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안철수 이면합의설 추적

2014.03.03 12:11:09 호수 0호

김-안 손잡고 친노 뒤통수?

[일요시사=정치팀]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지난 2일 6·4지방선거 전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전격 선언했다. 새정치연합 측은 그동안 단순 선거연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온 터라 이번 합당 소식이 더욱 파격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번 합당 선언을 놓고 두 사람간 숨겨진 '이면합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음모설이 불거지고 있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은 그동안 야권연대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왔다. 안 위원장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연대설이 나올 때마다 그 가능성을 일축하곤 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삼자구도가 되면 필패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지난 2일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안 위원장이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전격 선언했다. 이날 양측은 "지방선거 전에 제3지대에서 합류하는 방식으로 창당을 하겠다"며 "이른 시간 내에 5:5 창당준비단을 구성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현역 국회의원들조차 기자회견을 통해서야 해당 내용을 접했을 정도로 깜짝 발표였다.

친노 뒤통수?

때문에 양측의 공동 창당 과정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민주당 내부에서는 국회 126석을 가진 민주당이 단 2석을 가진 새정치연합과 5:5 지분으로 합당을 한다는 사실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측 후보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아침에 입지가 흔들리게 된 후보자들의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새정치연합이 기초선거 무공천 선언으로 심각한 내부 반발에 직면한 상황에서 민주당 역시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함으로써 비슷한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같은 중요한 결정을 당 관계자들과 상의도 없이 당 대표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것이냐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내부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두 사람이 합당선언을 강행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이에 대한 음모설이 불거지고 있다.

그동안 단순한 선거연대에도 부정적이었던 안 위원장이 합당을 결심한 배경에는 김 대표의 아주 파격적인 제안이 있었을 것이라는 음모설이다. 두 사람이 발표한 합의사항만으로는 안 위원장이 갑자기 합당에 찬성한 이유를 설명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회자되는 것이 두 사람의 '이면합의설'이다. 만약 두 사람의 이면합의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면합의서에는 어떠한 내용들이 담겼을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것은 '안철수 대권 후보 약속' 조항이다. 새정치연합이 아무리 이번 지방선거에서 활약을 한다고 해도 안 위원장이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과 연대하지 않고 대권에서 승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안 위원장이 새정치연합을 계속 이끌고 간다면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과의 단일화 과정은 필수적이다. 안 위원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단일화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 것인지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불거졌던 잡음이 되풀이 되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런 안 위원장의 고민을 잘 파악하고 있는 김 대표가 합당 이후 안 위원장을 차기 대권 후보로 밀기로 약속 했을 것이라는 예상이 '대권 후보 약속설'의 골자다. 안 위원장은 그동안 차기 야권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꾸준히 1위를 차지해 온 만큼 민주당 비노 진영에서도 별다른 이견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문재인 의원을 차기 대권 주자로 밀고자 하는 친노 세력의 반발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는 친노계로 분류되는 혁신 초선 세력이 전병헌 원내대표의 조기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친노 강경파로 분류되는 정청래 의원이 조기 선대위를 요구하는 등 당 지도부 흔들기가 극에 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거연대도 안한다더니…하루아침에 돌변
충격적인 발표 뒤에 충격적인 흑막 있다?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친노 진영에서 지방선거에서 태업함으로써 민주당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게 만든 후 현 비노계 당 지도부를 밀어내 당권을 장악하고 오는 2016년 총선에서 친노계 인사를 대거 발탁함으로써 문재인 의원을 대권 후보로 밀것이라는 이야기까지도 공공연히 회자됐다.

이 같은 친노 진영의 움직임에 불안감을 느낀 비노계 당 지도부가 안철수 측에 파격적인 양보를 하면서 새정치연합과의 합당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또 합당을 통해 탄생한 신당이 6월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면 친노 세력의 내부 반란 움직임도 순식간에 잠재울 수 있다. 따라서 '안철수 대권 후보 약속설'과 함께 회자 되는 것이 '비노 진영 당권 보전설'이다.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한다면 김한길 대표의 조기 퇴진은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었고 그대로 전당대회가 치러질 경우 비노 진영의 참패도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반대로 지방선거에서 합당을 통해 탄생한 신당이 크게 승리한다면 차기 당권 경쟁에서 김 대표의 뒤를 이어 비노계 당 대표가 선출될 수 있다.

그렇다면 2016년 총선 공천과정에서 친노계 의원들을 대거 제거함으로써 비노와 새정치연합 세력이 신당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안 위원장을 대권 후보로 더욱 공고하게 떠받칠 수 있을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나름의 '윈-윈' 전략이다.

사실 민주당 내 비노 진영이 친노 진영을 배제하고 안철수 의원 측과 힘을 합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정치권에서 회자되어온 이야기다. 그렇게 떠돌던 이야기가 지난 2일 드디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는 어떻게 정하게 될까? 이 과정에서도 민주당의 대폭적인 양보가 담긴 이면합의가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전국적인 조직망을 가진 상황에서 일반적인 경선방법으로는 안철수 진영이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안철수 진영 후보가 단 한명도 출마하지 못하는 최악의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안 위원장 측이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약속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례로 민주당의 현역 광역단체장이 있는 곳은 양보하더라도 경기도지사, 부산시장 등을 안철수 진영에 양보하고 호남 지역에서도 전북, 전남, 광주 중 최소한 한 곳은 안철수 진영 후보의 공천을 약속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외에도 당헌 당규 등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정신을 대거 포함시키는 등 민주당으로서는 정체성까지 위협받는 통큰 양보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항간 음모설도

이 같은 통큰 양보가 실제로 이뤄졌다면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김 대표의 위기감과 당 지도부를 위협하고 있는 친노 세력에 대한 견제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가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들에게 조차 이 같은 합의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발표를 강행한 것은 합당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이 미리 알려질 경우 친노 진영의 강한 반발과 방해를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 떠도는 이면합의설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정치권에 떠도는 이야기일 뿐이지만 양측의 합당과정은 그야말로 파격"이라며 "단순 선거연대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던 안 위원장 측이 단숨에 통합신당 창당까지 합의한 것은 숨겨진 파격제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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