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정치팀] 새정치민주연합이 2일, 안철수 공동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막말을 했다고 비난하면서 최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윤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오늘 안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안 대표가 기초공천 폐지 문제를 거론하며 "기득권 내려놓기의 상징이었던 기초공천 폐지 공약은 어떻게 됐습니까. 왜 대선공약 폐기를 여당의 원내대표께서 대신 사과하시는지요. 충정이십니까. 월권이십니까"라고 발언하는 순간 최 원내대표가 "너나 잘해"라고 큰 소리로 막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 수석대변인은 "참으로 경망스럽기 짝이 없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상식밖 행동"이라며 "집권당 원내대표의 품격을 내팽개친 최 대표의 몰상식한 행동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 파트너인 제1야당의 당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하는 과정에 불쑥 끼어드는 것이 새누리당식 품격정치인가"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최 원내대표에게 정식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대변인도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도 쓰지 않는 천박한 언사를 제1야당 대표가 연설하는 중에 했다는 것은 자신의 인격의 수준을 의심하게 하는 상상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정치 도의에도 어긋나고 인간의 기본적 윤리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최 원내대표는 안철수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 국민들께 정중하게 오늘 안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날을 세웠다.
당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안 공동대표는 "도중에 안타깝다고 생각했다"는 짧은 심경을 밝혔으나 최 원내대표는 다음 날(3일) 오전까지 별다른 입장 표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러니컬한 점은 안 공동대표에게 신랄한 지적을 당하자 "너나 잘해"라는 말을 하기 바로 전날인 1일, 최 원내대표가 '기초공천제 폐지'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해 공식적인 자리인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사과했다는 것.
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은 지난 대선에서 기초공천을 폐지하겠다고 약속드렸다"며 "국민과의 약속은 천금과도 같은 것인데 이 약속을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하게 됐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기초공천 폐지라는 2012년 대선 공약을 번복하는가 하면, 대신 공천 개혁 차원에서 상향식 공천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원내 사령탑인 최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공식 사과한 것이다.
최 원내대표는 "저희는 잘못된 약속에 얽매이기 보다는 국민께 겸허히 용서를 구하고 잘못은 바로잡는 것이 더 용기 있고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강주모 기자 <kangjoomo@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