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역사의 뒤안길로 소리없이 ‘뚜벅뚜벅’

2009.08.25 09:16:33 호수 0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친노 진영이 주목받았듯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후에는 그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가 주목받고 있다. 오랜 세월 DJ의 곁에 섰던 이들은 상주를 자처하며 빈소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동교동계가 갖는 파급효과는 친노의 그것과는 달리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현장을 지켜온 친노 진영과는 달리 동교동계는 이미 상당부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이들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동교동계 인사들은 권력형 비리나 각종 재판에 연루되면서 정치 일선에서 멀어졌다. 사면 복권이 되기는 했지만 여의도로의 복귀는 쉽지 않았다. 지난 18대 총선에 나선 동교동계 인사 중 박지원 의원만이 DJ측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금배지를 달았을 뿐이다.

동교동계 인사들은 당장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권노갑 전 고문과 한화갑 전 의원, 윤철상 전 의원, 한광옥 전 비서실장, 안동선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중 현실정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이는 한화갑 전 의원 정도다. DJ의 유지를 계승하겠다며 민주진영의 통합 등에 나설 수 있지만 큰 파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때문에 유일한 현역인 박지원 의원에게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국민의 정부 시절 비서실장과 문화부장관을 지낸 박 의원은 DJ의 ‘복심’으로 불릴 만큼 그의 이념과 철학, 사상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 민주당에 DJ의 의중을 전하는 통로 역할을 했다.

대북송금특검으로 고초를 겪었지만 DJ의 지원을 등에 업고 정치 일선으로 돌아온 후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 초선 못지않은 활동력으로 당내에서도 인정받았다.

특히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천 전 후보자의 도덕적 결함을 밝혀내 중도 낙마시킴으로써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


현재 민주당 정책위의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향후 정국에서도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햇볕정책’으로 대변되는 DJ의 대북정책 기조를 계승하기 위한 정책수립의 중심에 설 것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DJ 입관식에서 비서진을 대표해 마지막 보고를 올렸다. “대통령님의 유지를 받들어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 평소에 그렇게 말씀하시던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가 잘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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