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당신도 ‘귀금속 알레르기’?

2009.03.03 11:05:29 호수 0호

예비신부 최모(29)씨는 “유명한 귀금속 매장에서 목걸이와 귀걸이를 세트로 맞췄는데 처음 몇 번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계속 하다 보니 빨개지고 너무 가렵다”며 “금이랑 화이트골드가 섞여 있는데 어떤 게 문제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졸업·입학이나 예비 직장인들을 위한 선물로, 받으면 받을수록 좋은 선물이 바로 이 귀금속일 것이다.



도금한 액세서리, ‘니켈 주의보’

하지만 최근 이런 장신구에 들어있는 금속화합물이 접촉피부염의 원인으로 작용해 피부과를 찾는 알레르기 피부염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문제다.
대한피부과의사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놓은 100대 피부질환 통계자료(2007)에 따르면 ‘알레르기 피부염’이 1위”라며 “과거에는 음식물이나 식물 등에 의한 것이 많았던 반면 최근 화장품, 장신구 등에 의한 알레르기 피부염 환자가 증가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금속 중에서도 니켈이나 크롬, 수은 등은 알레르기 피부염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니켈은 일반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시계, 목걸이, 귀걸이, 안경, 핸드폰 등에 많이 함유되어 있어 문제다.
금 함량이 높을수록 무르기 쉬우므로 디자인과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합금이 되며 니켈은 제품의 광택을 더 좋게 하기 위해 다양한 제품에서 사용하고 있다.

주로 귀금속이나 의복, 손목시계와 같은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발생하고 직업적인 노출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핸드폰 버튼에 함유돼 있는 니켈 성분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 적이 있다.

니켈은 피부에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피부염을 유발하지만 경구 섭취나 수혈, 흡입 등 전신적인 흡수를 통해서도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알레르기 피부염의 증상으로는 심한 가려움증으로 피부가 붉어지거나 물집이 생기고 또 건조해지고 두꺼워지며 착색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한양대병원 피부과 노영석 교수는 “금속성분이 침투하면 감작(感作)과정을 거치며 한번 감작이 되면 처음에는 아무 이상을 못 느끼다가 자주 노출됨으로써 그 금속성분이 피부에 접촉될 때마다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교수는 “금속알레르기의 감작은 선천적인 체질로 인한 것이기는 하나 모든 사람에게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어서 똑같은 니켈 성분이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알레르기 피부염을 일으키게 되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피부염을 단순한 피부염으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피부가 착색되거나 흉터가 평생 남는 등 심각한 후유증이 생길 수 있어 증상이 나타났을 때 그 원인을 찾고 효과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원인 제거하는 것이 급선무

자신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에 가서 첩포검사(patch test)를 통해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 알레르기원인 물질로 파악할 수 있다.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쉽진 않지만 자신의 체질을 미리 알고 있다면 귀를 뚫은 후 최소 3주간은 스테인리스 성분이나 금의 순도가 높은 귀걸이를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서성준 교수는 “접촉 피부염은 2차 감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고 알레르기성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도 감염이 쉽게 잘 된다”며 “혹 귀를 뚫을 때 소독이 충분히 되지 않아 매독균이나 에이즈균이 옮을 수 있어 전기멸균 등의 소독이 필요하고 의료인에게서 귀를 뚫는 것도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원인 물질을 찾아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
금속, 특히 니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귀걸이, 목걸이, 팔찌, 시계 등의 장신구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

귀금속 중에서 18K 이상의 금이나 은으로 만든 것은 안전하지만 화이트골드는 금과 니켈의 합금으로 선택 시 잘 살펴야한다.
금속 지퍼, 브레지어 후크 등에도 니켈이 포함돼 이들은 플라스틱이나 코팅된 금속으로 대체하고 핸드폰의 커버를 사용하거나 금속부위가 노출되지 않은 휴대전화기를 사용하도록 한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희정 교수는 “알레르기는 한번 생기면 접촉이 있을 때마다 평생 반복될 수 있을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며 “순금이라도 니켈이나 크롬 성분이 조금이라도 들어있다면 알레르기가 유발될 수 있어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치료하고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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