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맹증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실명?

2009.12.22 10:05:00 호수 0호

개그맨 이동우(39)가 5년 전부터 망막색소변성증을 앓아오다가 현재는 거의 시력을 잃은 상태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최모(여·53)씨는 “요즘 따라 밤눈이 잘 안 보이고 시력도 나빠져도 노안이거니 생각했는데 이동우씨 얘기를 듣고 나도 망막색소변성증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김모(남·47)씨는 “시야가 좁아지면서 밤눈이 어둡다는 느낌이 들어 병원에 갔는데 망막색소변성증이었다”며 “내 아들도 혹시 똑같은 안질환이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며 “아들도 조만간 병원에 데려가 안검진을 받아보도록 할 생각인데 아무 문제없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김씨처럼 우리 주변에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 안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걱정을 하고 한숨 지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진행속도 각양각색

밤눈이 어두운 사람들 중에 야맹증인 줄 알고 방치하다 시력을 상실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밤눈이 어두운 야맹증 환자들 중에 단순한 야맹증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본인이 망막색소변성증인지 모른채 단순히 야맹증으로 알고 지내는 사람도 많다.
망막색소변성증이란 안구의 망막에 존재하는 시세포가 퇴행하면서 주변시야가 차츰 좁아지고 시력저하를 보이면서 시력을 잃어가는 안질환이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주로 40~50대 이후에 서서히 밤눈이 어두워지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개인차가 크고 진행속도가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고 심지어 10대 혹은 20대에 망막색소변성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안질환은 야맹증 이외에도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질 경우 부딪히거나 사고날 위험이 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경희의료원 동서신의학병원 안과 강지헌 교수는 “망막색소변성증은 유전과 상당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유전자 종류가 정말 다양하고 가지각색이다”라며 “난청 이외에도 다른 신체이상을 동반하는 다양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열성유전과 반성유전은 리스크 팩터 정도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진행속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의들은 이 질환에 대한 원인이 불분명한데다가 치료법도 딱히 없지만 병의 진행속도가 대부분을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너무 불안에 떨 필요가 없고 마음을 편히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망막색소변성증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없고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미진한 실정이다.

치료방법 없고 갈 길도 멀어

한양대병원 안과 이병로 교수는 “환자들이 병원에 오면 환자들이 실명을 하지나 않을까 걱정을 많이 하는데 이에 반해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없는 것이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변석호 교수는 “망막색소변성증에 대한 근본 치료책이 없지만 망막색소변성증의 진행이 빠른 경우 비타민A를 과용량 섭취하게 되면 개인차가 있겠지만 진행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며 “현재 루테인에 대해 기대는 많이 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현재까지 증명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야폭이 좁은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를 위해 시야를 넓게 볼 수 있는 특수안경이 나와있긴 하지만 미용면에서 티가 많이 나 이 질환을 앓고 있는 젊은이들 대부분은 시야폭이 좁은 대로 적응하고 지내면서 특수안경을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아울러 망막색소변성증이 있으면 백내장이 쉽게 동반된다는 것이 학계 의견이다.

그러므로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으면서 시력저하·시야흐림 등 백내장 증상이 의심될 때 지체말고 안과 전문의의 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백내장 치료를 통해 망막색소변성증 이외에 부차적으로 오는 시력손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변 교수는 “망막색소변성증과 비슷한 질환으로는 선천적 망막 질환인 ‘레버의 선천적 아모로시스’가 있는데 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유전자치료를 받아서 시력을 회복했다는 논문이 최근 발표됐다”며 “아직 초보단계지만 연세대 안과 교수들이 모여 유전자 치료연구를 준비하는 단계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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