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조건만남 하실래요?” 性을 파는 10대 소녀들

2009.07.14 11:18:04 호수 0호

채팅 통해 성인남성에 몸 파는 10대 소녀
성매매 뛰어든 14세 이하 청소년도 증가세



몸을 팔아 돈을 버는 청소년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유흥비나 용돈 마련이 아닌 생계비마련 수단으로 성매매를 택한 10대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더욱 심각한 것은 14세 이하 어린 청소년들의 성매매가 빠르게 증가한다는 것. 성인들의 성매매도 위험하지만 10대 청소년의 경우는 성매매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꽃다운 나이에 성을 팔아 돈벌이를 하는 청소년들의 실태를 알아봤다.

경기불황의 그늘은 청소년들에게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각종 아르바이트로 용돈마련을 하는 이들 가운데는 성매매로 돈을 버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경찰에 적발된 성매매 청소년은 2006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초등학생인 12세 이하 청소년 가운데 성매매로 돈을 번 청소년의 수는 2004년 19명에서 2005년 5명으로 줄었다가 2006년 10명, 2007년 13명 등으로 늘어나고 있다.

중학교 3학년인 A양도 성매매의 늪에 빠져든 청소년 중 하나다. A양은 최근 하루에 한 시간씩 꼬박꼬박 PC방에 간다. 채팅으로 자신에게 돈을 주고 성매매를 할 남자를 찾기 위해서다. 이 생활도 꼬박 6개월이 되어 간다고 한다. 아버지가 지난해 해고를 당하는 바람에 집안 경제가 휘청거렸을 때만 해도 성매매로 돈을 벌 생각은 하지 않았다.

편히 돈 벌려다 ‘그만’


그러나 매일 술로 사는 아버지를 대신해 파출부로 돈을 버는 어머니를 본 후엔 자신도 생활전선에 나갈 수밖에 없었다. 어린 두 동생은 A양을 더욱 숨 막히게 했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전에도 넉넉지 않은 집안 형편으로 인해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A양이었기에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예전과는 상황이 달랐다. 자신처럼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청소년들이 넘쳐나는 터라 쉽게 자리가 나지 않았던 것. 어쩌다 자리가 난다 해도 급여가 너무 적었다. 하루에 서너 시간씩 다리가 아프게 서서 일을 해도 자신이 쓸 용돈 정도를 벌 뿐이었다.

빠듯한 생활에 지쳐가던 A양은 잘못된 선택을 하고 말았다. 손쉽게 큰돈을 버는 친구의 유혹을 거스르지 못했던 것이다. 이미 1년 전부터 성매매로 돈을 벌던 A양의 친구는 자신이 자주 가는 채팅사이트를 알려줬고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들을 구하는 방법과 이들을 유혹해 돈을 버는 방법 등을 상세히 가르쳐줬다. 이른바 ‘조건만남’의 세계에 발을 들인 것이다.

처음엔 내키지 않았던 A양. 그러나 돈이 없는 고통을 너무 어린 나이에 알게 된 A양은 성매매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결국 모 채팅사이트에 들어가 자신의 성을 매수해 줄 남자를 발견했고 세 달 전 모텔에서 성매매를 했다. 받은 돈은 10만원. 얼떨결에 목돈을 만진 A양은 쉽게 돈을 버는 재미를 알게 됐다. 10만원은 1주일 동안 햄버거가게에서 꼬박 일해야 만질 수 있는 큰돈이란 걸 잘 알기에 성매매는 너무나 달콤한 돈벌이 수단이었던 것.

이때부터 A양은 일주일에 2~3번씩 성매매로 돈을 벌고 있다. 옳지 않은 돈벌이 수단이란 것은 잘 알지만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A양처럼 성매매를 경험한 많은 청소년들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매매를 한 청소년의 40%가 생활비를 벌기 위한 수단으로 성매매를 택했다. 다음으로 유흥비 마련(37%), 성적 호기심(4%), 친구의 권유(1%) 등이 뒤를 이었다.

나아질 줄 모르는 경기침체는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청소년들을 낳고 있는 것. 이는 가출청소년의 증가와도 무관치 않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해체되는 가정이 늘면 집을 나오는 가출청소년이 증가하고, 생활비 등을 마련하기 위한 성매매 또한 늘어나는 것이 일종의 공식이다. 이 공식이 어느 때보다 잘 지켜지는 것이 지금의 불황이라는 것.

보건복지가족부 청소년보호중앙점검단이 발표한 ‘2008년 하반기 가출 및 성매매 청소년 구호 실적’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35명이었던 가출 청소년이 90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청소년도 늘고 있다. 성매매를 하다 적발돼 집으로 돌려보내졌거나 청소년쉼터로 보내진 청소년은 모두 69명으로 상반기 36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들 청소년의 성매매는 대부분 인터넷 공간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대상 성매매 청소년의 95.4%가 성인들과의 접촉 경로로 인터넷 채팅을 들었고 나머지 4.6%만이 아는 사람의 소개를 받았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성매매로 돈을 버는 청소년들이 늘어난 이면에는 그만큼 청소년과의 성관계를 원하는 성인이 많다는 것이 자리한다. 이는 채팅사이트에만 가도 알 수 있는데 ‘조건만남’ ‘여고생’ 등의 방제가 붙은 방은 만들어지기 무섭게 성인남성으로 가득 차는 것이 대부분이다.

짐승 같은 어른들

지난해에는 성인 남성 100여 명과 성매매를 한 여고생이 경찰에 적발되어 얼마나 많은 성인들이 미성년자와의 성매매를 원하는지를 보여줬다. 수년에 걸쳐 성매매로 돈을 번 B양은 경찰에서 “아저씨들에게 내가 고등학생이라고 하면 더 좋아하며 ‘교복 입고 당장 나오라’고 했다”고 진술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퇴학과 가출 등으로 당장 생활비가 없었던 B양은 ‘가출한 18세 여고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채팅을 했다.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채팅. 그러나 접속하기 무섭게 성인남자들이 부나방처럼 달려들었다.

B양과 성매매를 한 남성은 신학대학 학생에서부터 대기업 사원, 애니메이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식으로 한 달에 20회에 가까이 성매매를 했지만 B양이 번 돈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남성들이 성관계를 맺은 뒤 돈을 주지 않고 도망가거나 1만원 이하의 적은 화대를 줬고 일부 남성들은 불법 성매매로 경찰에 알리겠다는 파렴치한 협박까지 일삼았던 것. 이처럼 돈을 원하는 청소년들의 욕망과 10대 소녀와의 성관계를 원하는 성인남자들의 수요증가가 맞물려 지금의 세태를 만들어낸 것이다.

한 청소년 전문가는 “어린 나이에 성매매에 빠져드는 것은 땀 흘린 대가만큼 돈을 받는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습득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며 “가출청소년과 성매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강화하고 이들을 성매매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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