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닉스, 배당으로 마련한 승계 밑천

2023.03.23 18:03:17 호수 1419호

실적 뒷걸음질에도 마르지 않는 돈줄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위닉스가 현금배당에 나섰다. 심각한 수익성 악화로 예년에 비해 배당 규모가 축소됐을지언정 주주환원이라는 대의적 명분은 놓지 않는 모양새다. 물론 가장 큰 수혜자는 배당금의 절반 가까이 가져간 오너 부자였다. 



위닉스는 공기청정기, 제습기, 열교환기 등 전자 및 전기제품 제조 및 판매를 영위한다.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에서 올리고 있으며 국내 제습기 분야에서는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흐름은 다소 좋지 못하다. 위닉스는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3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달 1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256억원) 대비 85.29% 줄어든 수치다. 매출과 순이익에서도 하락세가 확연했다. 위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3275억원으로, 전년(4002억원) 대비 18.18% 줄었고, 순이익은 19억원으로 전년(200억원) 대비 90.45% 감소했다.

극심한 부진

위닉스의 극심한 실적 부진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출 물량이 감소한 탓이다. 위닉스의 경우 수출에 따른 매출액이 전체 매출의 50% 가량을 차지한다.

더욱이 최근 들어 위닉스의 실적 하락세는 심상치 않던 분위기였다. 실제로 2020년(520억)과 비교하면 2년 새 영업이익은 1/13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달러 강세 추세 등으로 대변되는 대외 불확실성이 언제 가라앉을지 모르는 만큼, 해외 수출량 증대를 꾀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실적 하락세와는 별개로 윤철민 대표를 축으로 하는 경영 구도는 공고한 상태다. 윤희종 위닉스 창업주의 장남인 윤 대표는 2015년부터 부친과 공동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경영을 총괄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위닉스는  2014년 비상장 계열사를 위닉스로 흡수 합병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를 계기로 윤 대표를 축으로 하는 승계 구도가 짜여졌다. 승계에 활용된 비상장 계열사는 윤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위니맥스였다. 

심각한 수익성 뒷걸음질
벌이 시원찮아도 통 큰 현금 풀기

위닉스가 위니맥스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윤 대표는 위니맥스 지분 100%를 넘기고 위닉스의 2대 주주에 올랐다. 그 결과 윤 창업주의 위닉스 지분율은 크게 하락한 반면 0%였던 윤 대표의 지분율은 껑충 뛰었다. 지난해 말 기준 윤 대표는 위닉스 지분 19.61%를 보유 중이며, 최대주주인 윤 창업주(28.29%)와의 지분율 격차는 8.68%p다. 

현 시점에서 윤 대표는 부친이 보유한 위닉스 지분을 5% 이상 넘겨받아야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위닉스가 매년 실시하는 현금배당은 향후 윤 대표의 승계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위닉스는 주당 200원 현금 결산배당 결정을 했다고 지난달 14일 공시했다. 시가배당율은 1.7%, 결산 배당금 총액은 32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배당금은 64억원이다. 위닉스는 지난해 3분기에 주당 200원, 배당금 총액 32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위닉스의 배당 규모는 예년에 비해 다소 축소된 양상이다. 2017년 1주당 200원이었던 배당금은 2018년 400원, 2019년~2021년 500원까지 늘어났다가, 올해는 400원으로 하향됐다. 지난해 저조한 실적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든든한 배경

윤 창업주와 윤 대표가 최근 5년간 위닉스에서 배당받은 금액은 ▲2018년 36억원 ▲2019년 43억원 ▲2020년 43억원 ▲2021년 43억원 ▲지난해 34억원 등 총 200억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윤 대표가 수령한 금액은 약 80억원이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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