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①>지지율로 되돌아본 2009년 정국

2009.12.22 09:40:00 호수 0호

굽이굽이 험난한 ‘오르막 내리막길’

서거정국·미디어법·세종시…고비마다 지지율도 ‘출렁’
불안한 출발 보이던 MB 지지율 친서민·중도실용 상승

한 해가 가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연초에 용산참사가 일어났고 4월과 10월, 두 차례 재보선이 치러졌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 참여정부 주요 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로 사정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봄은 왔지만 봄이 아닌’ 날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달아 세상을 달리했고 미디어법 강행처리와 4대강 살리기 사업, 세종시 수정 문제로 여야 대치정국이 끊이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 친서민·중도실용으로 민심잡기에 주력했다. 정국이 요동치면서 차기 대선주자들도 뜨고 졌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은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그 자취를 남겼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정례조사를 통해 이 대통령과 정당,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속에 나타나있는 사건을 따라가 봤다.



한 해 일어난 대부분의 일들은 대통령의 지지율에 그대로 투영된다. 사건이 일어나고 정국이 변하면 대통령을 바라보는 민심도 변하기 때문이다.

올 한 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어땠을까. 출발은 불안했다. 이 대통령의 연초 국정수행지지율은 22.5%에 불과했다.

1월7일 ‘이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22.5%, ‘국정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66.8%였다. 지난해 12월18일(긍정 24.3%, 부정 65.4%), 오랜 진통 끝에 국회를 통과한 새해 예산안 처리로 국정운영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올랐던 지지율이 빠졌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떴던 반기문
출마 고사로 후보 제외

4월16일까지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크게 앞지르는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부정평가가 62.4%로 평소와 비슷한 수치를 나타낸데 반해 긍정평가는 32.6%로 상승, 살아나기 시작했다. G20 세계 금융 정상회의와 아세안 플러스+3 등 정상외교가 부정평가를 막지는 못했지만 지지율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그러나 4·29 재보선에 참패하면서 4월30일 여론조사에서 긍정평가는 다시 25%로 하락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71%대로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7월16일 조사(75.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여론조사에 응답한 이들 가운데 56.8%가 한나라당의 재보선 참패 원인을 이 대통령의 실정에 대한 중간 평가라고 답했다.

정당 지지율은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한나라당은 30%, 민주당은 20%대 지지율을 유지해왔다. 1월22일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35.2%로 치솟았으며, 민주당은 13.9%로 하락했다. 이후 한나라당은 30~35% 정도, 민주당은 15% 전후반의 지지율을 보여 왔다.

4·29 재보선 후 ‘승리’한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했다. 4월30일 민주당의 지지율은 16.7%로 평상시보다 소폭 상승했으며 한나라당은 23.5%대로 급락했다.

정치적 사안에도 불구,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잔잔한 수면을 유지했다. 1년 내내 박근혜 전 대표가 2위와 큰 격차를 보이며 선두를 유지 한 것.

지난 1월에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이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반 총장은 16.7%의 지지를 얻어 정동영(10.7%), 정몽준(6.6%), 이회창(6.0%), 손학규(4.4%), 오세훈(2.6%), 김문수(2%) 등 다른 여야 후보들을 제치고 박 전 대표(39.4%)의 뒤를 이었다.

반 총장은 2월18일까지 이러한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본인이 대선에 출마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3월19일 조사부터는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다.

반 총장의 자리는 3위로 밀려나 있던 정동영 의원이 채웠다. 3월19일 조사에서 정 의원의 지지율은 12.1%로 박 전 대표(41%)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랐지만 직전 여론조사 당시보다는 3.1% 상승한 것이다.

올 한 해 대통령과 정당,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5월23일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로 인해 5월19일 긍정 26.7%, 부정 61.2%로 잠시 진정되는가 싶었던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5월26일 조사에서 긍정 23.2%, 부정 69.4%로 크게 요동쳤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무리한 검찰 수사가 그 배후로 지목되고 현 정권의 정치보복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추모행사와 관련, 정부가 강경 입장을 보인 것도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여파는 정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5월26일 조사에서 민주당은 전주 대비 5.3% 상승한 21%를 기록, 1월7일(20%) 이후 처음으로 20%대로 오르면서 한나라당(27.8%)과의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혔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핵폭탄급 파괴력

6월3일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24%, 민주당 27.9%의 지지를 얻어 지지율 역전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민주당이 지지율 1위를 차지한 것은 2005년 7월 리얼미터가 정례조사를 실시한 후 처음이다.

6월24일 조사에서 다시 한나라당이 22.9%, 민주당이 18.1%로 재역전됐지만 정당간 지지율 격차는 이전보다 좁아졌다.

또한 7월22일 미디어법 강행처리 후 치러진 7월29일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28%, 민주당은 25.6%로 민주당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 한나라당 지지율은 서울 지역에서 7.6% 가량 하락한 데 반해 민주당은 대전·충청과 서울에서 각각 10.2%, 9.2% 지지율 상승을 맛봤다.

노 전 대통령의 ‘후계자’ 격인 유시민 전 장관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대상에 처음으로 포함되기도 했다.
6월3일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 합류한 유 전 장관은 16.1%의 지지를 얻어 9.7%에 그친 정동영 의원을 가뿐히 제쳤다. 유 전 장관의 급부상은 박 전 대표의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5.2% 떨어진 30%에 그쳤다.

6월24일에도 유 전 장관은 13.8%의 지지로 위세가 주춤하기는 했지만 박 전 대표(38.6%)에 이어 여전히 2위를 유지했다.

이 대통령은 하반기도 위태로운 지지율로 시작했다. 청와대의 <PD수첩> 수사발표와 해당 언론사 경영진 사퇴 거론, 노 전 대통령의 시민분향소 철거 등이 겹치면서 이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6월24일 73.9%로 정점을 찍었다. 긍정적인 여론은 20.7%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를 기점으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가 급속히 줄어들기 시작해 8월25일에는 긍정 31.4%, 부정 58.5%대까지 떨어졌다.


친서민, 중도실용 노선 표명과 중폭 규모의 개각 단행에 이어 박근혜 전 대표와의 단독 회동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9월16일 조사부터 긍정평가(40.1%)와 부정평가(47.2)가 평행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9월30일 조사에서도 긍정 40.4%, 부정 47.7%로 나타났다. 40%대에 안착한 후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것.
2010년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한국 유치가 지지율 견인차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정운찬 총리 인준 난항으로 기대한 만큼의 상승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10월14일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긍정 43.9%, 부정 42.4%로 역전됐다. 지난해 광우병 촛불시위 이후 처음으로 ‘국정수행을 잘 못한다’는 부정평가가 ‘국정수행을 잘한다’는 긍정평가보다 낮아진 것.

이후 긍정평가와 부정평가는 다시 제자리를 찾았지만 그 격차는 미미한 수준이다. 긍정평가는 40%대, 부정평가는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1월4일 정운찬 국무총리의 세종시 로드맵 발표 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37.7%까지 떨어졌다가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9월 들어 동반상승했다. 9월30일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39.1%로 정점을 찍었고 민주당은 27.1%의 지지를 얻었다. 여야는 10% 안팎의 지지율 차이를 이어갔다.

10·28 재보선은 민주당에 다시 한번 기회를 선사했다. 수도권에서 맹위를 떨치며 11월6일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34.9%로 36.1%의 지지를 받은 한나라당을 위협한 것.

세종시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민주당은 오차범위 내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추격했다. 12월4일 조사에서 한나라당이 41.3%, 민주당이 24.8%로 벌어졌다가 12월11일 조사에서 다시 한나라당 37.8%, 민주당 27.8%로 좁혀진 상태다.

MB 후반기 지지율 안정
친서민·중도실용이 살렸다

하반기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박 전 대표가 단연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유 전 장관이 뒤를 쫓는 형상이다.

반면 정동영, 정몽준, 손학규, 이회창, 오세훈, 김문수 등 나머지 후보 사이에는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정 의원과 정몽준 대표와 세를 겨루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그 자리를 손학규 전 대표가 치고 올라오고 있다.

손 전 대표의 1월8일 지지율은 4.4%, 정몽준 대표는 6.6%였지만 10월14일엔 손 전 대표가 5%, 정 대표가 9.3%의 지지를 얻어 3위인 정동영 의원(10.2%)을 바짝 뒤쫓았다. 10월26일엔 정몽준 7.8%, 정동영 7.3%, 손학규 6.2%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들의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다가 11월30일 정 대표(9.7%)가 정 의원(9%)을 근소한 차이로 다시 한 번 앞질렀다. 12월7일엔 정 의원이 8.8%, 정 대표가 8.6%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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