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태, 인맥관리 등 사소한 부분 챙기는 노력 필수
말발, 글발 키워 능력·역량 어필할 수 있어야 성공
불황이 지속되면서 샐러리맨들의 어깨가 처져만 간다. 고용불안이 높아질수록 직장 내 생존경쟁도 갈수록 치열해 ‘오늘도 살아남았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정도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자신을 빛낼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찾아오게 마련이다. 인맥 쌓기 노하우부터 회식자리에서 돋보이는 비법까지 사랑받는 직장인이 되는 비결을 모았다.
직장인들의 불안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몸값을 높이는 것은 두 번째 문제. 일단 살아남고 보자는 것이 샐러리맨들의 심정이다. ‘직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주제로 한 책들이 연일 판매 1, 2위를 다투는 것도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어떤 책에도 정답은 없다. 직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아는 사람은 바로 자신이다. 알면서도 지키지 못하거나 지키지 않는 사소한 것들이 쌓여 능력 없는 직장인을 만드는 것이다. 입사 초기의 마음가짐을 떠올린다면 성공적인 직장생활의 비법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기본부터 철저하게
초심으로 돌아가기
사랑받는 직장인이 되는 데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예나 지금이나 근태관리다. 출퇴근시간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도 근태는 직원평가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더욱 신경 써야 할 것은 출근시간. 많은 직장인들이 야근을 밥 먹듯 하는 요즘, 늦은 밤까지 사무실 불을 밝힌다고 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간 관리를 못하거나 능력 없는 사람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시간외 수당을 낭비하는 직원으로 찍힐 수도 있다.
그렇다면 승부를 낼 수 있는 건 출근 시간이다. 오전 아홉시에 임박해 허겁지겁 사무실로 뛰어 들어오는 직원을 예뻐할 회사는 어디에도 없다.
한 인사담당자는 “업무성과를 살펴보면 출근시간과 연관성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며 “조금이라도 일찍 출근해 그날 할 일을 정리하는 직원과 늦게 출근해 눈치를 보며 계획 없이 일을 처리하는 직원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맥관리 역시 성공적인 직장생활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잘나가는 상사에게 줄을 서거나 아부로 일관하는 구시대적 처세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과 부대껴 지내는 것이 직장생활이니만큼 ‘휴먼 네트워킹’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한 인사관리 담당자는 “어느 정도의 지위까지는 그 직원의 전문성이나 능력을 중요시하지만 중역을 뽑을 때는 얼마나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맺었는지를 고려한다”고 전했다.
인맥관리 노하우의 첫 번째는 신뢰를 주는 것. 출근시간, 회의시간, 업무마감시간 등 약속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기본이다.
첫인상도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서로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첫인상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심리학자들은 상대방의 눈을 보며 천천히 이야기하고, 남의 이야기를 잘 들으며 예의가 바른 이들을 좋은 첫인상을 주는 사람으로 꼽는다.
상대방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센스를 갖추는 것도 인맥관리를 하는 방법이다. 자신에게는 사소하고 쓸모없는 정보라도 상대에겐 좋은 정보일 수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정보들을 꾸준히 모으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한번 맺은 인연은 지속적으로 관리해 확실히 자신의 인맥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인맥지수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노하우는 연락을 자주 하는 것이다. 만나지 못하더라도 전화 통화나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해 꾸준히 인맥관리를 해야 한다.
말하는 능력을 일컫는 ‘말발’ 역시 능력만큼이나 중요하다. 아무리 출중한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 기업에서 직원선발을 할 때 커뮤니케이션과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따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역량을 어떻게 어필하느냐가 관건이다. 대세는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말발이 성공에 필수라는 것은 설문조사로도 나타났다. 듀오아카데미가 직장인 219명을 대상으로 사내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설문을 벌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7%인 169명이 ‘말 잘하는 직장인이 승진 확률이 높다’고 답했다.
‘말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한 직장인들은 73%(161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가끔 받는다’는 답변은 58%(128명), ‘자주’라는 답변이 12%(27명)로 집계됐다.
직장인들이 ‘말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때로는 37%(81명)가 ‘외부인과의 미팅’이라고 답했고, 31%(67명)는 ‘프레젠테이션 발표’, 16%(35명)는 ‘상사나 동료와의 대화’를 꼽아 직장인들이 업무뿐 아니라 대인관계 속에서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자신이 직장에서 ‘말하는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응답자의 89%(194명)는 ‘화술’을 배워서라도 직장에서 인정받고 싶다고 답했다.
최근에는 말하는 능력만큼이나 글 쓰는 능력도 중요해졌다. 기획안이나 보고서, 이메일 등 글을 써야 하는 업무가 점차 많아지는 만큼 논리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한 줄의 글이 직원을 평가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직장인 사이에서 불고 있는 글쓰기 열풍이 이를 말해준다. 동호회를 만들어 퇴근 후 글쓰기 연습을 하거나 사설학원을 다니며 글쓰기 교육을 받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다. 글쓰기가 두려운 직장인이라면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글 쓰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직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존경할 수 있는 멘토를 만드는 것도 직장에서 살아남는 비결 중 하나다. 직장인들은 흔히 “아무리 직장생활이 힘들어도 월급을 많이 주거나 배울 것이 많은 상사가 있으면 버틸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멘토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효과적으로 능력 어필
‘말짱’ ‘글짱’ 대접받아
회사원 이모(32)씨도 마음 맞는 멘토를 만나 만족스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케이스다. 입사 2년차인 이씨는 고민이 있거나 일을 하면서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땐 어김없이 사수에게 달려간다. 입사초기부터 든든한 지원군이면서 훌륭한 선생님이었던 사수는 지금까지도 누구보다 존경스러운 선배라고.
이씨는 “언제나 사수는 나에게 필요한 정보와 조언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힘든 상황이 닥쳐도 두렵지 않다”며 “직장에 믿을 만한 멘토가 있다는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크게 줄여준다”고 말했다.
멘토는 자신감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친다. LG경제연구원은 “치열한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직장인에게 필요한 첫째는 자신감 회복”이라며 자신감을 높이는 데는 멘토의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믿을 수 있는 ‘내 편’이 있다는 사실 하나가 자신감을 높여준다는 것.
스탠퍼드 대학의 알버트 반두라 교수는 “잘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마라”라고 격려해 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의 상당 부분을 회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문제는 닮고 싶고 기대고 싶은 멘토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흔히 말하는 ‘코드’가 맞고 존경할 수 있는 사수를 만나는 것은 모든 사람에게 오는 행운은 아니다. 때문에 직장 내에서, 또는 밖에서 멘토를 찾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근무시간의 연장인 회식자리에서도 전략이 필요하다. 회식자리는 인맥을 쌓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므로 자신을 돋보이게 만들 노하우를 만드는 것이 좋다. 그중 하나는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보다는 서먹서먹한 동료들과 어울리는 것.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 친해지는 것도 좋다.
회식도 업무의 연장
주량 넘기지 말아야
술에 취했다고 해서 자신의 자랑이나 과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은 금물이다. 누구나 술자리에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 이때 잘 들어주는 것이 좋은 인상을 남기는 방법이다. 또 언쟁이 발생했을 때 참석자들을 중재하고 이전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돌려놓는 것도 돋보이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량을 넘어서지 말아야 한다는 것. 술에 취해 마음에 있는 말을 모두 꺼내 놓거나 도를 넘은 농담을 일삼다가는 빈축을 사기 십상이다.
다른 직장으로 옮길 때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특히 동종업계로 이직을 할 때는 더욱 깔끔하게 마무리를 하고 나와야 한다. 자칫하면 나쁜 소문이나 뒷말만 무성하게 남을 수 있다. 먼저 후임자가 무리 없이 업무를 소화할 수 있도록 인수인계를 확실히 해야 한다. 되도록 구두가 아닌 서면으로 인계해주는 것이 뒤탈이 없는 지름길이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일 때 혼자 빠져나가는 것은 금물이다. 떠날 회사라고 해서 나 몰라라 하는 것은 두고두고 욕먹을 행동이다. 또 회사나 개인에 대한 불평이나 뒷담화는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확실하게 이직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직할 회사와 연봉계약서를 작성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이직사실을 발설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