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반 금속노조’ 기류 왜?

2009.10.13 09:35:54 호수 0호

‘강경 선봉’서 뒤로 빠지나

현대차 노조 조합원들 사이에서 ‘반 금속노조’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 최대 단위사업장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지난달 ‘중도 실리’를 앞세운 이경훈 후보를 새 집행부 수장으로 선출했다.

이 신임 지부장은 제3대 지부장선거 2차 결선 투표에서 전체 투표자 4만288명의 52.6%인 2만1177표를 획득, 47%인 1만8929표를 얻은 강경 성향의 권오일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로써 그동안 금속노조의 강경투쟁 선봉 역할을 해온 현대차 노조의 노선이 급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신임 지부장은 선거전에서 ‘반 금속노조’ 분위기를 주도하는 등 강성 후보 측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 조합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그는 당선 직후 “앞으로 잘못된 금속노조를 확 바꾸겠다”며 “민주노총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파업은 전술이지 결코 투쟁의 목표가 될 수 없다”며 파업부터 하고 보는 민노총식 노동운동과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반기 주도’이경훈씨, 새 집행부 수장에 선출
교섭권 놓고 충돌 예고…기아차로 확산 조짐


금속노조를 산하에 두고 있는 민주노총으로선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현대차는 조합원 수 4만5000명으로 민주노총 내 최대 사업장이다. 민주노총 대의원 1022명 중 현대차 노조 소속 대의원이 66명이며 한 해 44억여 원을 금속노조에 내고 있다.

더욱이 오는 11월 초로 예정된 기아차 노조 선거에서도 현대차에서 드러난 ‘반 금속노조’ 정서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기아차는 조합원 수 3만 명으로 민주노총 내에서 현대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사업장이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지부와 금속노조가 교섭·체결권을 놓고 정면충돌할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 이 신임 지부장은 “금속노조가 교섭권과 체결권을 산하지부에 넘겨야 한다”며 “이를 거부할 때는 중대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속노조 측은 “교섭권과 체결권을 개별기업 노조에 넘길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혀 노·노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금속노조 위원장에 당선된 박유기 신임 위원장은 지난 6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속노조의 단체교섭 권한(제66조) 규약에는 단체교섭권이 금속노조에 있고 금속노조 내 모든 단체교섭의 대표자는 (금속노조)위원장이라고 돼 있다”며 “금속노조 위원장으로서 현재의 금속노조 규약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고 교섭권 위임 문제는 규약을 변경하기 전에는 현행 규약에 따라야 한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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