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블루오션 전략 - 남보다 먼저 시작하라!

2022.10.24 11:35:13 호수 1398호

프랜차이즈 산업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완전경쟁시장에 가깝다.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궁극적으로 잉여이익이 남지 않는 시장이다. 다만, 유망업종이나 유행업종을 남보다 먼저 시작하면 시장의 선점효과는 누릴 수 있다.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정보 공유가 시시각각 이뤄지고 있어 프랜차이즈 사업 지속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게다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중 다수는 기업 내부의 자원이 영세해서 브랜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집중력과 끈기가 부족하다. 기술력(제품 및 서비스의 품질)을 차별화로 내세워 등장하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한동안 시장 지배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5년 주기

그러나 분명 다른 산업보다는 운영 기간이 짧은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시장 환경에서 프랜차이즈 기업은 어떻게 블루오션 업종을 창출할 수 있을까?  

블루오션 업종이란 경쟁이 없는 차별화된 업종을 말한다. <블루오션 전략>의 저자인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 교수는 어떤 기업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로 15년 정도 시장을 지배하면 블루오션을 창출했다고 봤다. 하지만 트렌드 변화가 심한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5년 이상만 시장을 지배해도 블루오션을 창출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블루오션 전략에서 산업구조를 재구축하고 기존 시장과 경쟁하지 않기 위해서 대안산업을 찾아야 한다. 대안제는 대체제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골프존’은 가벼운 운동이나 오락처럼 골프를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스크린 골프 형태로 대중화시켰다. 골프도 당구처럼 가볍게 치고자 하는 고객층을 흡수하면서 몇 시간 동안 여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대안제가 된 것이다. 


이미 곳곳에 꽉 들어선 노래방, PC방 등 새로운 대안제의 등장이 그리 낯설지 않다. 또, 골프존은 정통 골프를 치려는 기존 수요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수요를 발견했다. 골프 연습장이나 야외 필드 골프장보다 저렴한 비용과 편의성이라는 가치로 골프를 거부하는 고객과 미개척의 잠재 수요를 끌어들였다. 

이제 실내 스크린 골프도 레드오션 시장이 됐다. 여가, 오락 등 다음 대안산업이 이미 시장에 많이 퍼졌다. 실내 스크린 야구, 스크린 테니스장, 사격·양궁·농구 등 스포츠오락장, 방탈출 카페, VR방, 피트니스 카페, 힐링 카페 등이 그 대안제로 성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실내 스크린 골프장도 과거처럼 독점적 지위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략적 그룹(strategic group)을 관찰해서 시장의 경계선을 다시 구축하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다. 전략적 그룹이란 한 산업 안에서 유사한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무리를 말한다.

보통 전략적 그룹들은 가격과 성능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토대로 계층화되는데, 가격이 높으면 그에 상응하는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전략적 그룹들은 다른 전략적 그룹에는 신경쓰지 않고 경쟁관계로도 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면 블루오션 시장이 눈에 들어온다. 

대부분 자원 영세해 집중력·끈기 부족
차별화 내세운 브랜드 시장 지배력 행사

미국의 여성 전용 피트니스 센터 ‘커브스’는 미국 피트니스 산업에 존재하는 두 개의 전략적 그룹, 즉 ‘전통적인 헬스클럽’과 ‘가정용 운동 프로그램’의 장점만 받아들이고, 나머지 요소는 제거하거나 줄임으로써 블루오션을 창출했다. 

전통적인 헬스클럽에 있는 특별한 운동 기구들이나 여성의 니즈에 부합하지 않는 시설은 없애고, 여성들에게 친숙하고 사교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만들었다. 하루 30분이면 모든 운동을 끝내도록 설계함으로써 가정용 운동 프로그램의 단점을 극복했다.

집에서 운동하면 나태해지기 쉬워 운동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월 회비도 싸고, 프랜차이즈 가맹점 개설 비용도 낮아 회원 수와 가맹 점포 수가 급속히 증가했다. 커브스는 국내에도 진출해 성공하고 있다.

기존 고객 외에 ‘비고객’에게 눈을 돌려 시장을 확장할 수도 있다. 영국 샌드위치 전문점 ‘프레타 망제’는 레스토랑 수준의 샌드위치를 합리적인 가격에 패스트푸드점보다 빨리 제공함으로써,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이 충족시켜주지 못하던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출했다. 

매장 시스템을 표준화시켜 바로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와 음식을 만들어 진열하고, 주문도 받지 않고 서빙도 하지 않는다. 고객은 수퍼마켓에서 하는 것처럼 직접 골라 계산하면 돼, 고객이 매장에 머무르는 시간은 90초 정도에 불과하다.


‘파리바게뜨’도 매일 구운 신선한 빵을 매장에서 손님이 직접 고르도록 해 품질과 신속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제빵 기사를 각 가맹점에 공급하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에 제빵 기술 없는 초보자도 창업할 수 있어 가맹점이 빠르게 증가했다. 

치킨시장은 레드오션 시장이다. 여기서 ‘굽네치킨’과 ‘지코바치킨’은 기름에 튀기기 않는 구운 치킨을 판매함으로써 건강을 중시하는 치킨시장의 비고객을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속속 등장하고 있는 수제 베이글 카페는 브런치 카페나 중저가 커피전문점으로 이탈할 수 있는 비고객을 끌어들이면서 블루오션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크린토피아’는 저렴한 가격에 세탁은 물론 배달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나 홀로 가정뿐 아니라 바쁜 직장 여성과 알뜰 주부들의 마음까지 얻으면서 고객층을 확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중앙집중식 세탁공장을 운영, 세탁 기술이 없는 일반인도 점포 운영에 문제 없이 소자본 창업에 나설 수 있다. 

레드오션

그러나 김위찬과 르네 마보안 교수는 블루오션 업종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시장처럼 미투(me-too) 브랜드가 봇물 터지듯 등장하는 시장은 몇 년 못가서 레드오션에 빠져버리기 일쑤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트렌드 변화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블루오션 업종도 시장의 경계선을 재구축하여 차별화된 새로운 시장을 찾는 일을 소홀히 하면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기업은 경쟁자를 모방하여 유행 업종을 쫓거나 외국 브랜드를 들여와 쉽게 사업하려 하기보다는 창업가정신을 가지고 블루오션을 창출해 성공 브랜드를 만든다는 야망을 키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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