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6·4지방선거 지역별 판세 분석 ④인천광역시

2014.03.24 11:42:09 호수 0호

6월 인천상륙작전 '뱃고동' 누가 울릴까?

[일요시사=정치팀] 6·4지방선거를 2개월여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지방선거체제로 돌입했다. 여야가 각각 필승의 각오를 다지며 당의 조직과 기능을 선거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통합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출현과 새누리당의 총동원령으로 각 지역에 나서는 후보군 윤곽도 드러나며 지방선거 열기도 점점 달아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일요시사>에서는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요 지역 후보군 면면과 판세를 기획연재로 독자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4편은 '정권 실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의 가세로 요동치고 있는 인천광역시다.



지방선거 '빅3(서울·경기·인천)' 중 상대적으로 잠잠했던 인천이 핵심 친박(친박근혜)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의 출마 선언으로 요동치고 있다. 당장 유 전 장관의 가세 후 나오고 있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 후보로 확실시되는 송영길 현 시장과 유 전 장관의 지지율은 초박빙의 접전으로 나타나고 있다.

0.1%p 차 접전

<매일경제>와 MBN, 메트릭스가 지난 14~16일 인천지역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송 시장과 유 전 장관의 가상 양자대결 결과는 각각 39.1% 대 39.2%로 격차가 불과 0.1%p에 불과했다. 반면 여권에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나설 경우에는 30.8% 대 47.4%로 송 시장이 16.6%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스럽게 여권후보 적합도에서도 유 전 장관은 28.4%를 기록, 안 전 시장(19.2%)을 9.2%p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4.0%p, 응답률 : 16.4%). 하지만 아직 여권후보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본선은 표의 확장성이 높은 후보가 유리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뒤집어 해석하면 본선에서 송 시장이 현역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밀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지방선거에서 현직 후보는 인지도와 지지도는 높지만 유권자들이 그에 대해 알 만큼 알고 있기 때문에 표의 확장성은 적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반면 도전자의 경우는 아직 그에 대해 모르는 유권자들이 많기 때문에 표의 확장성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정치권에선 보고 있다.


그러나 유 전 장관이 인천에서 초·중·고를 나왔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서울과 경기도를 거점으로 공직과 정치인 생활을 하며 사실상 '낙하산' 형태로 인천시장에 출마했다는 점에서 지역주민들의 거부감도 상당하다.

특히 현재도 유 전 장관은 경기 김포의 지역구 의원직(3선)을 유지하고 있어 야권을 중심으로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유 전 장관은 '중진차출론'에 밀려 급하게 출마선언을 했기 때문에 낙하산의 한계가 일찍 드러날 경우 표의 확장성은 의외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해 유 전 장관도 지난 5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온몸을 던지는 게 참된 정치인이라는 소신을 따르려 한다"며 중앙의 차출에 의한 출마임을 시사했다. 또 그는 "인천이 국가적으로도 중요하고 여러 어려움도 있기 때문에 능력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게 국민의 바람일 것"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격려도 전했다.

여기에 지난달 25일 인천시장 출마를 선언했던 친박 핵심 이학재 의원이 지난 9일 돌연 불출마 및 '유정복 지지'를 선언하며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여권의 인천시장후보가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 의원은 불출마 결정에 앞서 당 지도부나 청와대와 논의를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답했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종합해 보면 액면 그대로 믿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현역프리미엄' 대 '정권실세' 격돌 전망
송영길 39.1%, 유정복 39.2%…'초접전'

야권 핵심관계자는 "심판이 심판을 그만 두고 선수로 나타난 격"이라며 "지방선거관리 주무장관인 안전행정부 장관의 출마선언은 새누리당의 중진차출론을 뛰어넘어서 청와대와의 교감에 의한 하명출마다"라고 주장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인천지역 의원이 6명이나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역구가 경기인데다 현직 장관이 느닷없이 장관직을 사퇴하고 인천시장에 출마한 것은 누가 봐도 문제가 있는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낙하산 후보에 대한 반발이 만만찮은 것이다. 지역민심도 마찬가지다. 일부 주민들은 현 정권 실세의 등판에 기대감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중앙의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원정 시장'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가진 주민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현재도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윤상현·이학재 의원 등 인천지역에 실세 의원들이 많지만 '인천 홀대론'이 나올 정도로 중앙에서 인천이 외면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송 시장도 개인적 지지율에 비해 새정치연합 지지도가 낮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의 지난 10~13일 여론조사 결과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새누리당은 41%를 기록, 새정치연합(30%)을 11%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조사대상 : 전국 유권자 1211명, 조사방식 : 휴대전화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2.8%p, 응답률 : 14%)

낙하산 후보 논란

한편 새정치연합 측에선 문병호 의원도 후보로 나설 예정이지만 송 시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커 송 시장의 무난한 재선 도전이 예상된다. 군소후보로는 통합진보당 신창현 인천시당위원장이 지난 12일 출마를 선언했고, 정의당 김성진 인천시당위원장도 지난달 4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밭을 다지고 있지만 진보정당에 대한 인식이 워낙 나빠진 상황에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결국 현역프리미엄 대 정권실세의 격돌로 좁혀진 차기 인천시장선거에서 시민들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허주렬 기자 <carpedie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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