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실업자 93만명 넘어서 사상 최악의 취업난
자신의 현재 조건 정확한 분석 뒤 눈높이 맞춰야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대졸자 절반이 백수라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지금의 취업난은 어느 때보다 골이 깊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취업에 성공하는 이들은 있다. 성공한 이들 중에는 어느 기업이라도 군침을 흘릴 만한 인재도 있지만 평범한 조건을 가진 구직자들도 있다. 이들은 자신의 현재 조건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정보를 수집해 그에 맞는 취업전략을 만들어 취업문을 뚫은 이들이다. <일요시사>에선 취업관문을 통과하는 비법을 알아봤다.
백수 100만명 시대다. 4월 실업자가 93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여실히 보여줬다. 취업은 그야말로 신의 선택을 받은 자들의 몫.
알아주는 명문대 출신에 빵빵한 스펙(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을 이르는 말)을 가진 ‘엄친아’들조차도 패배의 쓴 잔을 마시기 일쑤다. 그러나 이런 잘난 구직자들은 언젠가는 취업문을 통과하기 마련이다. 인재에 목이 마른 건 기업도 마찬가지고 이들을 원하는 곳이 언젠가는 나타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어정쩡한 스펙에 특별히 내세울 것 없는 수많은 평범한 구직자들이다. 그저 그런 학벌에 그저 그런 토익점수, 자기소개서에 쓸 만한 특별한 경험도 없는 이들은 앞날이 더욱 깜깜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뚫고 당당히 직장인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까.
<1>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명확히 하라
혹자는 그럴지도 모른다. “이 취업난에 적성이 웬말이냐. 월급 주는 곳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달려가야 한다”고. 하지만 취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적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성을 무시하고 ‘뽑아주는 곳이면 어디든’이란 생각으로 취업시장에 발을 들인다면 취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많은 구직자들이 원하는 꿈의 직장에 입사하고도 적성에 맞지 않아 몇 번의 이직을 한다. 이모(28·여)씨도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취업한 케이스다.
대학시절 부지런히 취업준비를 한 이씨는 여느 취업준비생들처럼 수십 통의 원서를 각종 기업에 넣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는 고민하지 않았다. 그녀의 기업선택기준은 높은 연봉과 복리후생, 인지도 외엔 없었다. 그런 이씨는 지난해 금융권 취업에 성공했다.
그러나 출근하자마자 문제는 발생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직장생활과 너무나 달랐던 것. 금융권에서 일하는 것이 녹록지 않다는 것은 입사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나 몸으로 느끼는 업무의 강도는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무엇보다 업무의 내용이 전혀 자신의 적성과 맞지 않았다. 이렇다 할 적성이 없던 이씨지만 하루 종일 사람들을 상대하고 돈 계산에 머리를 싸매야 하는 업무는 전혀 그녀의 적성이 아니었던 것. 결국 입사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취업 정보 사이트 등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결국 그녀는 현재 학원강사로 용돈을 벌며 취업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이씨처럼 적성을 무시한 채 취업했다가 결국 사표를 던지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정규직으로 뽑힌 신입사원 10명 중 3명은 이미 해당 기업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를 보여준다.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했지만 1년도 되지 않아 ‘파랑새족’ 대열에 합류하는 직장인이 부지기수란 것.
이 같은 불상사를 겪지 않으려면 원서를 내기 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2>눈높이를 낮춰라
많은 대학생과 구직자들은 대기업 취업을 바란다. 작은 기업을 목표로 하는 구직자는 매우 드물다. 때문에 최악의 취업난에도 중소기업들은 구인난에 시달린다고 하소연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정해져 있다. 그 수도 구직자에 비해 아주 적다. 이마저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면 허황된 꿈에 매달려 허송세월을 보내기보다는 눈높이를 낮춰 취업전략을 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를 위해선 대기업 못지않게 건실한 알짜 중소기업을 찾아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
눈높이를 낮춰 취업하는 것은 경력 쌓기에도 도움이 된다. 많은 직장인들은 업무경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취업을 하고 나서야 알았다고 말한다. 자신보다 학벌도, 스펙도 떨어지는 상사가 경력이 많다는 이유로 고 연봉을 받으며 더 좋은 직장으로 스카웃되는 것을 볼 때면 더욱 그렇다.
한 인사담당자는 “최근 신입사원에 지원하는 사람들 중에는 경력자들도 꽤 눈에 띄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같은 돈을 주고 사람을 쓴다면 관련업무 경력이 있는 사람을 고를 수밖에 없다”며 “‘진짜 신입사원’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만큼 무조건 대기업을 노리기보다는 조금 낮은 곳에서 경력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아무리 극심한 취업난에도 틈새시장은 존재한다. 적극적으로 취업정보를 수집한다면 경쟁력은 낮으면서도 근무조건 등은 좋은 틈새직업을 찾을 수 있다.
<3>틈새시장을 노려라
예를 들면 자신의 현재 조건을 인정하고 대기업보다는 대기업 계열사나 지방 지사 등을 노려 취업에 성공하는 케이스가 있다. 도소매나 생산기술 등 구인난을 겪고 있는 틈새직종들에 도전하면 좀 더 용이하게 취업을 할 수도 있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직업은 아니지만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살아남을 수 있는 이색직업을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취업성공 비법 중 하나다. 지방 국립대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취업을 한 박모(30)씨도 해외취업에 성공한 케이스다.
박씨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일본 IT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공부를 했다. 대기업 취업을 노리는 동기들도 많았지만 틈새시장을 노렸고 4년 동안 일본어 공부와 자격증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졸업과 동시에 취업에 성공했다. 그리고 취업 2년차인 지금 6000만원가량 되는 고연봉을 받으며 만족스런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박씨는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취업의 문은 열려있다. 무조건 이름난 대기업만 노리지 말고 틈새를 찾으라”고 전했다.
<4>1차 관문 넘어라
자신이 원하는 기업을 찾았다면 실전에 돌입할 준비를 해야 한다.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준비 등이 그것이다.
기업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읽는 시간은 평균 1분 이내다. 구직자가 수많은 시간에 걸쳐 공들여 쓴 자기소개서는 한순간에 휴짓조각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그렇다면 어떤 자기소개서를 써야 취업문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까.
가장 먼저 피해야 할 것은 수십년 전부터 수없이 써 오던 진부한 소개서다. 한 인사담당자는 “지금도 ‘저는 성실한 아버지와 온화한 어머니 밑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로 시작하는 따분한 자기소개서가 자주 눈에 띄는데 사족만 가득하고 핵심이 없는 자기소개서는 바로 쓰레기통행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신의 열정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에 지나치게 감정적인 말투로 가득한 자기소개서나 기업의 이름조차 틀리게 쓴 성의없는 자기소개서 역시 면접의 기회를 받을 수 없게 만든다.
인사담당자들은 지원한 회사의 업무를 맡는 데 필요한 능력과 직무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자기소개서를 쓰라고 조언하고 있다. 필요 없는 말로 감정을 자극하기보다는 자신의 능력과 장점이 어떻게 회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근거와 자료로 설득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
장점을 장황하게 늘어놓기보다는 단점을 솔직히 말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데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와 같은 사소한 것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기본적인 것을 놓치면 무성의한 구직자로 생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력이나 경험 중 기업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최대한 부각시키고 그렇지 않은 것은 과감히 빼거나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특별할 것 없는 이력을 구구절절이 나열한 자기소개서를 뽑아주는 인사담당자는 많지 않다.
<5>기업정보를 알아내라
상대를 알아야 이길 수 있다. 자신이 넘어야 할 기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무작정 덤벼들면 질 수밖에 없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기업을 정했다면 그 기업의 역사와 기업구조, 제품 등에 대한 지식, 경쟁기업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이 같은 정보를 알아내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기업정보는 여느 구직자들도 접할 수 있는 정보이고 이는 별로 매력이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인맥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친구나 선배, 동기 등 아는 사람이 그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면 최대한 많은 정보를 끌어내는 것이 좋다. 가령 해당 기업이 좋아하는 자기소개서 쓰는 법이나 면접에 자주 나오는 질문,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 등을 미리 알고 그에 맞는 전략을 짠다면 좀 더 유리할 수 있다.
<6>면접으로 승부하라
취업에 면접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이력서에 쓰여 있는 학력과 토익 점수보다는 면접을 통해 ‘진짜 인재’를 가려낸다. 이를 위해 다양하고 차별화된 면접방식을 도입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지금과 같은 불황에는 많은 기업들이 면접 시 위기 대처 능력과 도전정신, 충성심 등을 눈여겨보고 이를 만족시키는 구직자를 뽑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태도로 면접에 임해야 인사담당자들의 눈에 들 수 있을까. 먼저 면접관에게 자신있는 태도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최대한 보여야 한다. 취업난 속에서 면접을 보는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절반 정도는 성공한 셈이다. 이 같은 생각으로 자신감을 충만히 가지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면접을 보기 전 충분히 연습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어떤 질문이 나올 것인가를 고민하고 좀 더 참신한 대답을 생각해 실전처럼 연습을 한다면 면접 시 긴장감과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면접 스터디’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 구직자들과 스터디를 만들어 돌아가며 면접관 역할을 맡아 실전연습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면접보는 기업에 대해 철저히 연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해당 기업의 업무내용과 전략, 비전 등을 사전에 철저히 연구해 어떤 질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말투나 태도, 시선처리도 당락을 결정짓는 요소다. 부드러운 표정으로 면접관과 눈을 똑바로 맞추고 질문에 대답을 한다면 훨씬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관행적 표현이나 추상적인 단어로 답을 하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예를 들어 자신이 경험한 사례를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유머를 활용하는 것도 호감을 얻는 방법 중 하나다. 같은 말이라도 좀 더 유쾌하고 재미있는 표현을 쓴다면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장난스런 말투나 유행어를 남발하는 것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