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

2022.11.08 10:21:19 호수 1400호

플뢰르 펠르랭 / 김영사 / 9270원

이 책은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한다. “나는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다. 기자들은 내게 한국인의 정서가 있다는 대답을 기대했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내가 2013년에 한국에 애정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한국은 나를 어두운 골목길 모퉁이에 내버린 나라가 아니었던가. 반면 프랑스는 나에게 여권 이상의 것을 주었다. 밑바닥에서 시작해 정부 고위직에 오를 수 있는 놀라운 가능성을 말이다. 이를 알면서 어떻게 내가 두 나라를 단순하게 저울질할 수 있겠는가.” 



플뢰르 펠르랭은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에서 중소기업·혁신·디지털경제 특임장관으로 발탁된 후 통상·관광·재외교민 담당 국무장관, 문화·커뮤니케이션부 장관을 지내고 퇴임 후 코렐리아캐피탈을 세워 벤처 투자자로 변신했다.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는 그가 프랑스에 도착한 날로부터 정치인과 사업가로서의 최근 활동까지 담았다. 동시에 2013년 자신을 마치 ‘딸처럼’ 환영했던 한국인에게 그때는 말하지 못했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삶의 궤적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책이다.

누군가는 그가 운명을 극복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플뢰르 펠르랭은 운명을 탓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한다.

“유전자는 우리가 어찌할 수 없이 그냥 주어진 것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정체성에 갇히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확장해온 한 사람의 작은 이야기는 자신의 자리에서 분투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사회가 만든 경계라는 게 사실 아무것도 아님을, 넘어설 수 있음을 깨닫는 데 큰 힘”과 “여성 리더가 나아갈 방향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대한 답”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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