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자 관리도 못하는 국민연금공단 <내막>

2009.10.27 09:29:42 호수 0호

서민 연금은 ‘칼’ 부자 연금은 ‘물’

최근 국감을 통해 국민연금을 상습적으로 체납한 이들의 현황이 공개됐다. 국감 자료에 따르면 이들 중 최고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의 자산을 자랑하는 자영업자, 전문직 등 고소득자들의 납부 의지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돼 도마에 올랐다. 일부는 수천만원 상당의 외제차를 모는 것도 모자라 수시로 해외여행을 다니면서도 국민연금 납부는 수년째 미뤄온 것으로 밝혀졌다.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서민들의 연금은 칼같이 거둬가면서도 정작 ‘얌체’ 부자들에 대한 연금체납 관리는 못하는 공단에 대해 질타를 쏟아내고 있다.




‘얌체’ 부자 3만8000여명…징수율 고작 7.6% 
네티즌…“공단 직원들 부자 차별하나?” 비난


국민연금 3174만원을 체납한 A씨는 시가 5200만원의 볼보 S80D5 차량을 소유하고 최근 5년간 해외를 26번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2828만원을 체납한 B씨도 현재 벤츠 2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를 20번 다녀왔다. 2855만원을 체납하고 있는 C씨도 시가 6000만원 상당의 BMW528 차량을 소유하고 있으면서 최근 5년간 5번의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외제차 끄는 체납자들

납부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됨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을 장기간 체불해 온 장기체납자들의 현황이 공개됐다. 국민연금공단이 국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 납부를 미뤄 온 특별관리대상자들은 지난 8월 기준으로 3만8628명에 달했다. 이들 특별관리대상자는 200만원이 넘는 과세소득에도 불구하고 50만원 이상의 연금납부를 6개월 이상 미뤄온 ‘장기상습체납자’를 뜻한다.
 
이들의 올 체납액은 2051억원에 달하지만 징수율은 전체 체납액의 7.6%에 불과한 155억원 규모다. 특히 고소득 장기체납자들 중에는 수시로 해외여행을 다니거나 외제차를 보유하고도 연금납부를 의도적으로 미뤄오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이 발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체납된 국민연금액 기준 상위 50명 가운데 18명이 최근 5년간 5∼36차례 해외를 다녀왔으며 이 중 6명은 외제차를 보유하고 있다.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의 체납자 관리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공단의 관리대상자 체납액은 2051억원에 달하지만 징수율은 7.6%(징수액 155억원)에 그친다”며 “이는 오히려 전년도 15.5%보다 감소한 것으로 공단의 체납자 관리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도 “국민연금공단의 장기 체납 관리가 매우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국감자료를 분석한 결과 “25개월 이상 체납된 4조2719억원이 1년 안에 회수하거나 압류설정하지 못할 경우 징수권이 소멸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체납보험료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일각의 지적에 대해 공단 한 관계자는 “고액 체납자들의 보험료를 걷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며 “일일이 납부를 독려하고 있지만 개인의 현재 소득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곧바로 강제 징수 조치에 나서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관계자의 해명에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njmvic’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네티즌은 “연금을 못 내면 재산을 압류한다며 경고장을 발송하고 차압딱지를 붙이고 주거래통장을 압류하는 국민연금이 돈 있는 사람들 재산은 왜 압류하지 못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서울 강남에 거주한다는 한 네티즌도 “풍요롭게 살게 해 준다던 국민연금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서민들을 대상으로는 피땀서린 1원 한 장마저 빼앗아 가면서 정작 부자들의 주머니는 그대로 두는 행태는 참으로 뻔뻔한 행동처럼 느껴진다”고 비난했다.

네티즌 불만 폭발

20대 후반의 직장여성이라는 A씨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던 아버지는 가게가 어려워져 빚더미에 앉은 상황에서 유일한 생활비인 카드 회수금인 130만원까지 체납금으로 강제징수해 갔다”면서 “있으면서 안 내는 부자들도 꼴사납지만 뻔히 알면서도 징수조차 못하는 공단의 행태도 꼴불견”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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