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베개 숙면 취하는 데 효과 없다?

2009.08.25 10:31:03 호수 0호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
수면베개 관심 높아져



스트레스 등으로 잠 못 드는 현대인들이 늘어나고 수면베개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지만 수면베개의 효능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이모(29·여)는 “요즈음 사적 공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고 어느 순간부터 잠도 잘 오지 않아 잠을 잔 4시간 동안 10번도 넘게 깬 적이 있다”고 말했다.

수면베개 효능, 가지각색?

이어 이씨는 “친구와 통화하다가 기능성 베개 효능을 듣고 몇 만원의 거금을 들여 구매했는데 전혀 효과가 없어 괜한데 돈을 쓴 것은 아닌지 후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요즘 다양하게 출시되는 기능성 베개를 보면 메밀베개, 황토베개, 허브베개, 고유파장을 이용한 기능성 MC 스퀘어제품인 ‘슬립웰 수면베개’ 등이 있다. 먼저 ‘메밀베개’의 알려진 효과는 메밀껍질이 차기 때문에 열이 많이 날 때 사용하며 메밀을 베개 속에 넣어 베고 자면 머리를 시원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뇌와 눈이 맑아지고 숙면에 많은 도움을 준다.

또 열이 많거나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잣나무 베개’는 잣나무에 습도조절 능력이 있어 메밀베개와 마찬가지로 수면시 머리에서 땀과 열이 많이 나는 사람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 등에 좋다. 더불어 ‘라벤다 허브베개’의 알려진 효능은 진정작용, 소화촉진, 호흡기계 트러블 해소다. 긴장, 스트레스, 불안, 불면증을 가라앉힐 뿐 아니라 머리를 시원하게 해줘 두통 예방, 눈과 머리를 맑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또한 MC 스퀘어 슬립웰 수면베개의 경우 베개에 부착된 MC 스퀘어의 빛·소리 동조화 현상을 활용해 알파파나 세타파가 지배하는 두뇌상태로 유도하고 이를 통해 긴장감과 피로감을 해소시켜주는 기능이 있다.이외에도 다양한 수면베개가 출시돼 있는 가운데 구매자들의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MC스퀘어 업체관계자는 “이 베개가 의료기기는 아니지만 불면증으로 남모르게 힘들어 하는 고객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면베개 ‘플래시보 효과’?

사람들은 숙면을 취하기 위해 제품을 구매한다. 그런데 과연 이 제품이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까. 이에 대해 지식경제부의 KS 인증마크를 받은 수면베개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고 의학적으로 인체에 이롭다는 데이터도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수면 베개 광고를 보고 있으면 의료기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해당 제품이 불면증 치료제인 양 착각이 들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들은 브랜드가 있거나 신뢰가 가는 제품을 사용했을 때 효능이 매우 뛰어나지 않아도 상대방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플래시보(위약) 효과가 있을 수 있으며, 과학적인 조사 및 데이터 등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카톨릭 성빈센트병원 수면클리닉 홍승철 교수는 “수면베개 관련해 플래시보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며 “이에 대해 다양한 비교연구를 바탕으로 검증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 교수는 “예를 들어 코걸이 베개는 턱이 위로 올라가는 베개로 머리 뒷면이 낮은 반면 베개 목에 닿는 부분이 높아 수면무호흡증이 심하지 않은 환자나 코골이를 심하게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그러나 잠자는 자세를 유지해주는 것으로 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수면베개, 근본적 치료 ‘NO’

수면베개는 근본적인 치료책이 될 수 없다. 불안공포증,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이 있는 경우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와 관련해 서울적십자병원 정신과 백주희 교수는 “문제가 있으면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며 “단기불면의 원인은 수면위생이 좋지 않은 경우가 주를 이루는데 환경이 바뀌는 등 외적인 요인도 한몫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직까지 수면베개에 효능을 입증할 만한 자료가 충분치 않아 효능을 한마디로 단정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수면위생치료, 인지행동치료 등 전문치료를 통해 근본적으로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클리닉 신철 교수는 “숙면을 취하기 어려우면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효능이 없는 수면베개에 의존해서 시간을 끌면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주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는 급성불면증은 급성우울증을 동반하기 마련이고 심하면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수면리듬이 깨져 잠이 안 와 불안해질 때는 전문의와의 상담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제대서울백병원 정신과 김원 교수도 “깨진 수면리듬을 바로잡기 위해 하루 안 자고 24시간을 버티고 다시 수면 재조정을 하는 방법도 있다”며 “하루를 못 잤으면 24시간을 48시간으로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코모키수면센터 신홍범 원장은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의 경우 수면위생치료, 약물치료 외에 인지행동치료가 있는데 이는 환자의 근본적인 수면장애 문제를 찾아 바로잡아주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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