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첫 승 고지우·황유민

2023.08.14 09:44:46 호수 1440호

여자 골프 이끌 특급 신예

2년 차 고지우와 신인 황유민이 여자 골프 투어에서 생애 첫 승을 달성했다. 고지우는 남다른 버디 사냥 능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고, 황유민은 호쾌한 장타를 앞세워 ‘신인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투어 2년 차’ 고지우(20)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모나 용평 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4타 차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데뷔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고지우는 지난달 2일 강원 평창의 버치힐GC(파72)에서 열린 맥콜·모나 용평 오픈 3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쳤다.

경쟁력 입증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적어낸 고지우는 공동 2위 안선주와 이제영(이상 11언더파)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을 획득한 그는 상금 순위를 29위에서 12위(2억9845만원)로 끌어 올렸다. 제주 출신 고지우는 지난해 K LPGA 투어에 데뷔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6월 롯데 오픈에서 4위에 올랐고, 이어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도 5위를 기록하는 등 ‘톱10’에 여섯 차례 진입했을 뿐, 우승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다만 무기 하나는 확실했다. 장타와 공격적인 플레이를 앞세운 버디 사냥 능력이다. 여기에 한 번 흐름을 타면 쉴 새 없이 버디를 몰아쳐 버디 폭격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336개의 버디를 잡아내 유해란(22)과 함께 최다 버디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홀당 평균 버디는 2위(3.77개)였다. 지난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로 7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두른 끝에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준우승 이후 8개 대회에서 네 차례나 컷 오프를 통과하지 못하는 등 부진에 빠지기도 했지만 지난주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6위에 올라 반등에 성공한 고지우는 이번 대회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첫날 공동 17위로 출발한 뒤 둘째 날은 선두 송가은을 4타 차(6위)로 추격했는데, 이날은 데일리 베스트인 7언더파를 몰아쳤다. 1번 홀(파4)부터 약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고지우는 3번(파5)과 4번 홀(파4) 연속 버디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5번 홀(파4)에서 2m 안쪽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이날 첫 보기를 범하기도 했으나 8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고, ‘맥콜·모나용평 오픈’ 역전승
44번째 출전 만에 마수걸이 승리

공동 선두인 송가은과 이제영을 1타 차로 추격하던 고지우는 10번 홀에서 이글을 터뜨려 단숨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에는 신들린 퍼트 감이 빛났다. 13번 홀(파4)에서 5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15번 홀(파4)에서는 10m 버디 퍼트를 떨궈 추격자들의 의지를 꺾었다. 남은 3개 홀을 파 세이브를 하며 3타 차 우승을 확정 지었다.

고지우는 “첫 우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해 정말 기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며 “목표는 미국 무대에 진출해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KLPGA 투어에 데뷔해 신인상 부문 2위를 차지한 고지우는 신인으로 버디 336개를 잡아내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만큼 지난해 고지우의 경기 스타일이 공격적이었다는 뜻이다. 

이제영과 안선주는 이날 2타와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해 공동 2위를 차지하며 대회를 마쳤다. 1위로 출발한 송가은은 1타를 잃어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해 4위로 마쳐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임진희는 이날 버디만 5개를 낚아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를 기록해 공동 8위를 차지하며 대회를 마쳤다.

KLPGA 투어 ‘특급 신인’ 황유민(20)이 마침내 우승 물꼬를 텄다. 황유민은 지난달 9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몽베르 컨트리클럽 브렝땅·에떼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일 연장 승부 끝에 ‘신인 동기’ 김민별(19)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루키 삼총사’ 중 가장 작은 신장(163㎝)에도 불구하고 호쾌한 샷으로 팬덤을 형성한 황유민은 올 시즌 15번째 대회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아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황유민은 김민별과 공동 선두로 라운드를 마쳤다. 18번 홀에서 치른 첫 번째 연장에서 황유민은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대회 최종일 티오프를 앞두고 쏟아진 폭우로 4시간40분간 대기하다 오후 1시30분에서야 경기가 시작됐다. 4번 홀(파3) 6m 버디로 처음 선두 자리를 꿰찬 황유민은 8번 홀(파3) 14m 장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9번 홀(파4) 3m 버디로 기세를 올렸다.

황, ‘MBN여자 오픈’ 정상 등극
호쾌한 장타 앞세운 신인 돌풍

하지만 13번 홀까지 침묵하는 사이 한진선에게 선두를 뺏겼다. 14번 홀까지 6타를 줄인 한진선에 2타 차까지 뒤졌던 황유민은 14, 15번 홀 연속 버디로 따라잡고 18번 홀(파4) 버디로 1타 차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황유민은 14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막판 5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뽑아낸 김민별의 추격을 완벽하게 따돌리지는 못했다. 김민별은 18번 홀에서 황유민의 버디를 버디로 응수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지만, 연장전에서 또 한 번 버디를 때린 황유민의 상승세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챔피언 퍼트를 컵에 집어넣고는 환하게 웃은 황유민은 올해 KLPGA 투어 두 번째 ‘신인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첫 번째 신인 우승자인 방신실의 우승에 자극받은 황유민은 자신의 힘으로 끝내 신인왕 레이스 최상단에 올라섰다. 황유민은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해 박민지(25)와 우승 경쟁을 펼치며 눈도장을 받았다. 작은 체구인데도 과감한 샷으로 핀을 공략하는 모습에 ‘돌격대장’이라는 별칭을 받았다.


물꼬 텄다

세밀함 없이 강하게만 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DB그룹 한국여자오픈 9위, 맥콜·모나 용평오픈 8위 등 꾸준히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우승이 머지않았다는 것을 알렸다. 그리고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고 ‘작은 돌격대장의 탄생’을 알렸다. 우승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아 상금순위는 14위로 26계단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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