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수 자녀 특혜?’ 숭실대 어린이집 부정수급 고발

2026.03.09 14:25:50 호수 1574호

놀이학교 다니면서 보육료까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숭실대학교가 운영하는 직장어린이집에서 교수 자녀와 관련된 아동 보육료 부정수급이 확인됐다.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가정의 보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지원되는 보육료가 실제로는 놀이학교를 다니는 아동에게도 지급되고 있는 모양이다.



직장 어린이집은 사업장이나 기관이 근로자 자녀의 보육을 위해 설치·운영하는 어린이집을 말한다. 직장 어린이집 역시 일반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영유아보육법의 적용을 받으며 보육료 지급, 교직원 배치, 급식 운영 등과 관련된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사교육까지

문제는 해당 어린이집에서 근무했던 교사 A씨가 관련 사실을 인지하면서 불거졌다. A씨는 어린이집 근무 과정에서 특정 교수의 자녀가 보육료 지원 대상이 아님에도 보육료가 지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아동은 오전에는 이른바 ‘놀이학교’로 불리는 유아 대상 교육기관에 다닌 뒤 오후 시간에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형태로 어린이집을 이용했다.

A씨는 “어린이집에서 교수 자녀가 원래 보육료 지원 대상이 아닌데도 보육료를 받게 해서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전에는 놀이학교를 갔다가 오후에 어린이집에 와서 연장반처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보육료 지원 제도는 영유아 가정의 보육 부담을 줄이고 안정적인 보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어린이집 이용 아동에게 지원하는 보육 지원금이다. 어린이집을 주된 보육기관으로 이용하는 영유아를 대상으로 지급되며 실제 보육료는 학부모에게 직접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집 계좌를 통해 지원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보육료 지원은 어린이집을 기본적인 보육기관으로 이용하는 경우에 한해 지급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른 교육기관이나 보육시설을 주된 이용 기관으로 이용하면서 어린이집을 보조적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보육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특히 ‘놀이학교’나 ‘영어유치원’ 등 유아 대상 교육기관은 어린이집과 달리 사교육 성격의 교육기관으로 분류된다. 이런 기관을 주된 교육기관으로 이용하면서 어린이집을 추가로 이용할 경우 동일 아동에게 국가 보육 지원이 중복으로 이루어질 수 있어 보육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것이 보육 정책의 기본 취지다.

따라서 보육료 지원 대상이 아닌 아동에게 어린이집을 통해 보육료가 지급될 경우 이는 부정수급으로 판단해 보육료 환수나 행정처분을 할 수 있다.

지원 제외 대상 아동에 ‘보육료’ 지급
오후에만 등원…식단표 없는 급식 제공도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A씨는 “해당 아동에게 특혜도 제공됐다”고 주장했다. 오후에 어린이집에 등원하는 과정에서 해당 아동에게 급식이 제공됐는데 일반적인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방식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A씨는 “어린이집에서 점심시간에 조리한 음식을 냉장 보관했다가 해당 아동이 등원한 이후 연장반 교사가 다시 데워 제공하는 방식으로 식사가 제공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상황에 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어린이집 내부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부연했다.

이후 어린이집 원장에게 “해당 아동의 어린이집 이용 방식은 문제의 소지가 있고 보육료 부정수급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숭실대 측에도 관련 내용을 전달했으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결국 A씨는 관할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민원이 제기되자 동작구청은 숭실대 어린이집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구청 조사 결과 식단표에 없는 급식 제공과 통합(연장)반 운영 시 교직원 배치 기준 미준수 사실이 확인됐다.

구청은 이와 관련해 영유아보육법 제44조 제3호와 제4호 위반에 해당한다며 시정명령 처분을 내렸다. 영유아보육법 제44조는 어린이집이 보육 운영 기준을 위반하거나 교직원 배치 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 행정기관이 시정명령 등 행정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정수급과 관련해서도 ‘보육료 지원 제외 대상 아동의 보육료 수급’이 확인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청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영유아보육법 제40조 및 제46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영유아보육법 제40조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보조금을 받은 경우 보조금 반환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제46조는 위반 정도에 따라 운영 정지나 자격 정지 등의 처분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육료가 부정하게 지급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행정기관은 보통 보조금을 수령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환수 명령을 내린다.

동작구청 조사서 내용 확인
“원장 자격정지·환수 진행”

A씨는 환수 범위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다른 구에서는 보육료뿐 아니라 어린이집에 지급되는 기관보육료까지 환수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숭실대 어린이집에서는 기관보육료가 환수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관보육료는 어린이집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아동 수를 기준으로 지급되는 보육료와는 성격이 다른 지원금이다. 다만 어떤 지원금이 환수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행정기관의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A씨는 어린이집 운영을 관리·감독하는 주체에 대한 책임 여부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지자체에서는 보육료 부정수급이 확인될 경우 원장뿐 아니라 어린이집 설치·운영자와 관리자도 행정처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 어린이집의 경우 설치·운영 주체와 실제 어린이집 운영을 담당하는 원장이 구분되는 구조다. 숭실대학교 직장 어린이집의 경우 설치·운영 주체는 대학이며 어린이집 운영은 원장이 담당한다.

이에 동작구청은 “현재 행정처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구청 관계자는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들을 상대로 확인한 결과 해당 아동이 오전에는 다른 기관에 다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숭실대 어린이집 원장과 관련해서는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졌으며 부정수급된 1년치 보육료에 대해 환수 고지서를 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표자 책임과 관련해서는 “대표자에 대한 행정처분 여부는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 운영 정지까지는 하지 않았고 환수 명령만 내린 상태”라고 말했다.

개인적인 사정

숭실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아이의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어린이집 원장님이 거절하지 못하고 사정을 봐준 것이 화근이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장 선생님들끼리 협의회가 있는데 거기에서 ‘관행적으로 이 정도면 문제없다’고 듣고 그렇게 진행한 것”이라면서도 “나쁜 의도로 그런 것은 아니다. 많이 살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은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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