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의 삶의 방식과 방향은 물론이고 직업의 세계까지 바뀌고 있다. AI의 급속한 발전은 의심의 여지 없이 문명의 이기로서 우리에게 편리함을 비롯한 여러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문명의 이기일 줄로만 알았던 AI마저도 부정적이거나 역기능적인 면 또한 없지 않다는 것이다. 바로 범죄와 AI의 관계다.
무릇 대부분의 과학기술이 범죄의 해결책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때로는 새로운 형태의 범죄를 유발하거나 적어도 그런 범죄를 촉진하거나 촉발하거나 최소한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수단이자 도구로도 악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AI 기술이 점점 고도화될수록 그만큼 범죄 수법의 고도화도 부정할 수 없게 될 것임을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범죄의 다양화와 그 수법과 기술의 고도화라는 경험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다.
최근 범죄 추세가 이를 확인해 주고 있다. 물론 첨단 과학기술과 마찬가지로 AI 또한 범죄의 원인이나 도구나 수단으로만 악용되는 것은 아니며, 당연히 과학 수사와 범죄의 예측을 통한 예방이라는 이름으로 범죄의 해결책으로도 각광받고 있어서 AI는 그야말로 범죄 문제에 있어서 ‘창과 방패’의 대결이 아닐 수 없다.
모든 법·제도가 그렇듯이 AI를 비롯한 첨단 과학기술도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법과 제도를 운용하고, 과학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의 문제임은 틀림이 없다.
AI가 왜, 어떻게 범죄에 관련된 우리의 우려를 증대시키는가? 먼저 최근 소위 생성형 AI가 확산되면서 AI에의 접근과 그 사용이 일반화되고 보편화되면서 이를 활용한 범죄 수법의 학습 등 범죄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지고, 그 수법 또한 더욱 정교해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AI로부터 범행 수법 등을 학습하고 증거인멸 방법을 학습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얼굴을 합성한 성 착취물의 제작이나, 목소리나 얼굴 복제를 통한 각종 피싱과 사기가 만연하고 있다. 생성형 AI로 위조한 진단서로 보험 사기를 벌이고, 심지어 허위 탄원서를 만들어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거나 형벌을 면하기도 한다.
더 심하게는 악성코드를 생성해 각종 사이버 테러도 감행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도 이런 AI를 활용한, 또는 AI의 도움을 받은 범죄에 대한 정확한 현황도 모를 뿐 아니라 따라서 당연히 구체적인 대책도 아직은 요원한 상태라는 것이다.
물론 민간 분야를 중심으로 AI가 범죄의 원인이 아니라 궁극적인 대책이요, 해결책으로의 활용 방안들이 속속 논의되고 세상에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는 AI를 이용한 범죄 예방이다.
범죄는 피해를 남기고, 그 피해는 회복이 되지 않거나 어렵거나, 설령 회복돼도 시간과 노력과 비용과 고통을 수반하기 마련이어서 최상의 범죄 대책은 예방이다.
범죄 관련 빅 데이터와 AI의 분석 능력을 활용해 범죄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고, 더 나아가서는 마치 일기를 예보하듯이 범죄도 예보할 수 있게 되어 언제, 어디서, 어떤 범죄를, 누가, 누구에게 할 것이라고 예측이 가능하다.
특히, 어떤 장소에서 어떤 범죄가 발생할 확률이 얼마나 될지 예보할 수 있다거나, 위험한 시간과 장소와 사람에 경찰력을 집중한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범죄를 예방할 수 있고, 잠재적 피해자로서의 무고한 시민도 그 위험한 시간과 장소와 사람을 피함으로써 피해를 면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시간과 장소에서 모든 사람의 모든 범죄를 다 예측하고 예방할 수는 없을 것이고, 당연히 범죄도 발생하기 마련이지만, AI가 이미 발생한 범죄의 수사와 범인의 검거에도 아주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모텔에서 약물을 이용한 연쇄 살인 사건 수사에서 AI 검색 자료에 근거해 처음에는 연쇄 사망으로 추정하던 사건을 살인 사건으로 기소할 수 있었던 것이 AI의 수사 활용이라는 긍정적 기여다.
이처럼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든 AI는 삶의 거의 모든 영역은 물론이지만, 어쩌면 삶의 질이라고 할 수 있는 범죄와 안전에 가장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앞으로도 이런 AI와 범죄의 불편한 동거, 동행이 불편함은 최소화하고 편리함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마련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