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시장상인·상담원 무한변신 "바닥민심 읽는다"

2009.05.26 11:07:37 호수 0호

김문수 경기도지사 현장경영 들여다보니


체계적 준비 후 1월부터 일일체험 ‘민심 탐방’ 나서
꾸준히 택시기사 체험하며 새로운 것 도전 또 도전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민생탐방 릴레이가 도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1월부터 택시운전기사, 시장상인, 기업 대출상담원, 염색공장 노동자 등 민생체험을 이어오고 있다. “더 이상 탁상행정은 없다”며 취임 이후 줄곧 바닥 민심을 읽기 위해 직접 현장으로 뛰고 있는 것. 직접 체험을 통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도정에 반영하고 있어 도민들도 환영하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왔다. ‘1일 체험’을 통해 바닥민심과 가까운 곳에서 도민과 함께 호흡하기 시작한 것이다. 
택시기사 체험은 그 시작이었다. 김 지사는 택시운전을 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두 달 간 택시운송사업조합이 실시하는 필기시험과 운수종사자 교육 등을 통해 택시운전자격증을 취득하고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월27일 수원에서 일일 택시기사 체험에 나섰다.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택시업계의 어려움을 직접 느껴보는 한편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서다. 택시가 여러 사람을 만나볼 수 있어 민심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한몫했다.
김 지사는 1일 체험 후 “택시 승강장마다 길게 늘어선 택시들을 보니 경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겠더라”며 “손님이 정말 적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택시 타고 민심 속으로

이어 “택시 운전사를 해 보니 택시 운영시스템에도 개선할 부분이 있는 것을 느꼈다. 이 경험을 도정에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몇 차례 더 택시 체험을 한 뒤 시간이 되면 다른 분야 경험도 해 볼 생각”이라며 민생탐방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지사는 1월27일 수원에서의 체험을 시작으로 2월15일 의정부, 21일 성남, 3월15일 고양, 29일 용인, 4월5일 안산 등에서도 하루 12시간씩 직접 택시를 몰며 민생고를 살폈다.

그는 고양시에서 네 번째 일일 택시기사를 체험하면서 “택시기사 일일체험을 할수록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손님이 없어 무작정 기다리는 시간도 많다”고 말했다.
이에 택시기사들은 “택시는 경기의 영향을 가장 빨리, 가장 많이 받는다”며 “요즘엔 손님들이 거의 없고, 예전 같으면 손님이 몰리던 시간에도 지금은 거의 대기하는 시간이 많아 하루벌이조차 힘들다”고 힘겨움을 전했다.
김 지사에 이어 경기도 공무원들도 택시 운전대를 잡고 1일 체험에 동참했다. 생생한 도민의 소리를 교통 정책에 반영하고 택시업계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공무원 택시 운전 체험에 110명이 지원함에 따라 도는 수원시내 4개 택시업체와 휴일이나 주말에 한해 택시 운전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 관계자는 “체험 공무원을 중심으로 택시 동아리 ‘T.O.P(Taxi of People)’를 만들어 도민들의 요구 불편 사항을 정책에 반영하고 택시 지원 정책도 개발해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4월 들어 재래시장 상인이 되는 등 체험의 포복을 넓히고 있다. 김 지사는 상인체험에 앞서 성남 중앙시장을 방문,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격려했으며 성남 모란시장에서 일일 상인이 돼 과일, 채소, 생선을 팔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는 “현장의 목소리와 분위기를 직접 확인해야 시민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장을 찾았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어려운 재래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 진정한 서민경제를 느낀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27일에는 수원 인계동 수원종합고용지원센터를 찾아 일일 취업상담원 체험을 했다. 김 지사는 이날 센터 구인 구직상담 12번 창구 명예 상담원으로 나서 구직자들에게 일대일 취업상담을 했다.

김 지사는 주부와 노인, 외국인근로자 등을 만나 이들에게 과거 직장 경험과 특기, 자격증 소지 여부 등을 질문하며 구직자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소개했다. 특히 이날 여성 구직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결혼이나 출산 등으로 경력이 단절될 수밖에 없는 여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실업급여 대상자 교육에 참석해 “나도 공장생활 7년, 실직생활 10년을 하면서 이력서를 10장씩 가슴에 품고 다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준 적이 있지만 지나고 보니 그 시절이 내 인생의 가장 큰 원동력이더라”라며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각오만 있다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으니 남의 눈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상담원 체험을 마친 김 지사는 대기실에서 기다리던 주부와 노인, 외국인 근로자 등으로부터 애로사항을 들었다.
도민들도 김 지사의 행보를 반기는 분위기다. ‘탁상행정’을 벗어나 바닥 민심을 직접 듣고 어려움을 같이 경험해 정책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만 찍고 사라지는 ‘보여주기 행정’일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김 지사가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를 걷고 있어 ‘믿음’을 얻어가고 있다는 평이다.

김 지사는 “국회의원 시절에도 한 달에 한 번 꼴로 의정보고서를 내 지하철 역사를 돌며 도민들과 대화했다”면서 “국민들과 도민들을 위한 깨끗한 마음으로 민생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택시기사 체험 등이 민폐 또는 전시성 이벤트라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면서 “민생탐방은 포기할 수 없는 보람있는 행사"라고 강조했다.

‘체험맨’으로 무한변신

경기도 측은 “김 지사가 종일 외부에서 현장 체험 등의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사무실에 있을 시간이 거의 없다. 주말을 반납한 적도 많다"고 전했다.
“택시기사, 시장상인, 기업대출상담, 염색공 등 일일 체험을 하는 이유는 어려운 사람과 함께한 경험이 가장 소중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어려운 일에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김 지사. ‘탁상행정’을 벗어난 그의 행보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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