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좌안 : 마리 이야기 ① 우안: 큐 이야기 ①

2009.05.19 15:05:49 호수 0호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의 대표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냉정과 열정 사이> 10주년을 기념하며 다시 함께 출간한 장편소설<좌안>과 <우안>은 50여 년 동안 아주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전혀 다른 인생을 살면서도 비슷한 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 마리와 큐의 이야기이다. 10년 전과 다름없는 감성에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더 깊어진 시선이 더해져<냉정과 열정 사이>를 뛰어넘는 감동을 전해줄 이번 작품에서, 두 주인공 마리, 큐를 통해 이룬 두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문학적 성장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두 명의 작가가 같은 주제로 동시에 소설을 쓴다면 어떨까? 이 단순한 의문은 두 권의 이야기가 합쳐져야 비로소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는 독특한 릴레이 연애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를 탄생시켰고,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라는 이름을 수많은 독자에게 각인시켰다. 그 후 10년,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던 아오이와 쥰세이의 사랑은 좌안(左岸)과 우안(右岸) 사이의 인생이라는 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향해 선 마리와 큐가 되어 나타났다.

<좌안: 마리 이야기><우안: 큐 이야기>는 남과 여, 두 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생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문체로 단조로운 일상에 빛을 더하며 많은 여성들의 공감과 지지를 얻어온 에쿠니 가오리는 ‘마리’라는 여자의 인생을 조망한 작품<좌안: 마리 이야기>에서 변함없는 관찰력과 불시에 감정을 자극하는 문장으로, 한 번의 생에서 수없이 반복하는 만남과 이별에 주목한다.

춤과 술과 남자를 좋아하는 주인공 마리.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삶 속에서 마리는 ‘준비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 일들―오빠 소이치로의 자살, 엄마의 가출, 남편의 사고―을 ‘초연하게’ 받아들인다. 돌아보지도, 멈추지도 않고 ‘더 멀리 가라’는 속삭임을 따라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한 번의 만남과 한 번의 이별을 겪을 때마다 마리에게는 하나씩 그림자가 더해지지만, 에쿠니 가오리가 그린 그림자는 어둠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낡고 닳아가는 시간 속에서 주인공 마리는 자신만의 빛을 더한다.

삶과 사랑에 대한 진실을 정직하고 힘 있는 문체로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작가 츠지 히토나리는<우안: 큐 이야기>를 통해,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고 지켜나가는 일은 고통의 연속이겠지만 그런 고통이 인생이고, 그러다가 가끔 행복이 찾아오면 자신이 살아있다는 그 기적 속에서 행복을 고맙게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한다.

건널목에서 강아지를 구하려다 한쪽 다리를 잃은 마음씨 상냥한 조폭 아버지 엔도 다쿠미, 다쿠미의 그런 모습에 반해 같이 살게 된 호스티스 어머니 소후에 나나, 마리의 오빠이자 죽어서도 큐의 인생을 크게 움직이는 어린 철학자 소이치로, 파리에서 만나 아름답고 슬픈 사랑을 나누었던 아내 네네, 그리고 항상 마음속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소꿉친구 마리…. 큐는 그들과 함께 울고 웃던 나날을 추억하면서 남아 있는 자신의 운명을 마주하려 한다.

좌안 : 마리 이야기 ①에쿠니 가오리 저/ 김난주 역/ 소담출판사 펴냄/ 1만원
우안: 큐 이야기 ① 츠지 히토나리 저/ 양억관 역/ 소담출판사 펴냄/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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