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기적의 샷 ‘알바트로스’의 비밀

2012.11.05 13:53:06 호수 0호

‘홀인원은 비켜라!’지금까지 국내에서 단 2건

국내에서 대회 중에 나온 공식 기록은 2006년 9월에 나온 그야말로 천운을 가진 알바트로스. 알바트로스 확률은 585만분의 1. 파4 홀에서 티샷을 한 번에 홀에 넣을 수 있는 확률이다. 다시 말해 파4 홀인원이다. 아마추어 골퍼의 파3 홀인원 확률이 1만2000분의 1인 것을 감안하면 수백 배는 더 어렵다. 아니, 대부분의 골퍼들에겐 꿈같은 얘기일 뿐이다.



85만분의 1 확률을 가진 대박 ‘알바트로스’
세계 최장 파4 홀 홀인원 기록은 447야드

정규 18홀 골프 코스의 경우 파4 홀이 평균 280야드 이상으로 세팅되기 때문에 드라이브 샷을 이 거리보다 짧게 치는 골퍼는 평생에 한 번 이런 기회조차도 잡을 수 없다. 물론 더블 이글인 알바트로스가 규정 타수보다 3타 적게 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파5 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가는 경우는 적지 않다. 하지만 ‘파4 홀인원’은 정말 진기록이 아닐 수 없다.

국내외 막론하고
알바트로스 희귀

대한골프협회(KGA)에 따르면 올 1∼7월까지 국내 골프장에서 나온 아마추어 골퍼의 알바트로스는 모두 10건이다. 그중에서도 파4 홀인원은 단 2건뿐이다. 이 진귀한 행운을 잡은 아마추어 골퍼는 나진성(53)씨와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문칠성씨다. 나씨는 지난 5월 경기도 하남에 있는 캐슬렉스 골프클럽 18번 홀(파4·310야드)에서, 문씨는 지난 2월 인천광역시에 있는 인천국제골프장 8번 홀(파4·330야드)에서 각각 기록했다.

캐슬렉스 골프클럽 관계자에 따르면 “나씨는 회원은 아니지만 우리 골프장에서 파4 홀인원은 골프장 개장 40년 만에 처음”이라며 “앞 팀이 홀아웃하고 이동하다가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를 지켜본 골퍼들은 공이 핀 앞쪽 5m에 떨어진 뒤 홀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파4 홀인원은 3박자(300야드에 준하는 장타·프로 같은 정확성·운)가 따라줘야 하는 만큼 골퍼로서는 대단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세계 골프투어에서는 이런 기록이 자주 나올까. 그렇지 않다. 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에서는 국내 골프팬들도 잘 알고 있는 필 미켈슨(42)이 이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PGA 투어의 공식 기록은 아니다. 미켈슨은 2003년 12월 미국 샌디에이고의 라호야 골프장의 1번 홀(파4·305야드)에서 난생 처음 기록했다.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그린 입구에 떨어진 뒤 세 차례 바운드되면서 홀로 사라졌다.

PGA 투어에서 가장 최근에 이 진귀한 행운을 경험한 선수는 브랜트 스네데커(32·미국)다. 이 기록도 공식 라운드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스네데커는 올 시즌 제141회 디 오픈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연습라운드 도중 16번 홀(파4·336야드)에서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바로 홀로 빨려 들어가는 행운을 잡았다. 스네데커는 이 행운 때문인지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톱5 이내인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장 파4 홀 홀인원 기록은 1965년 10월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미라클힐스 골프장에서 아마추어 골퍼 로버트 미테라가 10번 홀(파4)에서 작성한 447야드로 알려져 있다.

미테라가 친 드라이버 티샷은 때마침 불어온 시속 50마일의 뒷바람을 타고 그린 위로 떨어졌다고 한다.
국내 대회 중에 나온 공식 기록은 2006년 9월 한국청소년골프협회 주최 제1회 알룩스포츠배골프대회에서 박승균(당시 용인구성고2)군이 작성한 것이다. 박군은 충북 충주 시그너스 골프장의 코튼 6번 홀(파4·307야드)에서 티샷한 공이 그린에 떨어진 뒤 홀로 굴러들어가는 행운을 잡았다.

부부·올케·시누이
동반 홀인원 겹경사

알바트로스 겸 파4 홀인원은 그렇다고 치고 지난 7월 말까지 홀인원을 기록한 국내 아마추어 골퍼는 1308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KGA에 따르면 골드골프장과 88골프장에서 각각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코리아골프장(45건)과 경주신라골프장(44건) 순으로 조사됐다. 최다 사용구로는 타이틀리스트가 586건으로 1위였고, 볼빅이 233건으로 2위, 캘러웨이가 101건으로 3위였다.

이색 홀인원으로는 지난 5월 전남 해피니스 골프장에서 기록된 부부 홀인원이다. 이 골프장의 회원인 김병휘(54)씨는 한 달 전 홀인원을 기념해 부인 최연숙(55)씨와 함께 라운드에 나섰다가 최씨 마저 홀인원을 하는 감격을 맛봤다. 또 뉴서울 골프장에서는 지난 5월 올케(남코스 13번 홀)와 시누이(남코스 17번 홀)가 동반라운드를 하다가 3홀 간격으로 홀인원을 기록하는 겹경사를 누리기도 했다.

한편 지름 108mm의 작은 구멍에 단 한 번의 티샷으로 공을 넣어야 하는 홀인원의 확률은 사실 정확한 예측이 힘들다.

세계 각국의 기상 여건이 다르고, 골프장마다 거리와 그린 경사도도 차이가 있다. 골프다이제스트의 다양한 분석에 따르면 아마추어골퍼는 약 0.008%, 프로골퍼는 0.029%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각종 조건을 미리 계산해 결과를 도출하는 연역적 방법이다. 예를 들어 농구에서 자유투를 성공하기 위한 좌우 오차는 1.5도 안팎이다.


150야드 거리에서 아이언 샷으로 공을 홀인시키기 위한 좌우 오차는 1000분의 1도 안 된다.
자유투의 성공확률은 약 75%, 홀인원의 확률은 단순 계산으로 0.067%다. 여기에 공이 그린에서 굴러가는 속도와 굴곡 등을 변수로 더하면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0.008%, 즉 1만2000분의 1이라는 통계라면 1라운드에 4개의 파3 홀이 있을 때 홀인원은 3000라운드에 1번꼴이다. 적어도 1년에 200라운드를 해야 15년 주기로 홀인원의 행운이 찾아온다는 이야기다.

기네스북에는 실제 첫 실전라운드, 그것도 첫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골퍼가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65세 여성 운니 해스켈은 2009년 사이프러스링크스에서 소위 “머리를 올리러”갔다가 진기록을 수립했다. 그녀는 “모든 골퍼가 다 쉽게 (홀인원을)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최연소 5세, 최고령 99세
통산 51회 기록도

최연소는 1998년 키스롱(5세)이라는 아이가 만들었다. 미국 미시간주 잭슨의 파인스골프장 4번 홀이다. 최고령은 1985년 스위스 제네바에 사는 오토 부처라는 할아버지(99세)다.

스페인 의라망가골프장 12번 홀에서 작성했다. ‘453m짜리’ 홀인원도 있다. 1995년 숀 리치는 잉글랜드 데번주 엑시터크리스토의 테인밸리골프장 17번 홀에서 453m 거리의 불가사의한 에이스를 터뜨렸다. 도그렉홀이어서 가능했다.

통산 51회나 홀인원을 작성한 ‘홀인원의 제왕’ 맨실 데이비스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첫 기록은 11세 때다.

1967년에는 1년 동안 8개, 이후 1987년까지 매년 1개 이상의 홀인원을 했다. 홀인원한 클럽도 다양하다. 웨지와 퍼터를 제외한 거의 모든 클럽으로 짜릿한 손맛을 봤다. 홀인원보다 더 어렵다는 알바트로스도 10차례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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