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극에 달한 ‘갈증’ 푸는 데 이게 최고?

2009.07.21 10:10:29 호수 0호

얼마 전 산으로 등산을 간 이정구(47·남)씨는 “햇볕이 쨍쨍한데 30분 넘게 등산을 하고 목이 너무 말라 페트병 얼음물을 사서 벌컥벌컥 마시고 나니 배탈이 났다”며 “탈수를 막으려고 물을 마셨는데 오히려 탈이 났다”고 하소연했다.
무더운 여름에 오랫동안 운동을 한 후 목이 말라 갈증을 없애려다 더 갈증이 심화되거나 탈이 나는 사람들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갈증’ 최고조엔 ‘이온음료+물’

전문가들은 일반인의 경우엔 크게 상관없지만 위나 장의 기능이 약한 사람들은 여름철 물 마시기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물은 너무 많이 섭취할 경우 ‘수분중독’을 일으킬 수 있고 너무 부족할 경우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적당량을 매일 보충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하루에 섭취해야 할 물의 양은 어느 정도일까.

일반적으로 한 끼 식사에 500cc정도의 물을 섭취한다고 보며 하루에 1ℓ는 식사로 흡수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또 하루 동안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의 양은 약 700㎖~1ℓ 정도이며 심한 운동이나 더운 여름철의 경우에 많게는 22ℓ까지도 땀으로 나올 수 있으며 눈물이나 코 등의 분비물로도 배출하게 돼 그만큼 보충해 줄 필요가 있다.

전문의들은 여름에 요구되는 수분의 양은 늘어나며 세 끼 식사로 섭취하는 수분을 제하고라도 하루에 2ℓ는 매일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더운 여름, 운동이나 노동 등 갖가지 활동으로 인해 갈증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어떻게 갈증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갈증을 느낀다는 것은 이미 탈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며 운동을 하기 전에 충분한 섭취를 하거나 운동 중간중간에 15분마다 200~300㎖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운동전이나 중간에 물을 섭취하지 못했을 경우 갈증 해소를 위해 물, 탄산음료, 이온음료, 차 등 여러 가지 중에서 고민하게 되는데 정답은 땀 흘리는 정도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윤종률 교수는 “마라톤을 뛰다가 물을 마셨는데도 죽는 사람이 있는 것은 운동 후 땀으로 소실된 염분을 보충해 주지 못했기 때문으로 과하게 땀을 흘린 경우엔 전해질을 보충해줄 수 있는 이온음료가 낫다”며 “하지만 땀을 과하게 흘리지 않고 가벼운 운동엔 단순히 물을 마시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탄산음료에는 과당이 많이 들어서 오히려 더 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이온음료를 선택하는 것이 물보다도 흡수가 빨라 갈증을 해소하는 데 제격이다.
하지만 시중에 있는 이온음료는 농도가 너무 진해 오히려 또 다시 갈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김병성 교수는 “갈증을 해소하는 데 일반적으로 물의 온도는 4~10℃로 시원한 물이 적합하며 시중에 파는 이온음료는 농도가 너무 진해서 오히려 세포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또다시 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물과 이온음료를 반반씩 섞어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찬물 ‘벌컥벌컥’ 원샷 → ‘소화방해’

옛날 우리 선조들은 물을 줄 때 나뭇잎을 띄워줬다고 전해져 내려오는데 과연 여기엔 어떤 현명한 지혜가 담겨 있을까.
전문의들은 차가운 물은 장운동을 촉진시켜 변비에 도움을 주지만 너무 급하게 마실 경우 소화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건강한 사람들에게 크게 영향이 없지만 위나 장이 예민하거나 기능이 약한 사람들은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마셔야 한다.

차가운 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면 위의 움직임을 방해해 소화가 잘 안 될 수 있으며 복통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백유진 교수는 “소화효소는 체온에서 기능을 하는데 찬물을 갑자기 마시면 효소 기능이 떨어진다”며 “위 기능은 혈류가 중요한데 찬물이 들어가면 혈관이 수축해 영양을 미치거나 소화액이 희석돼 소화가 제 기능을 하는 데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동의대 제일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는 편은 아니지만 고기음식이나 단백질을 많이 섭취했을 때 찬물을 마시면 소화 효과가 떨어진다”며 “수분은 위장에서 흡수돼 세포까지 가야하는데 너무 차거나 혹은 뜨거운 것보다는 미지근한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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