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한미연합훈련에 군사대응 경고⋯진짜 의도는?

2025.08.11 17:45:00 호수 0호

북한 “UFS는 적대적 위협” 경고
UFS 훈련 오는 18~28일로 계획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오는 18일부터 한국과 미국 등 동맹국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합방위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를 앞둔 가운데 11일, 북한이 강경 담화를 내며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광철 북한 국방상은 ‘미·한의 적대적 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안전이익을 수호하는 것은 공화국 무력의 절대 사명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했다.

노 국방상은 “미·한의 도발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그것이 초래할 부정적 후과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며 “계선을 넘어서는 그 어떤 도발 행위에 대해서도 자위권 차원의 주권적 권리를 엄격히 행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실제적인 핵전쟁 상황을 가정해 진행되는 ‘을지 프리덤 쉴드’는 우리 국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도발”이라며 “정전상태인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의 예측 불가능성을 증폭시키고 지역 정세의 불안정화를 고착시키는 진정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적들은 미 해병 원정군을 포함한 해외 무력과 ‘유엔군사령부’성원국 무력까지 동원돼 전 령역에서 감행되는 이번 합동군사연습에 우리는 물론 지역 나라들을 겨냥한 새로운 현대전쟁교범과 방식들이 적용된다는 데 대해 숨기지 않고 있다”며 “우리 무장력은 철저하고 단호한 대응 태세로 미·한의 전쟁 연습 소동에 대비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북한의 반발에 대해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023년엔 총참모부 보도, 작년엔 국방성 공보실장 담화가 있었는데 과거에 비해 격을 높여서 입장을 발표했다”면서도 “다만 표현 수위를 조절하며 비교적 절제된 어조를 사용해 군사적 위협보다는 입장 표명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구 대변인은 “한미연합훈련은 전쟁을 억제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훈련의 성격임을 분명히 한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한반도의 평화 공조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차분히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북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에서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불과 며칠 만에 긴장 완화 움직임을 보이다가 강경 발언으로 급선회했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이 지난 4~5일 전방 20여 곳의 대북 확성기를 전면 철거하자, 북한도 일부 지역의 대남 확성기를 해체했다. 지난 10일엔 북한 전방 40여 곳 중 일부가 실제로 철거 완료된 정황도 포착됐다.

앞서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지시했을 때도 북한은 8시간 만에 전 지역의 대남 소음방송을 멈췄다. 이어 국가정보원에서 대북 라디오·TV 송출을 중단하자, 대남 방해 전파 송출도 종료된 바 있다.

일각에선 북한의 이 같은 양면적인 행보에 대해, 불확실한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분쟁 등 긴장된 국제 정세 속에서 남북 대치 국면을 관리하기 위해 유화와 강경을 오가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가 북한의 이번 반발에 대해 실질적 위협을 시사한 게 아닌, ‘관례적 수준’이라고 평가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다만 이 대통령이 공약했던 남북 교류 재개는 당분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달 28일,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 부부장은 “이재명정부가 아무리 동족 흉내를 피우며 온갖 정의로운 일을 다 하는 것처럼 수선을 떨어도 한국에 대한 우리 국가의 대적 인식엔 변화가 있을 수 없다”며 “조·한(북남) 관계는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이미 완전히 되돌릴 수 없게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정은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3년부터 강조해온 ‘적대적 두 국가론’을 재확인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해당 담화는 이재명정부 출범 55일 만에 나온 북측의 첫 공식 반응으로, 새 정부의 유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한미연합훈련 일정을 조정하는 등 북한과의 신뢰 회복을 모색하고 있으나, 북한은 현재까지 우리 정부의 남북 소통 재개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을지훈련 시기 북한의 강경 대응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훈련 기간, 북한이 비무장지대(DMZ) 남측에 매설한 목함지뢰가 폭발해 우리 군 장병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우리 군은 이에 대응해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고, 북한은 포격 도발로 맞서면서 무력 충돌 직전까지 치달았으나, 남북 고위급 접촉 끝에 합의가 이뤄진 적이 있다.

한편 올해 UFS는 오는 18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되며, 사전 준비 성격의 위기관리연습(CMX)은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지휘소 연습(CPX)은 예년과 동일하게 실시되지만, 야외기동훈련(FTX)의 절반가량은 UFS 종료 뒤인 9월로 연기됐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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