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 시구 논란’ 최현욱, 자필 사과문에도 여론 싸늘

2025.10.14 14:05:15 호수 0호

홍보성 시구 문화 개선 요구도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배우 최현욱의 시구가 어린이 시타자의 머리 위로 날아들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본인의 자필 사과문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최현욱의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지난 13일 “최현욱 배우는 최근 시구 행사 이후 발생한 상황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현장에 계셨던 모든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공식 입장을 냈다.

소속사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놀라셨을 시타자와 보호자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금일 구단을 통해 보호자 측과 연락이 닿아 최현욱 배우의 사과 편지를 전달했으며, 시타자 측에서도 너그러이 이해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 역시 현장 관리 및 사전 조율에 있어 세심함이 부족했던 점을 인지하고 있다.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하겠다”며 “다시 한번 이번 일로 불편을 드린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강속구 시구 논란은 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SSG 경기에서 발생했다. 최현욱이 마운드에 올라 힘있게 던진 공이 포수 미트를 벗어나 시타석에 섰던 아동의 머리 위로 향하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당시 이 장면을 지켜본 관중석에선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최현욱도 놀란 듯 고개를 숙이며 포수 쪽으로 향했으나, 시타 아동에게 다가가지 않고 포수에게만 사과 제스처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확산됐다.

누리꾼들은 “아이가 놀랐는데도 바로 달려가 사과하지 않았다” “아이 상대로 저런 공을?” “구속 자랑하러 나온 거 아니잖아” “아찔했다. 저 아이 부모님은 시타시킨 걸 후회할 듯” “최악의 시구 중 베스트에 뽑히겠다” 등 최현욱의 사후 대응에 대해 꼬집었다.

시타 아동의 모친도 한 소셜미디어(SNS) 댓글에서 “안전할 거라는 믿음으로 진행했는데, 지금 보니 아찔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프로도 아니고 그럴 수 있지” “누가 봐도 실수다. 일부러 그랬겠느냐” “별 것 아닌 일로 난리다” 등 비난이 과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최현욱은 다음날 팬 전용 유료 소통 플랫폼을 통해 “너무 떨려서 공이 손에서 빠졌다. 시타자 친구와 부모님께 연락이 되면 사과드리겠다”며 “어린 친구가 서 있으면 가까이서 천천히 던졌어야 했는데 생각을 못했다. 정말 죄송하다”고 자필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러나 자필 사과문은 논란을 가라앉히기는커녕 되레 불을 지폈다. 몇몇 누리꾼들이 “팬들만 볼 수 있는 공간에 올린 건 공식 사과가 아니다”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것.

일각에선 이번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 대중 앞에 선 인물로서의 의식이 부족했던 탓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장에서 즉시 사과했어야 할 상황에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퇴장하고, 뒤늦게 팬들에게만 사과문을 올린 점이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것이다.

최현욱이 야구선수 출신인 만큼, 어린이를 배려하는 성숙함을 보였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까지 선수로 활동했으며,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 2017년엔 수원북중학교 야구부 포수로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이처럼 공을 안전하게 던질 역량이 있었음에도, 아이를 상대로 굳이 강속구를 던질 필요는 없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일각에선 이번 논란이 개인의 실수 문제가 아닌, 시구 행사 전반의 안전 관리와 사전 조율 시스템의 부재를 드러낸 사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현재 ‘연예인 홍보용 이벤트’로 변질된 시구 문화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7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구단 사진실장을 ‘깜짝 시구’ 주인공으로 세웠다. 이름이 호명된 실장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현장 관중들도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야구팬들도 “연예인도 좋지만 묵묵하게 일해온 구단 직원들의 시구도 뜻깊다” “앞으로 이런 시구가 많았으면 좋겠다” “낭만이 살아있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롯데는 과거에도 미화원과 경호과장 등 ‘그라운드의 숨은 주역들’을 시구자로 초청해 감사를 전하는 방식으로 꾸준히 소통해 왔다.

시구에서 공인의 부주의한 행동이나 의식 부족이 논란을 부른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02년 7월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이 있다.

시구에 나선 배우 장나라가 공을 던지자 타석에 선 이종범 선수가 스윙했고, 타구가 장나라의 얼굴 근처를 스치며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당시 이종범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더그아웃으로 향했고, 이는 곧바로 비판 여론으로 번졌다.

여론이 악화되자 이종범은 “이벤트성 스윙이었고 장나라씨 아버님께도 사과드렸다”고 해명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재차 사과 의사를 밝혔음에도 “공인으로서 가벼운 태도였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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