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게임을 지배하는 옷 색깔은?

2012.12.10 11:45:12 호수 0호

컬러가 우승을 부른다

프로들은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어떠한 준비를 할까? 물론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연습을 하기도 하고 장비를 점검하기도 한다. 특히 실력뿐 만아니라 스타일도 중요시하는 여자 선수에게 패션코디에 대한 준비는 더욱 중요하다.



“라운드 전날 짐을 챙기면서 옷이나 특정 소품 때문에 전쟁을 치를 때도 있죠. 특히 좋아하는 컬러나 디자인, 무늬가 있는데 그 옷을 챙겨오지 않아서 불안한 적도 있었죠.”

현재 KLPGA 상금랭킹 4위에 올라있으며 평소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프로골퍼 양수진의 말이다.

‘컬러궁합’ 맞춰라

왜 그런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컬러궁합’ 때문이다.

“색채 심리학에 따르면 자신의 성향과 맞는 컬러궁합이 있습니다. 컬러궁합이 맞을 때 기량이 더 상승되는 부분도 있고요. 컬러궁합을 맞추면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 그 이상이 발휘될 수도 있습니다. 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보완색으로 단점을 커버할 수도 있습니다.” 컬러컨설팅 김효진 대표의 말이다.


컬러궁합이라는 말이 낯설겠지만 ‘유난히 끌리던’ 느낌을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몸이 허할 때 특정 음식이 생각나고 손이 가는 것처럼 말이다. 일반적으로 컬러는 다양한 측면에 영향을 끼친다. 시각적인 자극을 받으면 망막을 통해 뇌에 전달되면서 다른 감각 기관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차이는 있지만 빨간색을 보게 되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고 호흡과 맥박이 빨라지는 신체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좋은 예다. 물론 빨간색은 심리적인 불안이나 흥분을 유도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활기의 대상이기도 하다.

골프는 특히 심리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운동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만족’은 골퍼들의 정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라운드 전날 짐을 꾸리면서 특정 컬러를 원하는 것은 바로 불안한 상황을 앞두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던 셈이다. KLPGA 투어인 넵스마스터피스 3라운드의 상위그룹의 선수의 패션 컬러 또한 붉은 계열이 주를 이루었다.

색채 심리학에 따르면 자신감에 가장 큰 영향력을 주는 색은 빨강이다. 빨강은 당당하고 열정적인 면을 지니고 있어 소심하고 주저하는 성향에 도움이 된다. 상대방을 제압하는 컬러는 블랙이다. 모든 컬러를 혼합한 검정은 가장 에너지를 많이 흡수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대회 최종일 빨간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차려입고 나오는 것은 결국 자신감의 표현이자 상대방의 에너지를 충분히 흡수해 우승하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혈액형별로 성격을 구분하듯이 색채심리학에서는 컬러로 개인의 스타일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색깔이 곧 경쟁력, 강력함과 눈에 띄는 색상
자신감 큰 영향 주는 색 ‘빨강’ 우즈가 대표적

색채심리학자들은 “빨간색을 놓고 비교해보면 색채심리학에서 빨간색의 성향은 열정적, 진취적이며 외향적이나 내면의 강인함을 지니고 있기도 해 의외로 조용한 성격일 수도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빨간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컬러를 통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고, 성향이 맞는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특정 컬러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특정 컬러를 찾거나 성향을 아는 것이 컬러궁합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많은 프로 골퍼들은 이미 컬러궁합을 중시하고 있고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미녀 프로골퍼 홍란은 “코디가 제대로 되지 않은 날에는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며 컬러궁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에 LPGA 투어 제이미파 클래식에서 우승한 유소연은 짙은 파랑이나 주황색을 좋아한다. 주황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향은 ‘사교적이고 활발하며 관계를 중요시하고 새로운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짙은 파란색은 ‘완고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보수적인’ 성향을 대변하는 유소연의 이미지에 부합된다.

그녀가 좋아하는 파란색이나 주황색은 서로 ‘보완색’으로 좋은 궁합을 이룬다. 보완색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으로 주황색의 보완색인 파란색은 차분하게 심리를 유지시켜주고 파란색의 보완색인 주황색은 적극성이나 사교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J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안선주는 파란색을 좋아하지만 대회 마지막 날만큼은 타이거 우즈처럼 꼭 빨간색 상의를 입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한 방법이라고 한다.

붉은 셔츠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트레이드 마크다. 전성기 시절의 우즈가 붉은 셔츠를 입고 최종 라운드에 나서면 다른 경쟁자들은 강렬한 붉은 빛에 압도됐다. 선수들 사이에서 우즈의 붉은 셔츠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우즈는 “붉은 셔츠를 입고 경기하면 왠지 모르게 강렬한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다. 붉은색이 자신감을 불러 온다”고 말하곤 했다.


KLPGA투어 선수들도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의상에 특별한 신경을 쓴다. 지난 8월 셋째 주 넵스마스터피스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9언더파)에 오른 양제윤(LIG)은 강원도 홍천의 힐드로사이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최종라운드에 보라색 셔츠를 입고 나왔다. 그는 “어머니가 오늘 보라색 셔츠를 입으라고 추천해 주셨다. 예술에 조예가 깊으신데 보라색이 화려한 예술적 이미지를 풍긴다고 오늘을 우승을 위한 ‘화려한 날’로 만들자고 하셨다. 오늘을 화려한 보랏빛으로 물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양제윤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 이명환(하이스코)은 형광 핑크색 셔츠를 입고 경기에 출전했다. 그는 “형광 핑크색이 밝고 강렬하다. 우승을 향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긴장되기도 하지만 컨디션도, 샷 감도 좋다. 내 자신을 믿고 오늘 최선을 다하겠다. 핑크 셔츠를 입고 꼭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챔피언조의 또 다른 선수인 김다나(우리투자증권)는 우승전략으로 곤색 셔츠를 입고 나왔다. 그는 “챔피언조에서 마지막 날 경기를 하는 건 처음이다. 어렵게 잡은 우승기회인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차분한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자는 뜻에서 짙은 파란색 계열인 곤색을 입고 왔다. 블루 톤 색상의 옷을 입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담긴 사연도 다양

배경은(넵스)은 이날 팬서비스를 위해 빨간색 셔츠를 입었다. 대회가 열리고 있는 힐드로사이 골프장 곳곳에는 대회 스폰서인 넵스 소속 선수들의 실물 크기 모형이 서 있는데, 팬들은 이 모형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등 관심을 드러냈다.

배경은은 “내 모형과 동일한 빨간색 옷을 입고 왔다. 대회 마지막 날인 만큼 응원해주는 팬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입었다. 모형이 아닌 실제 배경은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다”며 “오늘 빨간색 셔츠를 입고 우승한다면 앞으로 최종 라운드마다 같은색 옷을 입겠다”고 덧붙였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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