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109)대림그룹-대림코퍼레이션

2013.07.30 11:13:03 호수 0호

매년 '집안 매출'만 무려 1조원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일요시사>는 일감 몰아주기 연속기획을 통해 대림그룹의 내부거래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915호 참조) 총 20개 계열사 가운데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 이해욱 부회장이 지분 89.69%(74만7637주)를 보유한 '대림아이앤에스'에 그룹 일감이 몰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율 낮지만…

그런데 대림아이앤에스 외에도 내부거래가 많은 대림그룹 계열사는 또 있다. 바로 '대림코퍼레이션'이다. 이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1994년 설립된 대림코퍼레이션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도매업체다. 운송 주선과 건축자재 매매, 예술 관련 서비스 등도 한다. 서울 중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여수·충주·대전과 싱가포르에 지점을, 중국·베트남엔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그룹 주력인 대림산업 최대주주(21.67%·754만1162주)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대림코퍼레이션은 매년 매출이 증가 추세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1조원대였던 매출은 2007년 2조원이 넘더니 2010년 3조원을 돌파했다. 2011년과 지난해 매출은 각각 4조3997억원, 4조1593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은 20∼40%대로 나타났다. 대림코퍼레이션의 관계사 의존도는 ▲2000년 36% ▲2001년 29% ▲2002년 29% ▲2003년 35% ▲2004년 22% ▲2005년 35% ▲2006년 34% ▲2007년 42% ▲2008년 30% ▲2009년 32% ▲2010년 32% ▲2011년 34% ▲지난해 28%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일요시사>가 지적한 다른 기업들의 내부거래율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그 금액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종속기업(1055억원), 관계기업(2179억원), 기타기업(8591억원) 등 특수관계자들과 거래한 금액이 1조1825억원에 이른다. 2011년에도 종속기업(1315억원), 관계기업(1117억원), 기타기업(1조2673억원) 등과의 내부거래액이 1조5105억원이나 됐다.


종속기업은 중국법인과 베트남법인, 관계기업은 대림산업이다. 기타기업은 여천NCC, 폴리미래, 대림자동차공업, 삼호, 케이알코폴리머, 대림씨엔에스, 켐텍 등 26개사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이들 '식구’'의 운송업무를 맡는가 하면 연료유(B-C유)와 타일, 알루미늄, 폴리부텐 등을 납품했다.

이준용·이해욱 '오너 부자'가 대주주
지난해 228억원…해마다 두둑한 배당도

그전에도 해마다 수천억∼1조원을 내부에서 채웠다. 대림코퍼레이션의 내부거래액은 ▲2000년 4265억원 ▲2001년 3999억원 ▲2002년 3522억원 ▲2003년 4063억원 ▲2004년 3920억원 ▲2005년 5614억원 ▲2006년 5563억원 ▲2007년 8567억원 ▲2008년 8022억원 ▲2009년 8460억원 ▲2010년 1조1019억원으로 나타났다.

대림코퍼레이션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씨'들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이 명예회장이 지분 60.96%(449만137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이 부회장이 32.12%(236만5962주)를 갖고 있다. 차남 해승씨도 지분(0.74%·5만4628주)이 있다. 나머지는 계열사인 오라관광(6.18%·45만5235주)이 소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경영승계 1순위인 '대림 황태자'. 이 부회장은 2005년 대림코퍼레이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가 이듬해 사임했다. 2007년 재선임된 그는 지난 3월 다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3남 해창씨도 대림코퍼레이션 전무로 근무하면서 경영수업 중이다. 반면 해승씨의 경우 대림산업 유화부문에서 근무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미국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대림그룹 오너일가는 대림코퍼레이션에서 두둑한 배당도 챙겼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주당 3100원씩 총 228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물론 이 돈은 대부분 오너일가 주머니로 들어갔다. 이 명예회장이 139억원, 이 부회장이 73억원, 해승씨가 2억원을 챙겼다. 대림코퍼레이션은 2010년과 2011년 각각 92억원, 55억원을 배당했는데, 이 역시 90% 이상이 오너일가에 돌아갔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이 부회장의 지분 취득을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2008년 물류 계열인 대림에이치앤엘(H&L)을 흡수·합병했다. 합병 비율은 1대 0.78. 대림H&L 지분 100%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그전까지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이 전혀 없었지만, 합병을 통해 단숨에 대림코퍼레이션 2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이 부회장의 승계용이란 의혹이 불거졌다. 대림H&L '몸값'을 너무 후하게 쳐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합병 전인 2007년 대림H&L의 매출은 2015억원, 순이익은 123억원이었다. 그나마도 매출 절반이 계열사 물량이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같은해 매출 2조459억원, 순이익 744억원을 올렸다.

사실상 개인회사

경제개혁연대는 "대림H&L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매출의 57.5%가 관계사와의 거래로 발생하는 등 내부 지원에 힘입어 단기간에 급성장해 2세 승계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 부회장이 합병을 통해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확보한 것은 총수일가만을 위한 지배권 승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림 측은 "합병은 적법하게 진행한 것"이라며 "합병 비율도 외부 전문기관의 엄격한 평가에 따른 적절한 결정이었다"고 반박했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일감 받는' 대림코퍼레이션 기부는?

대림그룹 계열사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대림코퍼레이션은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림코퍼레이션은 지난해 2억2400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이는 매출(4조1593억원) 대비 0.005%에 불과한 금액. 2011년엔 매출(4조3997억원)의 0.01%인 5억4700만원을 기부했다. 2010년의 경우 4300만원을 기부했는데, 이 역시 매출(3조4000억원) 대비 0.001%에 불과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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