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리맨’의 진화

2009.05.26 14:28:03 호수 0호

여고 앞에서도 이메일 속에서도 ‘펄럭펄럭’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을 지나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그 누구보다 따뜻한 날을 기다렸던 이들이 있다. 다름 아닌 ‘바바리맨’들이다. 대부분 속옷을 입지 않고 바바리만 걸치고 다니기에 추운 계절은 활동하기에 부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바리맨에 남자만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최근에는 노출증이 심한 ‘여자 바바리맨’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사이버 바바리맨’까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휴대폰의 최신 기능인 ‘영상통화’를 무작위로 걸어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바바리맨의 진화’라고 할 수도 있을 법하다. 바바리맨들의 이야기를 집중 취재했다.

흔히 ‘바바리맨’이라고 하면 여학교 앞에 나타나 갑작스레 자신의 성기를 노출하는 사람을 말한다. 꼭 학교 앞이 아니더라도 으슥한 골목길이나 늦은 밤의 공원에서 여성들을 대상으로 음란한 행위를 하기도 한다.

사이버 바바리맨까지
이메일 열었다 ‘화들짝’



특히 이들의 활동은 봄이 되면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그들에게 새로운 욕구를 불러일으키며 겨우내 참았던 자신의 과다 노출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요즘 같은 경우에는 바바리를 입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자신들만의 ‘패션’이 그리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특이한 바바리맨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사이버 바바리맨’들이다. 어떤 면에서 볼 때 쇼핑이나 금융, 커뮤니케이션 등 상당수의 일상적인 일들이 인터넷에서 해결이 가능한 상황에서 바바리맨들만 현실에 갇혀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어불성설.
얼마 전 휴대폰의 영상통화 기능을 이용, 불특정 여성들에게 자신의 성기를 무작위로 노출한 사이버 바바리맨이 경찰에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3살의 젊은 청년이었던 그는 바바리맨에 대한 묘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날씨 더워지면서 바바리맨들도 기승 과다노출증 만족
여성 이메일 주소 골라 은밀한 부위 노출 사진 보내기도
바바리맨 앞에서 소리지르거나 놀라는 모습  금물
피하지 말고 경찰에 넘기거나 휴대전화로 찍어야


TV나 영화에서 바바리맨을 개그의 소재로 삼을 때 남들은 모두 웃지만 그만큼은 심각한 표정을 짓곤 했다. 그만큼 자신도 그러한 행위를 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 바바리맨을 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가 선택한 방법은 자신의 얼굴을 노출시키지 않고, 성기 노출 후 경찰을 피해 뛰어다닐 필요도 없는 ‘사이버 바바리맨’이 되기로 결심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영상통화였다.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의 노출만큼이나 짜릿함이 있었고 또한 휴대폰만 닫으면 그녀들의 신고와 경찰들을 피해 길거리를 뛰어다닐 필요도 없었기 때문에 그에게는 더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물론 발신자표시를 하지 않았지만 해당 통신사에 통화기록이 남기 때문에 그의 행각은 그리 오래지 않아 발각이 되고 말았다.

사이버 바바리맨은 영상통화만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이메일도 자신의 쾌락을 추구하기에 아주 적절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사실 여성들의 이메일 주소를 얻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싸이월드의 파도타기만 해도 손쉽게 수없이 많은 이메일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일은 자신의 성기를 찍어 파일첨부만 하면 되는 것이다. 황당하게도 이러한 ‘바바리맨의 이메일’을 받아봤다는 한 여성의 이야기다.

“사실 대개의 스팸메일의 경우 나의 이름까지 정확하게 이메일 제목에 집어넣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그러한 이메일은 무차별적으로 이메일을 수집해서 뿌리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메일의 경우 내 이름이 정확하게 들어가 있었다. 집요하게 각각의 이름을 확인하면서 이메일을 보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무심코 ‘내가 잊고 있었던 사람인가’라는 생각에 메일을 클릭했는데 볼썽사나운 남성의 성기가 떡하니 눈앞에 나타났다. 순식간에 소리를 질러 남편도 깜짝 놀랐고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야 하기도 했다. 도대체 왜 그런 일을 하는 정신병자들이 늘어나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
사실 바바리맨들은 엄격한 의미에서 일종의 정신병 환자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대부분 성격장애를 가지고 있으며 충동적인 성향은 물론 반사회적인 성향까지 함께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교정이 몹시 어렵고 한번 노출의 쾌락을 맛본 이상 그것을 끊기도 무척이나 힘들다고 한다.

또한 그들의 그러한 성향은 한순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고 어린 시절부터 지속적인 성적인 억압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기에 뿌리부터 뽑아내는 심리적인 치료를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아직까지 바바리맨들 그 자신이나 혹은 그들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 자체가 그들을 ‘환자’라고 보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

특히 그들은 자신들의 남성다움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고 한다. 대부분 원래는 내성적이거나 수줍어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이성과의 원활한 교제도 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다. 결국 정상적인 성적 발달이 이뤄지지 않았고 이것이 잘못된 ‘노출’이라는 방향으로 해소된다는 이야기다.
최근에는 이들 바바리맨들이 온라인상의 카페를 만들어 그들만의 모임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온라인에서 ‘정모’를 통해 함께 정보를 공유한다고 한다. 여자들을 더욱 놀래키는 법이나 혹은 경찰의 순찰이 별로 없는 으슥한 골목길에 대한 정보, 그리고 바바리에 대한 정보들도 많이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카페는 워낙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이 커뮤니티에 쉽게 접근할 수가 없다. 또한 일단 한번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활동하지 않거나 자신의 경험담을 계속해서 올리지 않으면 강퇴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만큼 철저한 규칙에 따라서 회원활동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다.

성격장애의 일부로 분류
반사회적 성향까지 가져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들에게도 철저한 지역 구분이 있으며 오랜 활동을 한 고수 바바리맨과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하수 바바리맨 간의 역할분담도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고수의 경우에는 중학교 앞이 자신의 지역으로 배당되며 하수들의 경우 여대 앞에서 철저하게 훈련받을 것을 요구받는다는 이야기다.
일반인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일들이겠지만 그들에게는 자신들만의 커뮤니티를 꾸려나가기 위한 ‘치열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때로 지방으로 ‘원정’을 가기도 한다. 사실 서울 시내에는 많은 바바리맨들이 이미 다양한 지역을 섭렵했기 때문에 이제는 ‘미개척지’를 위해 지방으로 출장까지 간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여자 바바리맨들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물론 학교 앞에서 성기를 노출하는 패턴을 보이지는 않는다. 그것은 보다 과감한 남성들에게나 적합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들은 대부분 아파트 베란다 등에서 빨래는 걸거나 청소를 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노출을 하거나 혹은 인근의 공원 등을 주 타깃으로 삼는다.

시간대는 얼굴이 잘 확인되지 않는 아주 늦은 밤이나 새벽에 가까운 시간이라고 한다. 그들 역시 과도한 노출증 환자들로서 지나가는 낯선 남성들에게 자신의 나체를 보여주거나 성기를 노출하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 남성들과의 직접적인 성관계를 맺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저 그렇게 자신의 몸을 보여주면서 스스로가 여자임을 확인받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몸에 매력을 느끼는 남성들의 시선을 즐길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바바리맨, 혹은 바바리우먼들의 행위는 명백하게 불법이라고 할 수 있다. 형법 245조 공연음란죄에 해당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을 상대로 음란행위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에서 음란행위란 성욕을 흥분, 또는 만족케 하는 행위로서 사람들에게 수치감과 혐오감을 주어야 한다. 바라리맨의 행위가 보는 이로 하여금 놀라게 하고 때로는 수치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그들은 분명 ‘공연음란죄’를 범한다고 할 수 있다.

비명, 도망은 금물
태연히 대처해야

그렇다면 그들의 행위에 대처하는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일단 전문가들은 성기 노출에 대해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바바리맨들이 즐기는 것은 바로 여성들의 그러한 비명 소리나 놀라는 눈초리, 그리고 그것 때문에 도망가는 모습이라고 한다.
정상적인 사람들과는 다르게 상대방의 그러한 행위들에서 성적인 만족을 얻기 때문에 바로 그들에게 그러한 성적만족을 주지 않아야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서 심드렁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또한 이렇게 놀라지 않아야 함은 물론 휴대폰을 통해 증거사진을 찍어야 한다. 비록 그들이 여성들 앞에서는 용기 있고 과감하게 성기를 노출 할 수 있지만 실제 그들의 성격은 매우 소심하기 때문에 경찰을 몹시 두려워한다고.
따라서 성기 노출 즉시 휴대폰을 꺼내 현장 사진을 찍으려는 행동을 취하는 등 어느 정도의 액션을 취할 경우 그들의 성적 만족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더 이상 그러한 행위들에서 즐거움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자리를 피하는 데서 그칠게 아니라 그들을 적극적으로 검거해서 경찰에 넘기는 행위도 필요하다. 만약 여러 명의 여자들이 함께 그 현장을 목도했다면 힘을 합쳐 바바리맨을 잡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거추장스러운 복장을 했기 때문에 달아나는 것에도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따라서 그들을 잡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라는 것이다. 대개 그들은 그들의 출몰지역 인근에 차량을 세워놓고 도주로를 확보해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차량번호를 적어놓고 바로 신고하는 것 역시 이들의 검거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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