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BGF로지스, 사망사고 9일 만에 잠정 합의

2026.04.29 16:46:43 호수 0호

고인 명예회복안 놓고 조인식 지연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조합원 사망 사고로 파국으로 치닫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와 편의점 CU의 물류 자회사 BGF로지스 간의 갈등이 29일 극적인 잠정 합의를 이뤘다.

다만, 숨진 조합원에 대한 명예 회복 방안을 놓고 막판 문구 조율에 난항을 겪으면서 당초 예정됐던 정식 조인식은 지연되고 있다.

화물연대와 BGF로지스는 이날 오전 5시경 고용노동부 진주지청에서 열린 5차 실무교섭에서 단체합의안에 잠정 합의했다. 전날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된 교섭은 10시간30분에 걸친 밤샘 마라톤 논의 끝에 타결됐다.

이번 갈등은 지난 20일 경남 진주 CU 물류센터 앞에서 비조합원이 몰던 화물차가 집회 중이던 조합원들을 덮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면서 급격히 격화됐다.

화물연대는 이를 저운임·장시간 노동 구조가 빚은 참사로 규정하고 진주·진천 등 주요 물류센터 봉쇄 수위를 높이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로 인해 일부 CU 점포에서는 상품 입고가 지연되는 등 물류 차질이 현실화되기도 했다.

양측은 그동안 평행선을 달렸던 운송료 현실화와 쉴 권리 보장(휴무 확대), 이번 사태와 관련한 민·형사상 면책 등 실무적인 조건에 대해 큰 틀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종 서명 단계에서 제동이 걸렸다. 당초 양측은 이날 오전 11시 노동부 진주지청에서 정식 조인식을 열 계획이었으나, 숨진 조합원의 명예 회복 방안에 대한 세부 문구를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실무적인 조건에는 합의했지만, 고인의 명예를 제대로 회복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표현이 합의서에 포함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BGF로지스 역시 합의 취지에는 동의하고 있어, 막판 문구 조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인식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번 타결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이례적인 현장 행보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김 장관은 교섭이 진행 중이던 전날 오후 늦게 진주지청을 직접 방문해 노사 양측 실무자들을 격려하고 중재에 나섰다.

김 장관은 현장에서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양측이 새로운 틀을 만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협상 테이블을 지켰다. 아울러 교섭장 인근에 대기하며 이견이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소통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의서가 체결되면 화물연대는 진주와 진천 등 주요 물류센터의 봉쇄를 즉각 해제할 방침이다. 그동안 전국 3000여 개 점포에서 상품 공급 차질을 겪었던 CU 편의점의 물류망도 이번 주 중 일정 수준으로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BGF리테일 측은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그간 물류 차질로 피해를 본 가맹점주들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태로 인한 점주 피해는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단순한 사태 종료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며 물류 중단 기간 발생한 매출 손실 보상, 폐기 비용 지원, 피해 산정 기준 마련 등 실질적인 보상을 요구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0일 집회 현장에서 조합원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비조합원 운전자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집회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한 노조 측 관계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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