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외부 노무전문가 영입 통한 노사관계 혁신 시도

2025.05.28 16:25:14 호수 0호

5·6급 노동부 인사 7명, 내달 이직 예정
외부적 시각으로 사내 노동문제 해결 기대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쿠팡맨’ 박대준 각자대표가 지난 26일 단독대표로 올라선 가운데, 최근 쿠팡이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간부 출신 및 노동부 공무원들을 영입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7일 노동부 및 재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노동계 간부 및 지방고용노동청 소속의 공무원 7명은 오는 31일 의원면직 후 내달 중으로 쿠팡 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CLS)로 이직이 예정돼있다. 쿠팡CLS는 쿠팡의 배송 물류 자회사다.

해당 이직 인사들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이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노동계의 동향 파악이나 중대재해 수사·근로감독을 맡았던 5·6급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쿠팡의 노조 본부장 출신 간부 및 노동부 공무원들을 영입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노동 현안을 감독해야 할 노동부 공무원들이 ‘과로사나 블랙리스트 작성’ 등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기업으로 대거 이직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쿠팡CLS는 각 분야서 전문성을 갖춘 우수 인재를 영입해 왔으며, 노무 및 안전보건 관련된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특정 분야의 전문가 영입 사례는 업계서 흔한 경우라는 점 ▲공무원의 민간기업 이직 자체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점 등의 반론도 존재한다. 4급 이상의 노동부 공무원은 퇴직 후 3년간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기업이나 기관에 취업하기 위해선 퇴직 전, 소속 부서와 업무 관련성 여부를 심사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쿠팡 이직이 예정돼있는 공무원들은 5~6급으로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회사 입장에선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데다, 관련 업무를 맡았던 인사들이 현장 근로자들의 애로사항이나 불편부당한 점에 대한 관계기관과의 효율적인 조율도 가능하다.

게다가 쿠팡CLS의 노동부 공무원 인사 영입 사례는 이번이 처음도 아닐뿐더러, 법적으로도 문제될 부분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외에도 ▲외부서 피감기관으로서 바라볼 수밖에 없던 노동 문제를, 사내의 내부적인 관점서 해석할 수 있는 점 ▲논란이었던 현장 근로자 문제에 대한 새로운 시스템을 시도하기 위한 첫 단추라는 등 긍정적 평가도 있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동반성장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주요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들과 성공적인 협업을 진행해 왔었던 만큼, 중소상인 온·오프라인 판로 확대 정책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문적인 외부의 시각으로 내부를 들여다 보고, 향후 쿠팡의 노사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오히려 초일류 물류기업을 지향하는 김범석 의장과 박 대표의 공통된 견해의 산물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박 대표는 엘지전자, 네이버 등을 거친 뒤 지난 2012년 쿠팡에 정책담당 실장으로 합류한 이후, 2019년 정책담당 부사장을 거쳐 2020년부터 신사업 부문 대표를 맡아 왔다. 김 의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사로, 쿠팡 최장기(13년째) 임원 중 한 명이며 ‘쿠팡맨’으로 통한다.

박 대표는 AI 물류혁신을 바탕으로 전국 로켓배송 확대 및 대규모 일자리 창출 등 쿠팡의 혁신 신사업과 지역 인프라 개발을 이끌어왔다. 또 쿠팡이츠, OTT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을 리딩하며 고객 경험의 혁신을 주도해오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올해 말까지 전국 9개 지역에 풀필먼트센터(통합물류센터) 등의 물류시설을 짓고, 1만명 이상을 직접 고용하기로 하는 등 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엔 자율운반로봇 등 AI 자동화 설비 기반으로 운영되는 축구장 22개 규모의 호남권 최대 첨단물류센터(2000억원 투자)인 광주 물류센터를 준공하기도 했다.


각자대표서 물러나는 강 대표는 쿠팡아이엔씨에서 북미 지역 사업 개발 총괄 및 해외사업 지원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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