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돌아갈까. 정부 의도대로 수도권은 물론 전국의 주택매매시장이 장기침체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까. 매매가에 근접하는 전세가격이 과연 진정될까. 내집마련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까. 2013년을 결산하고 2014년을 전망해봤다.
불확실성 여전…안갯속 흐름 계속될 듯
갈수록 전세 줄고 반전·월세 증가 예상
2008년부터 금융위기로 시작된 주택거래의 위축이 가격하락을 초래했고, 그 결과로 주택은 투자재로서의 특성이 퇴색하면서 소비재로서의 특성이 제대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이후 경제성장기에 형성된 주택의 개념이 이제야 바뀌었다. 주택을 샀다 팔기만 하면 돈이 되는 시절이 가고 자칫 집을 잘못 샀다간 만만치 않은 손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돈이 있어도 집을 사지 않고, 집값이 아무리 떨어져도 원금은 건질 수 있는 전세를 선택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결과 전세시장에 수요가 몰리면서 전세가가 폭등했다. 집 살 돈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던 전세가 돈이 있어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안전하고, 비용이 절약되는 소비재가 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 오르는 전세가격을 감당할 수 없는 서민들은 매달 상당한 돈을 치러야 하는 월세로 밀려나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심화되고 있다.
주택 부동산 시장의 경기위축이 지속되면서 일본식 장기불황의 우려가 커지는 한편 주택거래의 실종으로 건설노동자, 부동산 중개업소, 이삿짐센터, 인테리어, 도배 등 소위 밑바닥 경제에 종사하는 900여만명이 불황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서 새집으로 옮겨가지도 못하고, 대출받아 산 집값이 하락해서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위험도 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를 살려 경기를 회생시키고자 4·1대책, 7·24 보완 대책, 8·28 대책 등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취득세율의 영구 인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 등을 추진했다. 그러나 정책의 집행을 위한 선결조건인 법률개정을 위한 소득세법, 주택법 등 26개 법률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2014년에도 큰 변화 없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국민은행이 발표하는 월별 주택 가격 동향 따르면 9월부터 10월까지 2개월 연속 집값이 오르면서 2011년 이후 지속된 주택 가격 하락 추세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상승 국면으로 접어든 징후가 나타났다. 그러나 11월 들어 상승세가 멈추면서 집값 상승이 추세적 상승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모호해졌다. 기본적으로 주택 매매가격은 시중금리의 높고 낮음과 경기 여건의 좋고 나쁨에 따라 좌우된다. 즉, 금리가 하락하거나 시중경기가 좋아져야 주택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우선 낮은 금리는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인데, 은행의 가계 대출 금리가 2012년 1월에 5.80%였지만 2013년 하반기 들어 4.1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값이 상승할 수 있는 한 조건이 형성된 것이다. 더욱이 당분간 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은 낮다. 그 이유는 우리 경제가 제힘을 발휘하지 못해 잠재 성장률 이하로 성장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졌고, 10월까지 소비자 물가가 1.2% 상승하는 데 그쳤는데 이 요인에 따르면 집값이 상승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그런데 주택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경기순환 변동치가 2013년 들어 하락을 멈추고 느리지만,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동행지수보다 6개월 정도 앞서 가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2013년부터 6월부터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밖에 매매가의 80%에 달한 전셋값 상승도 주택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 통계를 분석해 보면 전세는 주택 가격에 3개월 선행해 움직여 왔는데, 지난 8월부터 전셋값 상승률이 다시 높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주택 가격이 오를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국회의 계류 중인 각종 부동산 관련 법령개정안의 통과 여부가 매매가 변동에 작용하는 큰 요인으로 좌우될 것이다.
전세를 찾는 수요는 늘고 있지만, 집주인은 전세를 기피하면서 전세가 줄어들고 반전세와 월세가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9월 거래된 전국 전·월세 아파트 9만4199건 가운데 월세가 3만7610건으로 월세 비중이 39.9%였다. 임대주택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6월 36.5%에서 7월 39.6%, 8월 40.5%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세로 살던 시민들이 월세로 많이 옮겨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전국 총 가구수 가운데 보증부월세 및 월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06년 전국 전세 가구 수는 356만 가구였고, 보증부월세 및 월세는 300만7000가구였지만, 2010년을 기점으로 월세가 전세를 앞섰고, 이후로도 월세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거래량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이유는 집주인들이 전세를 보증부월세와 월세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반전세와 월세 비중의 급격한 증가는 전세물량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전셋값이 급등하고, 이로 인해 세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11월11일을 기준으로 전국 주간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2% 오르며 6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말 대비 6.78% 상승했다. 전셋값이 급등하기 시작한 올해 8월과 9월 그리고 10월 유난히 상승 폭이 크고, 서울 지역은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더 높았다.
정부는 2014년 전국주택 공급 수가 26만호로 올해보다 6만호 늘어날 것으로 발표했으나 지역적인 수급여건을 고려할 때 전세수요가 몰려있는 수도권의 전세난은 2014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주 수요 증가로 인해 전세난도 한층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
올해 상가 시장은 아파트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지역을 꼽으라면 송파 위례신도시, 문정지구, 강서 마곡지구, 왕십리 뉴타운, 송도 국제도시, 세종특별자치시, 대구 혁신도시 등이 있다. 다만, 장기간의 경기 침체가 상가 시장의 저변 확대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LH 단지 내 상가는 올해도 꾸준한 인기를 보였으며, 건설사들이 공급한 일반적인 단지내 상가보다는 스트리트형에 테라스를 접목한 거리형 상가들이 강세를 보였다.
테라스 상가의 경우 공간활용도의 측면에도 우수하고 접근성도 좋아 당분간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다. 지식산업센터 지원상가도 인기가 좋았다. 문정지구가 지식산업센터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면서 주 동선상에 있는 점포들이 높은 인기를 끌었다. 신분당선이 2016년 개통 예정인 동천역 상가도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초 역세권 상가들도 강세였다. 강남역 인근 분양 상가들도 들썩였다. 검증된 상권의 상가들이 강세를 보인 한 해였다.
2014년 상가 시장 전망 및 전략은 어떨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다면 상가 투자의 메리트는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에도 아파트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상가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2015년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동탄2신도시가 상가 시장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피스텔
중앙행정기관 정부청사 2단계 이전으로 세종시 상가도 약진이 예상된다. 송파 위례신도시나 문정지구도 상가 관심지역 중 하나다. 다만, 장기간 침체된 경기가 얼마나 살아날지 여부와 금리인상 여부 등이 상가 시장의 저변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오피스텔 시장은 공급과잉 논란에 휩싸인 한 해였다. 물론 개발호재를 등에 업고 초강세를 보인 지역도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강서 마곡지구, 송파 문정지구, 상암DMC, 평택시 등이다. 반면 개발호재의 약발이 떨어진 지역은 고전한 한 해였다. 대표적인 지역이 광교신도시다. 경기도청 이전이 불투명하고 각종 랜드마크 사업들이 지연 또는 취소가 되는 등 2014년에도 고전이 예상된다. 지난해에만 전국 3만2898실이 준공을 마치고 새로 입주를 시작했고, 2012년 대비 1.43배가 증가한 수치로 물량이 많아진 만큼 공실 위험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2014년에는 8414실이 늘어난 4만1312실이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이 같은 양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2013년 분양한 물량은 총 3만9778실로, 2012년과 비교해서 물량(전년 대비 약 12%가량)은 줄었지만 연간 물량 추이를 비교했을 때 적은 물량은 아니었다. 수도권인 서울과 경기에 공급이 집중됐다. 서울에서는 송파, 강서, 마포 등에 공급이 쏠리며 총 1만3584실이 분양했다. 내년에는 장기적인 매매가격과 월세가격의 하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수도권에 입주물량이 집중되기 때문에 지방보다 수도권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기분양된 3만여실로 인해 2?3년 후까지 이 같은 양상이 지속될 확률이 높아 단기간 내에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도시형 생활주택
2013년 도시형 생활주택 시장은 어느 해보다 고전한 시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미분양이 늘면서 심지어 부도를 맞은 단지까지 등장해 투자수요자들의 기피 현상까지 나타났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정부가 2009년 도입했던 상품으로 한동안 임대사업용 주택으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전국적으로 신규 공급이 확산되면서 2011년 2만3975가구, 2012년에는 5만3735가구가 준공됐다. 2013년에도 9월까지 6만2650가구가 쏟아졌다. 2010년과 비교하면 3년 새 무려 24배나 급증한 수치다.
공급이 넘쳐나면서 공실률이 높아지고 세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임대료가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주차장 기준도 대폭 강화되면서 도시형 생활주택의 입지를 더욱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 경쟁상품인 오피스텔이 연간 수만실 공급되면서 내년 도시형 생활주택은 투자상품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세종특별차치시나 평택 등과 같이 아직 수요층이 많은 만큼 국지적인 강세가 예상된다.
올해 서울 지역 오피스 공실률이 꾸준히 증가했다. 오피스 시장의 공실 해소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역별 신규 공급과 기업 이전 및 금융기관의 통폐합 등으로 인한 기존 오피스의 공실이 반복되면서 평균 공실률 감소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피스
신규 오피스 공급으로 인한 임대료 인상은 나타날 수 있지만 렌탈프리(Rent free) 등을 감안한 실질 임대료 상승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오피스 시장은 임대 약세에도 불구하고 우량 오피스 수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서울 오피스 빌딩 평균 공실률이 5%대로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신규 오피스 공급에 따른 임차인 이전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오피스 공실률의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산업센터
2013년 7월 정부가 내년 상반기부터 지식산업센터의 임대제한 규제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의 공급과잉으로 임대수익률이 떨어지자 임대사업자들이 새로운 수익형 부동산으로 지식산업센터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투기 조장 및 임대료 상승 등을 우려해 임대목적으로 지식산업센터 사무실을 분양 받는 것을 금지해 왔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투자자들은 정보기술(IT) 관련 업체와의 뒷거래를 통해 업체 이름을 빌려 우선 분양을 받고 이후 업체를 유치하는 식의 편법임대를 하기도 했다. 법을 위반하면서 임대사업을 해야 하는 위험 부담이 따랐던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식산업센터 임차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을 감안, 이르면 2014년 상반기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임대제한 규제를 폐지하기로 하면서 개인이 지식산업센터 임대사업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될 예정이다. 핫 이슈 지역은 당연 송파 문정동 비즈니스파크다. 강남권에 위치해 입지여건이 우수하고, 뿐만 아니라 인근에 개발호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분양형 호텔
2013년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분양형 호텔이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한 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이들을 겨냥한 틈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부상한 것이다. 객실을 분양 받거나 임대수익을 배분 받는 분양형 호텔은 서울을 비롯해 인천·대전·부산 등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주요 도시에 호텔 분양이 부쩍 늘어났다.
특히 제주도에 공급이 크게 늘었다.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더불어 배낭 여행족을 위한 숙박시설인 게스트 하우
스, 간단한 취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드 레지던스 등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호텔 등 숙박시설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지역에서 공급이 급증하고 있어 배후수요나 예상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