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의 갤러리 ‘페이지룸8’에서 이수지 작가와 홍성준 작가의 2인전 ‘I.F.O.U.F.O.’를 준비했다. 사진 작업을 하는 이수지와 회화의 홍성준은 각 장르를 특정하는 예술적 방법을 충실히 활용하면서도 역설적으로 장르 고유의 개념에 대해 원론적인 질문을 이끌어낸다.
전시 제목인 ‘I.F.O.U.F.O.’는 이수지의 사진 시리즈 작업 ‘I.F.O.(Identified Flying Object)’에서 차용했다. 이수지와 홍성준은 자신이 다루는 사진과 회화를 직시하는 태도와 기조를 일컫는 말로 사용했다.
현실과 초현실
작가의 장르에 대한 개인적인 개념과 결과물의 대치를 통해 시각예술로서 발현되는 뜻밖의 위트와 역발상은 ‘U.F.O.(Unidentified Flying Object)’라고 칭했다. 인식 가능하고 인식 불가능한 것의 간극은 현실과 초현실, 환영과 실존을 오가는 특별한 경험이나 예술적 차원의 유머다. 작가의 태도와 직결되는 지점이다.
이수지의 ‘I.F.O.’ 시리즈는 실제 인식 불가능한 미확인비행물체(U.F.O.)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이다. 야간에 인식 가능한 물체를 공중에 띄워 중형 필름으로 순간 포착해 사실 그대로 기록하는 다큐멘터리형 사진을 표방한다.
야간에 순간 포착
다큐멘터리 사진
인식 가능한 비행물체는 작가가 누른 셔터 한 번에 인식 불가능한 이미지로 전환된다. 사진에 대한 기존의 기능과 관념이 전복되는 것.
사진을 통해 얻은 비행물체에 대한 다양한 형상은 ‘Portable I.F.O.’라는 키링 형태로 제작해 총 7종의 포토뷰 굿즈로 변신했다. 관람객은 뽑기 기계를 돌려 랜덤으로 수령할 수 있다. 이수지는 이번 전시서 I.F.O. 뉴욕 시리즈에 이어 서울 시리즈를 선보인다. 전시 제목이자 위도, 경도 표기는 작가가 포착한 I.F.O. 위치를 기록으로 남긴 것이다.
홍성준은 회화에 대한 형이상학적 접근을 하지 않는다. 회화는 ‘껍데기’ ‘표면’이라는 기조를 갖고 아크릴 물감의 물성을 활용해 모든 오브제 표면에 부착할 수 있게 스티커로 제작했다. 또 물감 거죽을 쌓아 올려 크고 작은 탑을 만들었다.
껍데기와 표면
진짜이면서 환영
홍성준에게 시각예술은 자신의 시지각 경험치를 스스로 재현해 선보이는 이미지다. 작품의 소재는 직접 촬영한 물, 하늘이 있는 자연물과 풍경 등을 분류한 수많은 사진 아카이브에서 선별된다.
소재는 디지털 기술로 확대되고 색을 단순화시키면서 캔버스에 색종이처럼 쌓아 올려 경험은 컬러 층위가 된다. 하늘의 구름과 실제 존재하는 장면이면서 진짜처럼 그린 환영이기도 하다. 이번 출품작 중 폭 50㎝ 정도 되는 물감 껍데기를 컬러별로 10겹 정도 쌓아 올린 작업은 홍성준 만의 회화적 태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환영과 실존
페이지룸8 관계자는 “이수지와 홍성준의 작업 과정은 작가의 의도에 상관없이 다소 심각하고 의미심장한 질문, ‘사진이란 무엇인가’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으로 귀결될지도 모른다. 이 여정에서 이들은 ‘구도자’가 아닌 ‘여행자’로서 일상과 경험을 밀착시켜 자신이 느낄 위트와 흥미를 잃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이수지와 홍성준의 예술적 실천 방식과 태도 자체가 하나의 장르로 구축되고 있는 동시대적인 단면을 노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다음 달 5일까지.
[이수지는?]
▲학력
BFA-Pratt Institute 졸업(2022)
▲개인전
‘BON (BUOY)AGE!’ BOLOC 성수
▲단체전
‘Ant Hill’ Pratt Photography Gallery(2022)
‘Thing Tectonics’ Pratt Photography Gallery(2022)
‘Under the Sun and the Moon’ Humble Arts Foundation #70 온라인 전시(2021)
‘Cropping Service’ CAVA LIFE 온라인 전시(2021)
‘Body Index’ Gibberish 온라인 전시(2021) 외 다수
[홍성준은?]
▲학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2012)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2015)
▲개인전
‘Gazing Between Layers’ 갤러리 BHAK(2022)
‘Flowing Layer’ 파이프 갤러리(2022)
‘Layers’ 학고재 | 디자인 프로젝트스페이스(2020)
‘코드 어게인스트 프레임’ 라흰갤러리(2019)
‘IMG 드라이브’ 63 아트(2018)
‘라이프 비트윈 라인스’ 에프앤아트 스페이스(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