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로켓 발사 예고됐던 4일, 5일 기자들과 골프
“비상조치 다 하고 갔다” VS “아연실색할 지경”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박희태 대표는 북한의 로켓 발사가 예고됐던 지난 4일과 로켓을 쏜 5일 서울 인근 골프장에서 기자들과 골프를 쳤다. 북한은 5일 오전 11시30분께 로켓을 쏘아 올렸고 박 대표는 오후 2시 반 한나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회의를 주재했다. 그러나 공당 대표가 긴급 상황에서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다는 데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박 대표의 골프회동에 대해 “이미 약속된 일정이어서 취소하기 어려웠다”면서 “라운딩하는 내내 북한 로켓에 관한 상세한 보고를 받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4일 박 대표와 함께 골프를 친 윤상현 대변인도 “평일이 아닌 토요일 새벽에 치기 시작해 오전에 끝냈다”면서 “북한이 효과를 극대화하려 일요일에 (로켓을) 쏠 것으로 예상했다. 더욱이 미사일이 발사되면 최고위원회의를 열기로 준비가 돼 있었던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북한의 로켓 발사가 중대한 사항이라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골프를 했다는 ‘변명’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자유선진당은 “온 국민이 국가의 안위를 노심초사하고 있는 와중에 집권여당의 대표가 골프채를 휘두르고 있었다니 우리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아연실색할 지경”이라고 질책했다.
이명수 선진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의 해명은 더욱 가관”이라며 “‘라운딩하는 내내 북한 로켓에 관한 상세한 보고를 받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것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 후에도 계속 골프채를 휘둘렀다는 얘기다. 골프공으로 북한로켓을 요격이라도 하려고 했나”라고 비꼬았다.
한편, 박 대표는 ‘골프 파문’이 확산되자 “휴일인데 골프도 못 치냐”며 “오래 전부터 기자들과 약속을 해 놨다. 새벽 5시께 집에서 출발했고 6시30분께 티샷을 했다. (로켓 발사 예상시간인) 11시에 늦지 않으려고 비상조치를 다 해놓고 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