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이하 민주당)가 지난달 전격 제안했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사실상 중단했다. 정 대표는 지난 10일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지방선거 전 합당 논의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22일, 통합론을 띄운 지 19일 만에 내린 결정이다.
정 대표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혼란 방지’와 ‘여론 수렴’을 들었다. 그는 “통합 제안이 내외의 우려를 낳았고, 기대했던 시너지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번 사태로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불광불급(不狂不及)’의 자세로 통합을 밀어붙였으나, 당내 소통 부재라는 비판 직격탄을 맞았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번 결정이 ‘전략적 후퇴’가 될지, 아니면 ‘동력 상실’의 신호탄이 될지는 지방선거 성적표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간 민주당 내에서는 정 대표의 ‘원톱’ 추진 방식에 대한 불만이 팽배했다. 특히 친명(친 이재명)계 내에서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조국혁신당과 선을 지켜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컸고, 이건태 등 초선 의원들과 중진들이 가세해 ‘의원 패싱’을 강력히 성토했다.
결국 이 같은 압박에 정 대표가 ‘지선 후 통합’이라는 우회로를 선택하며 한발 물러난 모양새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결국 성사되지 않으면서 정치권과 유권자들 사이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범야권 결집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이번 합당 불발은 단순한 정치 이슈를 넘어 향후 지방선거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당 논의가 결론에 이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정당 정체성과 주도권 문제에 있었다. 민주당은 기존 거대 정당으로서 안정적인 조직 운영과 전국 단위 선거 전략을 중시해 왔다. 반면, 혁신당은 개혁성과 상징성을 앞세워 독자적인 노선을 유지하려는 입장이 강했다.
특히 공천권 배분, 당명 유지 여부, 지도부 구성 방식 등 현실적인 사안에서 양측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점이 합당 불발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합당에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첫째는 정치적 다양성 훼손에 대한 우려다. 혁신당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기존 지지층이 기대했던 개혁 이미지와 차별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둘째는 선거 전략상 실익이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무리한 합당이 오히려 내부 갈등을 키우고, 중도층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번 합당 불발로 인해 지방선거에서는 야권 표 분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후보 단일화 여부가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각 정당이 독자적인 색깔을 유지함으로써 특정 유권자층의 정치 참여를 높이고, 선거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합당 여부 자체보다도 각 정당이 제시하는 정책과 비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는 지역 행정과 주민 삶에 직결되는 선거인 만큼, 정당 간 합당보다는 후보의 역량과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더욱 중요하다.
합당이 불발됐다고 해서 향후 협력 가능성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며, 정책 연대나 선거 국면에서의 조율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은 합당 대신 전략적 연대와 인재 영입을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지역별 맞춤형 공천과 생활 밀착형 공약을 강화하고, 중도층과 청년층을 겨냥한 메시지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예상된다.
또 혁신당을 포함한 다른 야권 세력과의 정책 공조를 통해, 조직 통합이 아닌 현실적인 협력 방식을 모색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이 ‘조기 통합’이라는 도박 대신 ‘전략적 연대’라는 안전책을 택한 가운데, 지선을 앞두고 양당이 얼마나 매끄러운 ‘단일화’를 이뤄내느냐가 6·3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합당 불발에 따라 연대 통합을 주장한 만큼 이제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아젠다를 보여줄 수 있을지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선거에 소중한 한 표를 투자해야 할 유권자는 어떤 정당, 어떤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선사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국민의 주권을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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