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협회장이 뭐 길래?’

2009.10.20 09:52:42 호수 0호

김용만 전 프랜차이즈협회장의 끝없는 야망

두 차례 선거 무효 처분 판결에 슬그머니 사퇴
조병대 대표 복권시키고 회장 선거 재출마 ‘눈총’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을 대표하는 기관인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이하 협회) 김용만 전 회장의 행보가 업계 호사가들 사이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치러진 회장 선거가 무효라는 법원 판정이 잇따르자 최근 자진사퇴 선언으로 슬그머니 수장자리에서 빠지더니 조만간 치러질 4대 회장 재선거에 또다시 출마한 까닭이다. 업계는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과 함께 결국 김 회장의 당선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선거가 재현될 것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김용만 전 회장이 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치러진 제 4대 협회장 선거의 정당성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이로 인해 김 전 회장은 지난달 25일을 기준으로 자진사퇴까지 했다.

하지만 그의 행보에 업계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회장이 역임 1년 반 만에 사퇴를 결정하게 된 이유에 대해 “논란이 된 선거가 최근 잇따라 무효처분 된 것에 따른 조치”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4대 회장 선거에 대해 법원이 무효 선고를 내리면서 현 집행부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김 전 회장이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중소기업청의 따가운 시선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자진사퇴로 체면치레


협회는 김 전 회장의 사퇴에 따라 내홍을 진정시키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지난 7일 이사회를 통해 오는 23일 4대 회장을 재선출한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이미 지난 13일까지 후보등록을 마감했으며 14일 입후보현황 공고를 냈다.

하지만 이번 선거 후보명단에 김 전 회장이 또다시 이름을 올리면서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전격 사퇴를 선언한 그가 불과 20여 일 만에 재선거 출마를 선언한 셈이다. 실제 지난 14일 협회 측 공고에 따르면 이번 4대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주)김가네의 김용만 대표를 포함한 (주)새아침의 김광철 대표, (주)신토마을의 이영길 대표 등 3명이다.

현재 김 전 회장의 출마를 두고 업계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그중에서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그럼 그렇지’란 반응이다.

외식업 한 관계자는 “협회가 5대 회장이 아닌 4대 회장 선거를 다시 치른다고 밝힐 때부터 김 전 회장의 출마는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라며 “결국 김 전 회장이 조용히 사퇴하는 모션을 취한 건 짜고 치는 고스톱과 같은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거듭된 항소와 법정다툼으로 협회에 분란을 일으킨 점을 인정하고 한때 수장으로서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김 전 회장이 무슨 영화를 누리려고 또 출마를 선언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다. 김 전 회장의 출마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최종 당선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만약 그렇게 된다면 김 전 회장은 사퇴 후 재당선되므로 3년의 임기를 다시 지내게 된다”며 “총 4년 반을 협회의 수장으로 맡길 만한 인물인지 고민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협회가 계속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탓에 정부기관이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만큼 곱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협회의 위상이 위축돼 프랜차이즈 시장을 확대·발전시킬 관련 사업들을 전문성이 부족한 타 기관에 빼앗기는 등의 일이 생기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반면 업계 일각에선 협회 행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지난해 치러진 4대 회장 선거에 대해 법정은 김용만 회장의 회장자격 자체에 문제를 둔 것이 아닌 선거가 조병대 대표의 회원자격 박탈 뒤 이뤄진 점을 들어 무효 판결을 내렸다”며 “이에 협회는 지난 이사회에서 조 대표를 복권시켜 선거 후보자격을 준 뒤 4대 회장선거를 다시 거쳐 집행부의 정당성을 갖추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법원에서 지적됐던 조 대표의 후보자 자격을 복권시켰으니 협회가 재선거를 치를 경우 문제 될 게 없다는 해석인 셈이다.

재선거로 또 한 번(?)

현재 김 전 회장은 이 같은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번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복병은 있다. 바로 지난 7일 이사회를 통해 정회원자격 복권이 결정된 조병대 한국PGL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업계에서도 이에 따라 조 대표의 행보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그러나 확인 결과 논란의 중심에 있는 조 대표는 정작 후보 등록 마감일이었던 지난 13일 오후까지도 자신의 자격 복권 사실에 대해 알지 못했다.

조 대표는 “이사회 개최 여부 및 4대 회장 재선거 등에 대해 협회로부터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협회가 만일 쉬쉬하며 재선거를 치러 김 전 회장을 내세울 작전이라면 이는 지난 선거의 잘못을 반복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조 대표는 이어 “협회가 정당성을 갖추고 싶다면 먼저 법원에 항소한 소송을 취하하고 관계자들이 직접 사과한 후 회원자격 복권 사실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통보하는 등의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업계에선 점점 복마전으로 치닫고 있는 이번 협회장 선거에서 김 전 회장의 야망이 이뤄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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