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매서운 한파에 ‘공(空)치는 골프장’ 이색이벤트

2013.01.21 13:12:58 호수 0호

임도 보고 뽕도 따고…“아주 그냥 죽여줘요~”

한파가 몰아친 국내골프장을 피해 따뜻한 남쪽나라로 떠나는 해외골프 여행객이 지난 12월부터 급증하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강추위와 폭설로 인해 전국 골프장 상당수가 임시 휴장에 들어간 가운데 골프 여행을 위해 동남아 지역을 찾는 골퍼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남도 골프투어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국내 골프장들은 앞 다퉈 겨울골퍼 유치를 위한 할인이벤트 등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겨울철 골프의 알짜배기 이벤트들을 모아봤다.



겨울 골퍼들 유혹하는 골프장들의 아이디어 기발
선불 쿠폰·마일리지·9홀 추가 이벤트도 마련 유혹

최근 한국골프장경영협회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골프장은 떨어진 기온만큼 썰렁하다. 수도권 골프장 중 상당수가 영하 10도가 넘는 강추위가 지속되자 눈 치울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으며, 전국 골프장 상당수가 기약 없는 ‘임시 휴장’에 들어갔다.

골프장 상당수
‘임시 휴장’

경기 성남시의 남서울 골프장은 최근 내린 눈이 얼어붙어 제설작업을 포기했고, 무기한 휴장에 들어갔다. 인근의 골프장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기 여주나 이천권, 강원권 등 산악지형 골프장은 일찌감치 동계 휴장에 들어간 곳이 적지 않다.

남해안권이나 호남권 골프장의 경우 중부권과는 달리 한겨울 라운드가 가능했지만 최근 강추위가 1주일 이상 계속되는 바람에 내장객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특히 지난해 12월 중순 폭설이 내린 호남지역 일부 골프장들은 강추위로 인해 코스에는 여전히 잔설이 남아 있어 문을 열어 놓았지만 사실상 개장 휴업 상태다. 설사 개장을 해도 그린과 페어웨이가 얼어붙어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장객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반면 여행사들마다 최근 해외골프투어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해외골프여행객은 중국 남부지역이나 일본 규슈지역,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등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프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M항공 관계자는 “이미 새해 1월 중순까지 동남아로 떠나는 주요항공편 대부분의 예약이 마감된 상태”라고 전했다. 12월 말 이후 여행객 중에는 겨울방학 수요도 많지만 상당수는 골프여행객이라는 것이다. 여행업계에서는 올겨울 예년보다 강추위가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로 인해 한동안 주춤하던 해외 골프여행객은 전년 동기에 비해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겨울 항공시즌을 맞아 골프투어 비용도 예년에 비해 20% 정도 올랐다.

‘태국 4일 골프투어’ 상품이 지난해 90만∼100만원에서 130만원대로 크게 올랐고, 지난해 80만원대까지 선보였던 ‘필리핀 3박4일’ 상품도 올해는 100만원 이하를 찾기 힘들다.

해외골프투어 비용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국내골프장은 겨울엔 대우가 남다르다. 기온이 내려갈수록 그린피도 할인된다. 추위를 이겨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르기는 하지만 열혈골퍼들에게는 연중 라운드 비용 부담이 가장 적은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비수기를 맞아 이용객을 모시려는 골프장들은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도 준비한다.

따뜻한 남쪽나라
여행객 급증

접근성이 좋은 서울 인근 골프장도 겨울에는 문턱을 낮춘다.
국내 최대 골프장(81홀)인 군산CC는 18홀 그린피로 무제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했다. 회원제를 제외한 대중제 코스에서 15만원(카트피ㆍ캐디피 제외)으로 1박2일 동안 무제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지난해 12월10일부터 시작된 이 이벤트는 1월31일까지 진행된다. 군산CC는 18홀 그린피도 할인한다. 대중제 그린피는 주중(월~금) 6만5000원이고, 토요일 10만원, 일요일 9만원이다. 회원제 그린피는 주중(월~금) 8만5000원, 토요일 12만원, 일요일 11만원이다.

충북 진천 크리스탈카운티 골프장도 1박2일 36홀을 라운드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19만원(캐디피ㆍ카트비 제외)에 숙박과 조식을 포함한 36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금요일 28만원, 토요일 34만원, 일요일 23만원으로 가격 차등을 뒀다.

특이한 공짜 스노골프를 경험해볼 수 있는 이벤트도 있다. 360도CC는 지난해 12월7일, 13일, 14일 눈 쌓인 골프장에서 즐기는 스노골프를 무료로 실시했다. 이 행사에 참가한 골퍼들은 “골프장은 푸른 잔디만 생각했는데 눈 덮인 골프장은 처음이다. 라운드는 힘이 들었지만 설경이 너무 멋있었고 아주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수시로 스노골프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인 360도CC는 동계시즌 주중 그린피를 10만원만 받을 계획이다. 수도권 최대 골프장인 스카이72는 동계 골프원정대를 모집하고 있다. 스카이72 골프장 4개 코스(하늘ㆍ레이크ㆍ오션ㆍ클래식)를 모두 라운드한 열정적인 골퍼에게 평일 본인 그린피 면제권 1장과 주말 예약권 1장을 주는 행사다. 판타지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반지원정대를 차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서울에서 가까워 인기가 높은 레이크사이드 골프장도 주중 4명이 라운드 할 때 1명의 그린피를 깎아주는 ‘착한 그린피’ 행사를 실시한다. 동남코스는 16만원에서 12만원, 서코스는17만원에서 12만7500원으로 할인된 가격에 라운드 할 수 있는 셈이다.


겨울 그린피 할인은 이제 시행하지 않는 골프장이 없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이포 골프장은 평일 3만원이 할인된 12만5000원을 받으며, 주말은 15만5000~17만5000원으로 그린피를 적용한다. 주말엔 최대 7만5000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또 7번째 입장할 때 그린피를 면제해주는 ‘럭키세븐 마일리지’ 이벤트도 진행한다. 여기에 선불상품권을 미리 구입해 결제하면 1만원을 추가로 할인받을 수 있다.

제일 골프장 역시 프로숍과 클럽하우스 대식당에서 당일에 한해 사용 가능한 1만원 할인쿠폰을 지급하고 비회원에 한해 그린피 4만원 할인 혜택을 주는 ‘혹한기 그린피 할인 행사(12월1일~2013년 3월31일)’도 실시하고 있다.

그린피를 할인하거나 핫팩, 군고구마, 붕어빵을 제공하는 것은 이제 빼놓을 수 없는 겨울 골프장의 기본 이벤트가 됐다.

코리아CC는 19만원 하던 비회원 주중 그린피를 작년 12월10일부터 새해 2월22일까지 11만~13만원으로 최고 8만원을 내려 받는다. 계열 골프장인 골드CC는 그린피 할인과 함께 지난해 12월17일부터 오는 2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주중 라운드 쿠폰을 1매 11만원, 5매 50만원에 500매를 한정 판매한다.

수원CC는 2월15일까지 주중 모든 시간대에 20만원에서 7만원 할인된 13만원만 받고 한성CC도 2월 말일까지 주중에 5만원을 깎아준다. 아시아나CC는 주중 6만원을 내려 13만원에 라운드를 즐길 수 있고 동절기 평일에는 2인이나 5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그린피·캐디피 인하
생각보다 ‘짭짤’

은화삼, 블루원용인, 88, 캐슬렉스, 양지파인, 뉴코리아CC 등 수도권 골프장들도 요일과 시간대에 따라 이용료를 낮춰 받는 탄력요금제를 운영한다.

오크밸리는 12월 말일까지 평일 11만원, 주말 15만원으로 평소보다 6만원 가량 할인한 바 있다. 부대시설인 눈썰매장을 수일내 오픈할 예정이어서 가족과 동행할 수 있다. 눈썰매장은 튜빙 슬라이드와 150m 슬로프, 유아용 슬로프를 갖췄다.

이밖에 설악 썬밸리는 2월28일까지 평일 13만원인 그린피를 10만원으로 내려 받는 한편, 지난 10일부터는 사전 신청자에 한해 18홀 이용료로 27홀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캐디피, 카트비는 추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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