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치쇄신 카드 불발

2012.11.07 09:40:02 호수 0호

새로울 것 없는 쇄신, 단일화 대응카드 치곤 실망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쇄신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는 오후에 있을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단일화 회동에 대응하는 차원의 카드였기 때문에 정치권의 큰 관심을 모았다. 



 후보가 발표한 정치쇄신안의 주요골자는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상향식 공천 등의 정당 개혁이다. 박 후보는 "집권 후 4년 중임제와 국민의 생존권적 기본권 강화 등을 포함한 여러 과제 대해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해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개헌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방선거 후보자 선출 방식과 관련해서는 "기초자치단체의 장과 의원의 정당 공천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후보자 선출에 대해서도 "여야가 동시에 국민참여 경선으로 선출하는 것을 법제화하겠다"면서 "비례대표 공천에 있어서도 밀실 공천을 없애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을 엄격히 제한하고 불체포 특권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인사권에 관련해서도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을 보장하고 장관에게도 부처 및 산하단체장에 대한 인사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후보는 A4용지 6장 분량의 원고를 모두 암기해 발표할 만큼 이번 쇄신안에 공을 들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작 그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쇄신안의 주요골자인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상향식 공천 등은 이미 수 십년 전부터 선거때만 되면 거론되었다 무산된 것들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묵혀둔 쇄신안을 다시 꺼내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이러한 쇄신안들이 그동안 어째서 실패했었는지에 대한 분석과 그에 대한 대안이 마련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는 이러한 점들을 제시하지 못했다. 심지어 박 후보가 이날 내놓은 쇄신안의 대부분은 문 후보와 안 후보 또한 이미 오래전부터 검토해온 전혀 새로울 것 없는 사안들이다.


게다가 박 후보는 5년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4년 중임제만을 대상으로 한 원포인트 개헌론에 대해 "참 나쁜 대통령"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던 전력이 있다. 따라서 박 후보는 이번 쇄신안 발표를 계기로 말 바꾸기 논란을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 밖에도 박 후보의 4년 중임제 추진 발표가 있기 바로 전날인 지난 5일 이정현 새누리당 공보단장이 "대통령 임기를 1년 8개월 줄여서 3년 4개월짜리가 되면 구의원 보다 더 짧은 임기의 대통령에게 국민들이 얼마나 관심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을 놓고는 캠프 내의 소통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처럼 캠프 주요인사와 후보자 간의 이견이 자주 표출 될 경우 신뢰성의 훼손이 불가피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문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회동 대응카드로 내놓은 쇄신안이 이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면 앞으로는 박 후보가 야권 단일화 이슈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