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다문화가정 수호천사’ 조용경 한국다문화센터 공동대표

2013.06.03 14:23:22 호수 0호

“피부색이 뭐 중요한가요?…우린 한가족”

[일요시사=사회팀] 포스코건설 부사장,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을 역임했던 조용경 한국다문화센터 공동대표가 다문화가정 지킴이로 나섰다. 현역에 있는 동안 분에 넘치는 혜택을 받아 지금은 사회에 봉사함으로써 혜택을 돌려주고 싶다는 조 대표. 그가 말하는 다문화가정의 실상은 어떤지 들어봤다.


 



조용경 한국다문화센터 공동대표는 경상북도 산골에서 나고 자라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지난해 안철수 대선캠프 국민소통자문단장으로 잠시 정치에 발을 들였다가 이념의 문제로 정치권에서 발을 뗐다. 이후 조 대표는 현재 가장 중요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꼽히는 다문화가정의 처우를 개선시키기 위해 수호천사를 자처했다.

 

주례·강의로 봉사

 

“현역에 있는 동안 받아왔던 분에 넘치는 혜택을 받아왔죠. 은퇴 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사회에 봉사함으로써 환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지금은 젊은 예비부부들을 위해 주례를 봐주며 사례를 받지 않고 대신 봉사단체에 기부하도록 제의하곤 해죠. 전국 대학을 돌며 순회 특강도 하고요. 그리고 큰 개념의 봉사인 다문화센터 대표를 맡아 어려운 현실에 부딪힌 이들을 도와주려 노력하고 있어요.” 

 

다문화가정에 대한 국민의 편견과 인종차별은 세계적으로 꼽힐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인종차별과 관련된 영국 모 리서치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인종차별 수준이 세계 상위권을 차지한다고 나타났다. 30∼40%가까이의 인구가 “다른 인종이 우리나라에서 사는 게 싫다”고 조사됐다고 한다.

 

“한국을 소위 단일민족이라고 하는데 시대가 변했으면 의식도 변해야하는 건 마찬가지죠. 타 국가에서 이주한 여성들을 단지 나이 많은 노총각의 성적도구나 애 낳는 기계, 노동인력으로만 대하는 비인간적인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코리안 드림에 대한 희망을 품고 왔는데 우리가 그들을 사람답게 대접하지 않고 도구로 생각한다면 그만큼 야만적인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국민들 아직도 편견·인종차별 심각한 수준
정치권 ‘표관리’급급 구체적 개선책 없어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의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거나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소외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퇴를 결정하고 가출청소년으로 전락된 비행에 노출되기 쉽다.

 

또한 비행이 지속되면 훗날 범죄자로 클 가능성이 높다. 취업문제 또한 배제할 수는 없다. 소외된 아이들은 사회부적응자로 몰려 취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인종편견이 너무 심해요. 리틀 싸이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그가 베트남계 아이라고 해서 네티즌들의 집중 악플을 받고 있는 현실이 정말 안타까워요. 이러한 인종차별은 곧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고, 죄 없는 다문화가정 일원들만 사회부적응자로 몰리게 되죠. 그들도 우리 사회 하나의 공급원으로서 소중한 존재인데, 현저히 낮은 국민의 의식수준 때문에 피해를 입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입니다.”

 

국회나 자치단체에서도 자신의 표 관리를 위해 다문화를 언급할 뿐 구체적인 개선책은 없는 상황이하고 한다. 실제로 그 사람들의 처우를 근본적으로 개선시키거나 취업이나 복리문제에 대한 개선책은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

 

정부에서 마련한 다문화가정과 관련된 예산 역시 정치적인 행사의 인건비로 들어가는 것이 대부분이지 순수하게 다문화 가정을 위해 돌아가는 혜택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에서 다문화가정이 차지하는 인구가 벌써 130만∼140만명에 달하고 있어요. 가구 수만 35만이죠. 갈수록 증가하는 다문화가정 수에 비해 처우나 개선책은 전무하다 싶을 정도로 열악해 아쉬움이 남죠. 가까운 나라 일본만 해도 다문화가정에 처우는 확연히 다르거든요. 그들은 다문화가정이 형성되면 가족 일원이 이주여성 혹은 남성국가의 말을 배워 같이 융화될 수 있게 끌어안는다고 해요. 포용하는 자세가 남다른거죠.”

 

정부의 관심 절실

 

국민의 작은 후원을 모아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고자 하는 조 대표. 그는 지금도 전국적으로 다문화 단체를 네트워킹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만 6세에서 만 15세까지의 다문화 아이들을 선별, 다문화어린이 합창단을 만들어 정부의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시켜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사는 자부심을 키워주고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어디 내놔도 손색없을 만큼 굉장히 수준 높은 합창단이라고 했다.

“다문화 아이들아,고맙다, 미안하다,우리가 더 노력할게” 

 


“국민의 인식을 바꾸는 노력 못지않게 다문화가정에 대한 정부의 사려 깊은 관심과 지원도 절실해요. 이주여성과 외국인노동자들이 점점 증가하는 현 상황에 맞게 다문화가정의 문제점을 깊이보고 처우개선 시키려는 정부의 노력이 시급한 때인 것 같아요. 비록 개선이 되기까지 오래 걸리더라도 다문화가정이 한국에서 떳떳하게 살아갈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조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약속하듯 이런 말을 남겼다.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너희들이 당당하고 떳떳한 한국인으로 살 수 있게 우리가 발로 뛰며 더 노력할게. 서로 마음을 열고 열심히 살자.”


 

김하은 기자 <jisun86@ilyosisa.co.kr>


 

[조용경 대표는?]

 

▲서울대 법학 
▲한국은행 조사부
▲도서출판 한송 대표
▲민주자유당 총재비서실 차장
▲포스코개발 전무이사
▲한국공정거래협회 하도급분쟁조정위원
▲송도신도시개발 사장
▲포스코건설 부사장
▲한국트라이애슬론연맹 부희장
▲포스코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부회장
▲포스코엔지니어링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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