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퇴르유업 발효유 이물질 검출 ‘충격’

2009.11.03 10:15:42 호수 0호

뚜껑 열어보니 파란 곰팡이 ‘가득’

국내 유명 유제품업체가 판매중인 제품에서 이물질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파스퇴르유업에서 지난 3월 ‘국내 최초 항산화 기능이 있는 발효유’라며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첫 선을 보인 발효유 ‘파스퇴르오락4000’이 바로 그것. 음용 전 푸른빛의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는 놀란 마음을 쓸어내려야 했다. 확인 결과 해당 이물질은 곰팡이균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정작 민원을 접수한 회사는 생산과정이 아닌 유통과정상의 문제라며 안일한 자세로 사후조치를 취해 소비자의 불만을 가중시켰다.

‘파스퇴르오락4000’에서 곰팡이균 검출
 회사…유통과정 중 외부공기유입 원인 


대구에 거주하는 이모씨는 지난달 14일 대형할인점인 D마트에서 파스퇴르유업에서 생산한 발효유 ‘파스퇴르오락4000’ 번들 한 묶음을 구입했다. 다음날 오전 회사에 도착해 발효유를 마시기 위해 랩핑된 캡을 벗긴 이씨는 놀라고 말았다. 발효유 병 주위에 묽고 푸른 이물질이 가득 쌓여있었던 탓이다.

유통상 문제다(?)



유통기한이 18일까지로 상당수 남아있는 제품임을 확인한 이씨는 곧바로 파스퇴르유업측에 문의했고 대구지역 담당자가 문제의 제품을 회수해 갔다. 집에 돌아와 나머지 제품을 확인한 그는 3개 중 1개의 병에서도 동일한 이물질이 발견돼 회사측에 추가로 문의했다. 며칠 뒤 파스퇴르유업은 이물질이 ‘곰팡이’로 확인됐다는 결과를 이씨에게 알려왔다.

파스퇴르유업 담당자는 “제품의 캡 밀봉이 잘 되지 않아 곰팡이가 생긴 것 같다”며 “다른 제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 된 바 마트 보관상의 문제이거나 유통과정 중에 생긴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담당자는 이후 발효유 가격인 4000원을 이씨의 통장에 환불 조치했다. 
그러나 이씨는 회사측의 답변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해당 제품은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것이고 캡 밀봉 위에 비닐 포장으로 싸여져 번들로 묶인 제품인 만큼 유통상이나 보관상 잘못일 뿐이라는 회사측 답변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회사측이 타제품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했는지도 의문”이라며 “검증됐다는 곰팡이균에 대한 검사 결과를 문서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27일 현재까지 문서를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파스퇴르유업 한 관계자는 “해당 곰팡이는 일반 유제품이 변질될 때 발생되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정확한 명칭과 음용 시 문제는 없는지 등에 대해선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해 시일이 좀 더 걸릴 예정”이라며 “고객에게는 대신 ‘제품 제조과정상의 이상은 없다’는 내용의 증명서를 최근 발송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파스퇴르유업측은 곰팡이균이 제품 제조과정상에 유입된 것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관계자는 “파스퇴르유업의 유제품은 무균생산시스템으로 생산과정에서 균이 들어간 것은 아니다”며 “같은 라인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점검해 본 결과 타 제품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때문에 이번에 문제가 된 제품의 경우 유통과정이나 할인점 매대 설치 시 충격 등으로 핀 크기의 작은 구멍이 생겨 외부공기가 내부로 유입돼 곰팡이 포자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할인점 매대 설치 시 충격 등을 원인으로 제기한 파스퇴르유업측은 ‘이씨가 구입했다는 D마트의 동일 날짜 나머지 제품에 대한 확인 작업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확인 후 입장을 밝히겠다던 관계자는 이후 답변이 없었다.
이씨는 이번 이물질 논란에 대한 파스퇴르유업의 고객응대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안일한 사후처리 빈축

이씨는 “초기 C/S 담당자는 곰팡이균이란 결과와 함께 환불 처리를 해주더니 ‘이걸로 처리가 끝나는 거냐’는 물음에 ‘두유 한 박스 보내 드릴까요’라고 반문 하더라”며 “소비자를 제품 몇 개 더 받으려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씨는 “소비자의 건강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확실한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대기업인 파스퇴르유업은 이번 사고를 가볍게 생각하는 듯 했다”며 “상당히 실망스런 기업정신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만약 유통상의 외부공기 주입이 원인이라고 하더라도 반투명 용기에 담겨있는 발효유의 특성상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더라도 고객은 곰팡이균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음용할 위험성이 큰 것 아니겠냐”며 “고객에게 이 같은 위험성에 대해 알리고 투명한 용기로의 교체 등 실질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스퇴르유업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고객에 대한 초기 응대 당시 담당자가 FM스타일의 답변만을 해 놀란 고객의 마음을 더 상심하게 한 것 같다”며 “응대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 논란의 원인이 배송상의 문제로 생각되는 만큼 제품 배송 시 압력을 줄이는 등의 방안을 강구해 재교육을 실시하겠다”며 “제품 진열 시에도 조심하도록 담당자들에게 주의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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