가정용 시력표를 이용한 시력측정이 필요하며 위험성이 있는 건성 황반변성환자는 항산화비타민, 오메가 쓰리 지방산, 아연섭취 등이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노인성황반변성은 50세 이상 고령자에서 실명을 초래할 수 있어 50대 이후에 안저검사를 받아야 하며 5년에서 10년에 한 번씩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당뇨환자 및 황반변성의 위험소인이 있는 경우 매년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습성 노인황반변성은 항체주사로 시력 악화를 막고 시력 개선을 할 수 있다. 습성 황반변성의 치료 방법에는 레이저 광응고술과 광역학 치료, 항체주사가 있다.
레이저 광응고술은 이미 생긴 신생혈관에 높은 에너지의 레이저광선을 쪼여서 신생혈관을 파괴하는 방법인데 주변의 정상망막조직까지 같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서 극히 일부 제한된 경우에만 사용되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우세준 교수는 “광역학치료 또한 시력 악화를 막는 데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으나 시력 개선 효과는 높지 않다”며 “이에 비해 루센티스, 아바스틴 등 항체주사는 시력 개선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현재 모든 나라에서 습성 황반변성의 첫 치료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 교수는 “현재 많은 신약이 개발 중이며 향후 효과적인 치료방법이 다수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저하를 막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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